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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리더들, 잠든 시대를 깨우다(존 어데어 지음)
PART Ⅰ
1. 지식을 통한 리더십
권위에는 세 가지 유형 -신분이나 지위로부터 나오는 권위, 사람됨으로부터 나오는 권위, 그리고 지식으로부터 나오는 권위- 이 있는데, 소크라테스는 특히 지식으로부터 나오는 권위를 강조했다고 한다. 참고로 위기 상황일수록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리더에게 사람들은 복종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게 되면, 적어도 전문 분야에 있어서는 자신보다 무지한 사람들의 복종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상황에 대한 적절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리더십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스 1만 명의 군사는 페르시아 기병대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태양이 강렬히 내리쬐는 쿠르디스탄(이라크와 터키에 걸친 고원지대) 남부의 고산지역 구릉지대를 통과해야만 했는데, 그 구릉지대는 전쟁을 좋아하는 원주민인 카르두치 족이 점령하고 있었다. 크세노폰(소크라테스의 제자)은 우선 주변 지형을 살핀 결과, 카르두치 족이 산의 정상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100명의 창병과 함께 투창으로 무장한 400명의 군사를 선발해서 최대한 빠르게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진격했다. 한편 그리스 병사들의 움직임을 본 카르두치 족도 정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말을 타고 있던 크세노폰이 병사들에게 “너희가 지금 싸우는 것은 그리스를 위해서,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을 얻기 위해서이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우리의 길을 막을 자가 없을 것이고, 우리는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라고 외쳤다. 이때 시키온 출신의 소테리다스는 “우리는 크세노폰처럼 할 수 없다. 그는 말을 타고 있지만 우리는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그처럼 빨리 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지휘관으로서 크세노폰은 소테리다스를 처벌할 수도 있었지만, 크세노폰은 그 이야기를 듣자 말에서 내렸고, 소테리다스를 대열에서 불러내어 그의 갑옷을 벗겨서 대신 들고 빨리 걷기 시작했다. 분명히 무거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색하지 않고 앞쪽의 병사들이 계속 전진할 수 있도록 격려했고, 뒤쪽의 병사들은 뒤쳐지지 않고 합류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그러자 다른 병사들이 소테리다스를 때리고 돌을 던지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고, 마침내 소테리다스가 다시 갑옷을 입고 대열에 합류하여 전진하게 만들었다. 크세노폰은 다시 말에 올라 지휘를 했고, 그들의 부대는 적보다 먼저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스군이 정상을 점령하자 카르두치 족은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했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페르시아의 기병들도 방향을 돌려 철수했다.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크세노폰의 말과 행동은 그리스 병사들에게 새로운 확신과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고, 크세노폰의 용감한 본보기가 그들을 고무시켰다. 마찬가지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정신을 새롭게 하고 공동의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어야 한다.
2. 리더십의 기술
니코마키데스가 선거에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소크라테스가 누가 장군으로 선출되었는지를 물었더니, “그들은 보병이나 기병대의 역할을 전혀 수행해보지 않았고, 돈을 버는 것밖에 모르는 안티스세네스를 선출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그게 바로 최고의 추천장 아니겠는가? 그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고 생각해 보게.”라고 말했다. 그러자 니코마키데스가 “왜 그렇지요? 상인은 돈을 버는 능력은 가지고 있지만, 그 능력이 군대를 지휘하는 데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말을 들은 소크라테스는 “안티스세네스는 모든 분야에서 성공을 갈망하고 있고, 그것은 장군으로서도 중요한 요소일세. 그리고 자네도 알다시피 안티스세네스가 합창단의 지휘를 맡을 때마다 그의 합창단이 우승을 해왔네.”라고 말해 주었더니, 니코마키데스는 다시 “하지만 합창단을 지휘하는 것과 군대를 지휘하는 것은 유사성이 없습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말을 들은 소크라테스는 “이보게, 니코마키데스! 안티스세네스는 비록 음악이나 합창단 훈련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지만,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네. 마찬가지로 그는 합창단 훈련에서와 마찬가지로 전쟁에 있어서도 최고의 인물을 찾아낼 것이고, 역시 전정에서도 승리할 것일세. 그리고 종족들과의 합창 경연에서 우승하기 위해 돈을 쓴 것보다 더 많이,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그의 재산을 쓸 것일세.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가 합창단을 지휘하건 재산을 관리하건 도시나 군대를 지휘하건 간에, 그는 훌륭한 리더라는 것일세.”라고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앞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크라테스는 비즈니스맨이 훌륭한 장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통해, 리더십의 공통적인 기술로 다음의 것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올바른 사람을 선택하라(사람에 대한 판단). 둘째, 적절한 보상과 징계를 하라(정의). 셋째, 아랫사람들의 호의를 얻어라(동기부여). 넷째, 동료와 지지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팀 형성). 다섯째, 어려운 일을 행할 때는 본보기를 보여라(열정). 참고로 그리스 사람들은 타고난 리더십의 수준이 어떠하든, 교육을 통해 리더십의 습득과 개발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3. 봉사하는 리더
우리는 리더를 자신보다 낮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데, 그것은 리더의 책임감보다는 그의 지위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리더의 핵심적인 임무는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봉사를 리더십에 있어서의 공통적인 요소로 간주했고, 크세노폰은 그것이 실제로 적용된 경우를 찾아내었다. 만약 당신이 높은 자리(말을 탄 지휘자이거나 토지 소유자로서의 권위)에서 내려와서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면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할 것이고, 이러한 가르침을 따른 로마의 리더들은 그 원리가 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을 알게 된다.
참고로 리더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릇된 행동과 거만함은, 리더를 지나치게 자신만만하고 위압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과도한 자긍심에서 나오는데, 이러한 지배에 대한 강요는 항상 실재하는 또는 가상의 우월성에 기인한다. 이런 리더십의 오만함을 바로잡기 위한 방법은 기원전 4세기에 살았던 중국의 사상가 노자(老子)와 예수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의 가르침은 리더의 자만심이 팽배해 있던 과거에는 별로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오늘날에는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예수와 노자에 의해 발전된 리더십의 개념은 독단이나 허영, 추정이 없는 리더십으로, 리더는 특히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이 기여한 바를 보통이나 더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이 리더십 개념의 특징이다.
그리고 노자와 예수의 가르침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고 본인도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리더십이고, 이런 리더십은 과시하기 위한 행동과는 달리 자유로우면서도 외부에 영향을 미치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물의 흐름과 같은 사물의 필연성에 대한 직관적인 인식을 통해서 리더십의 능력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된다. 참고로 봉사의 리더십은 지위, 계급, 특권에 반대하고, 과업, 팀 그리고 개인의 세 가지 영역에서의 책임을 강조하며, 봉사하는 리더는 사람들을 이끌면서도 늘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
4. 길을 안내하는 사람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의 감각은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회사의 리더를 보곤 한다. 물론 리더도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리더는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적어도 방향 감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걱정과 불안의 시기에 훌륭한 리더는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입체감과 사기를 유지시키고, 각 개인들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참고로 낮은 단계의 리더십은 작업집단의 목적이 분명한 상태의 손쉬운 과업에서 드러나지만, 높은 단계의 리더십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직의 목적을 명확히 하거나 조직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어떻게 대처할지를 결정하는 능력이다. 리더십과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5. 올바른 결정내리기
리더로서 조직이나 집단, 혹은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기 위해서는 사고하고 결정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능력은 리더의 지적인 특징이다. 참고로 실용적인 이유에서 직관이나 상상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하지만 리더가 이러한 능력을 일부 또는 전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다만 각기 다른 인품과 지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문제 해결 혹은 의사결정 기구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은 지니고 있어야 한다.
클레멘트 애틀리(Clement Attlee)는 1945년부터 1951년까지 영국의 총리를 역임했는데, 1964년 10월 18일, <옵서버(The Observer)> 지에 베번, 모리슨, 베빈 등으로 구성된 내각을 이끌었던 애틀리의 리더십에 대한 글이 다음과 같이 실렸다.
“내각을 구성하는 것은 선거에 이기는 것보다 더 어렵다. 일단 지명이 끝나면 수상은 오랜 시간을 그들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일부 지명자가 불만족스럽더라도 그들을 바로 해임할 수 없고, 오히려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직무에 적응하고 개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참고로 이상적인 각료의 자질은 판단력, 신념, 업무 경험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이다. 먼저, 판단력은 필수이다. 왜냐하면 내각은 결정된 정책들을 시행하기 위한 기관이며, 결정은 판단력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각 구성원들의 비난, 외부 집단의 압력, 공무원들의 조언 등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신념이 필요하다.” 애틀리는 다음으로 각료들의 다양한 경험의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각 부에서 취합해서 제출하는 정보나 의견보다 내각의 토론이 훨씬 중요한데, 베빈은 다양한 문제를 벌여놓는 사람이지만, 아주 뛰어나고 다양한 실용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베빈이 내각에게 한 훌륭한 충고들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이에 반해 베번이 말을 많이 하는 경우는 우리의 정책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였다. 그런데 이상적인 사람들로만 내각을 구성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정당의 균형을 고려해서 사람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과도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수상은 각료로서 개인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회의는 긴급한 상황에서라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의 회의면 충분하고, 수상은 각료들에게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되며, 수상은 각료에게 문제를 제시하거나 각료들이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회의가 계속 진행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명확하고 명쾌하며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정을 어떻게 빨리 얻어내느냐는 노력해야 할 문제이다.”
애틀리의 사례는 적절한 팀원을 선택하고,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훌륭한 리더는 냉정하고 침착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되도록 격려해야 하고, 상황이 나빠지면 모든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6. 사기를 고무시키는 기술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은 자매의 관계인데, 본질적으로 이 둘은 계획된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는 능력이다. 그러나 훌륭한 리더는 단지 기계적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내면의 사고와 감정, 정신을 함께 전달한다. 특히 그들이 지니고 있는 에너지를 나누어준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정보를 전달하며 사람들을 고무시키게 된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터는 또한 훌륭한 청취자인데, 오늘날 우리는 모든 단계에서 경청하는 리더를 원하며, 리더들은 그렇게 하기 위해 새로운 생각과 방법들을 열어놓고 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도 혼자서 모든 문제의 해답을 알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훌륭한 리더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에 참여하는 능력을 보여주곤 한다.
한편 군대나 회사와 같은 거대한 조직의 리더는 규모와 거리상의 문제를 감안한 커뮤니케이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자통신을 포함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과 방법들을 활용하는 것 이외에도, 리더는 자신의 열정적인 비전을 조직 내의 핵심집단에 전달하기 위한 기회를 만들고 붙잡아야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보이거나 들리게 하지 않고, 소수의 사람만을 선택하는 리더는 좀처럼 효과적이지 못하며 위대하지도 않다.
PART Ⅱ
7. 영국 전통의 뿌리
영국과 식민지 시대의 미국에 혼재하면서 새로운 리더십 개념을 마련해준 세 가지 전통은, 첫째는 아테네의 소크라테스와 크세노폰에게서 유래된 것이고, 둘째는 구약과 신약성서에 깃들어 있는 유대 시대의 전통이 영국으로 전래된 것이며, 셋째는 태곳적부터 부족의 풍습으로 자리 잡아 로마 제국이 도래하기 전까지 이어져온 영국 본연의 것이다. 참고로 그리스인들처럼 개인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리더에 의해 속박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런 전통이 점차 융화되면서 영국 본연의 리더십 개념이 만들어졌는데,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의 출현과 대영 제국의 부상은 이 같은 개념이 확산되는 촉매가 되었다.
초기에 바이킹들은 약탈을 하기 위해 잉글랜드로 건너왔는데, 잉글랜드에서 겨울을 보낸 후에는 그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잉글랜드는 페리클레스의 지혜와 시저의 강인함을 모두 지닌 리더가 필요했고, 마침내 적정 인물로 웨식스의 왕 앨프레드를 찾아냈다. 앨프레드 대왕은 끊임없이 바이킹의 일족인 데인 족을 공격하여, 서기 886년에는 런던을 점령했으며, 데인 족의 지배를 받지 않는 모든 잉글랜드인이 그를 왕으로 인정하기에 이르렀는데, 앨프레드는 이들을 통일시키고, 하나의 법으로 통치하기 위해 우선 웨식스의 법과 켄트의 애설버트 왕 법전, 머시아의 오퍼 왕 법전 등을 수집, 이들 중 최고의 법들을 혼합해서 모두에게 수용되는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 아울러 앨프레드는 전통적인 학문과 기독교를 중흥시킴으로써 잉글랜드의 전통을 변화시켰다.
앨프레드 대왕은 서유럽의 세 가지 주요한 문화적 전통인 종족, 고전, 종교적 전통들을 상징적으로 융화시켰는데, 전시나 평화시대에 보여준 그의 리더십은 잉글랜드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종족사회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질적으로 평등하다고 생각했고, 어떠한 종족의 추장도 힘으로 종족을 지배하지 않고 명성과 설득과 예시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아울러 라틴어를 읽을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고전적 전통은 천천히 스며들어가, 과거를 살펴볼 수 있는 문이 크게 열리게 되었고, 잉글랜드의 리더들은 자신들을 시저 같은 위대한 리더에 견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기독교는 영국의 리더들이 도덕적 완벽함과 신 앞에 겸손,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라는 이상적인 리더십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8. 신사 계급의 리더
르네상스는 리더십에 대한 자질과 능력들이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에 새로운 불을 지폈는데, 계급사회인 영국에서 나타난 강력한 평등주의는 리더십이 그들의 특성과 지식, 기술에 의해 그것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사람들에게 부여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아울러 공정함, 신중함, 절제, 용기와 같은 고전적인 미덕이 그러한 리더십의 기초가 된다는 폭넓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리더에게는 강인함과 마찬가지로 온순함과 정직도 요구되었다. 하지만 효과적이고 강력한 통치자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표상에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배제되었다.
만약 영국의 작가들이 온화함만을 지닌 신사적인 리더를 기대했다면 아메리카 대륙의 개척은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의 필요성은 천부적인 리더들을 등장시켰는데 미국은 지금도 조지 워싱턴과 같은 신사적인 리더들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 또한 영국의 조지안 왕조 시대(1714~1790)의 전통이 몇몇 우수한 사례와 함께 교육되고 있다. 덧붙이면 리더십에 있어 귀중한 교훈은 역사적으로 훌륭한 리더들에 대한 학습과 그들이 보여준 자질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9. 넬슨 제독
대부분 국가는 역사적으로 한두 차례 정도 타고난 리더십을 지닌 사람을 배출하는데, 넬슨도 그중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넬슨의 리더십 스타일은 18세기 해군통치 시대에 주목할 만하게 발휘되었는데, 그의 리더십은, 다른 위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생애와 당시의 군사적인 상황을 초월하여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영국인들이 리더십에 관해 공부할 때면 언제나 맨 처음 넬슨을 택한다고 한다. 넬슨은 앞서 검증된 리더십에 관한 모든 핵심적인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는 자신의 지위와 신분뿐만 아니라 지식과 품성에서도 권위를 갖추고 있었으며, 위엄 있는 명령을 통해 군을 통솔하면서도 각 개개인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그의 경력을 살펴보아도 그가 위인으로 불릴 정도의 위대한 리더로서의 재능을 지녔다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10. 극 탐험가들
20세기 초 로버트 팔콘 스코트 대장은 디스커버리호의 지휘권을 받고 황량한 남극대륙을 항해했는데, 그 유명한 남극탐험은 1910년 6월에 시작되어, 6개월 뒤에는 4명의 동료와 함께 남극에 도달했지만, 이미 3주전에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이 먼저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 남극탐험에 관한 이야기가 여행기로 1913년에 출간되어 그는 국민적 영웅이 되었는데, 스코트는 확실한 지휘권을 통해 마치 해군장교와 같은 신사적인 스타일로 보다 과학적인 탐험을 주도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어니스트 섀클턴 경은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공립교육을 받은 후 상선장교가 되었으며, 이후 남극탐험에 스코트와 동행했는데, 스코트는 섀클턴이 탐험 과정에서 동료들을 잘못 이끌어 자신의 위상을 실추시켰다고 오인했다. 그러한 경험이 자극제가 된 섀클턴은 후에 자신만의 탐험대를 구성하게 된다. 섀클턴은 해로를 통해 남극 대륙 횡단을 시도했다. 그러나 섀클턴의 ‘인듀어런스’호는 1915년 1월 웨델 해 코츠랜드 앞에서 얼음에 갇혀 떠다니다가 결국 11월 21일 침몰했고, 28명의 전 대원은 거대한 빙원 위에 내려서 문명과 고립되었다.
그 뒤 1916년 4월 9일, 그들이 올라서 있던 얼음이 갈라지면서 가까스로 3대의 구조 보트를 띄울 수 있었고, 7일간의 위험한 항해 끝에 그들은 엘리펀트 섬에 상륙했는데, 섀클턴은 바로 보트를 타고 5명의 대원을 대동하여 남조지아로의 800마일 횡단을 시작한다. 거칠고 매서운 날씨의 황량한 바다에서 16일간의 항해 후 남조지아에 상륙한 후, 섀클턴은 다시 걸어서 남조지아 산맥을 넘어 36시간의 사투 끝에 포경선착장에 도착, 포경기지에 조난 사실을 알렸고, 8월 30일 네 번의 시도 끝에 칠레 원양 항해선인 엘초 호의 도움으로 엘리펀트 섬에 남아 있던 동료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동료들은 “섀클턴 대장은 동료들을 져버리지 않았으며 한 사람도 낙오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적달성의 여부로 성공을 판단한다면 섀클턴은 모든 중요한 탐험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대원들의 리더로서, 지독한 장애들을 극복한 사람으로서, 섀클턴은 극 탐험가들 중 가장 두드러진다. 그가 대원들에게 보여준 존경과 신뢰, 애정은 대원들의 일기와 저서를 통해 빛나고 있는데, 한 대원은 “과학적 리더십에 한해서는 스코트를, 그리고 신속하고 본질적인 여행에 있어서는 아문센을 찾아라.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 도달하여 어떤 탈출구도 없을 때는 무릎 꿇고 섀클턴에게 기도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뒤 1920~30년대가 도래하면서 탈권위적이고 탈형식적인 민주주의적 사고의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남극탐험은 그런 변화를 반영하면서 어느 정도 근대적 상황에 맞는 리더십 형태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매혹적인 리더의 대표적 인물은 에지, 래브라도, 그리고 그린란드 탐험을 주도했던 지노 왓킨스를 들 수 있다. 참고로 J.M.스코트가 쓴 왓킨스의 전기에는 1930년에 있었던 그린란드 탐험기가 묘사되어 있는데, 이것은 리더의 행동에 대해 서술한 고전적인 글로 여겨지고 있다. “왓킨스는 반세기 동안 가장 위대한 영국 남극탐험대를 조직하여, 마치 스코틀랜드 사냥부대가 그랬던 것처럼, 조용하면서도 격의 없고 영웅적인 정신으로 탐험대를 이끌었다. 그는 에지 섬을 향해하면서 어떠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었지만, 신속한 상황 판단과 행동에 주저함이 없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아울러 어느 정도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던 대원들의 자문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그는 전략적이고 대중적인 리더였다. 더욱이 그는 어떠한 특권도 누리지 않았는데, 그의 침대는 우리의 것과 같았고, 의복도 마찬가지였으며, 개인 소장품도 아주 적었다.”
앞의 사례에서 살펴 본 스코트, 섀클턴, 왓킨스는 각기 다른 측면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스코트는 리더들은 목적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그의 탐험대는 과학적이었고, 남극에 처음으로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공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사상가이자 의사결정자로서 스코트의 결함은 잇따라 발생한 재난에서 볼 수 있는데, 그러나 그러한 위기에서도 그는 리더로서의 의사결정력을 보여주었고, 여전히 냉정하게 팀을 격려해 나갔다. 한편 섀클턴도 동일한 자질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는 신중한 계획과 단호한 행동을 통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상황으로부터 팀을 구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왓킨스는 대원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함께 지내면서 그들로부터 내적인 신뢰감을 얻었으며, 스코트처럼 위로부터가 아닌 안으로부터 사람들을 이끌어나갔다고 할 수 있다. 스코트, 섀클턴, 왓킨스의 대조적인 스타일은 영국사회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11. 변화하는 세계의 리더십
19세기 초반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화와 리더십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변화는 리더들을 필요로 하는 경향이 있고 리더들은 변화를 이루려고 한다. 이러한 두 과정에 있어서 전자는 후자보다 우선한다. 왜냐하면 안팎으로 변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제도나 조직 내에서 리더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19세기 변화에 대한 자각을 통해 정치, 종교, 교육, 사회 그리고 산업 분야 전반에 걸친 새로운 리더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역사적 과정에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연구한 마르크스 이론과는 대조적으로 올바른 리더들이 진보를 위한 결정적 요인을 제공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1,2차 세계대전의 경험은 군사 분야에서부터 기업의 여타분야에 이르기까지 리더들을 선별하고 훈련시키는 좋은 방법을 가져왔다.
교육이 더욱 보편화되고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산업사회의 소유주나 보스 이상의 관리자를 바라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은 간접적으로 작업 현장에서 보다 위대한 민주주의와 보다 나은 리더십으로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슬림과 몽고메리처럼, 유명한 장군들은 인간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리더십은 평화시에도 비상시와 마찬가지로 효과적이라는 것을 믿고 가르쳤다. 최근 수년간의 위기는 산업에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현재 우리는 리더십을 통한 새로운 경영의 시대가 열리는 시기에 있다. 리더는 방향의 제시와 실천을 통해 발전을 이끌어낸다.
PART Ⅲ
12. 카리스마
카리스마는 눈을 사로잡을 정도로 가시적이고, 목소리는 압도할 정도로 힘이 있는, 일종의 개인적인 향기이다. 그러나 그것이 리더십의 본질은 아니다. 그렇다고 일부 리더들이 그런 개인적인 자질을 지녔다는 것을 부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상식적인 범위를 넘어서서 대중의 충성심이나 열정을 자극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리더십의 시험은 항상 결실이나 효과를 지닌다. 과거 영국의 크리켓 팀 주장으로서 리더십 재능을 발휘했던, 마이크 브리얼리는 자신의 저서 『주장의 기술(Art of Captaincy)』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카리스마는 안정됨, 인내심, 집중력, 심사숙고와 같은 모든 것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카리스마를 너무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자신이 알고 있는 중요한 필요사항들을 무시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어, 카리스마를 리더십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카리스마는 애초 신약성서에서 나왔던 것처럼, 신의 숭고한 정신을 받은 기독교인에게 주어진 비범한 능력으로 특징지어지는데, 그리스어로 카리스마는 ‘선물’이다. 그것은 우아함으로부터 나왔다. 갈라디아서에서 사도바울은 인간의 영혼 속에 있는 카리스마의 효과를 사랑, 즐거움, 평화, 안내, 친절, 선함, 성실, 관대와 자기 제어 등으로 나열했는데, 그는 고린도서에서 모든 카리스마의 가장 중요하고 특징적인 정의로 다음과 같이 사랑의 선물을 덧붙였다. “사랑은 시기하거나 뽐내지 아니하며, 오만하거나 무례하지도 아니하다. 사랑은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지 아니하며, 화내거나 분개하지도 아니하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인내하고, 신뢰하며, 희망하고, 견뎌낸다.”
13. 여성 리더들
1960년 스리랑카의 시리마 반다라나이케는 세계에서 첫 번째 여성 총리가 되었다. 이후로 인디라 간디, 골다 메이어, 이자벨리타 페론, 마가렛 대처, 베나지르 부토 그리고 코리 아키노 등의 여성들이 각기 나라의 최고 수장 자리까지 올랐다. 사실 역사상 그 뿌리가 상당히 깊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이렇게 전면으로 나서게 된 것은 지난 1세기 동안에 급속하게 일어났는데,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은 이런 경향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한편 잠재적인 리더십을 현실화시키길 원하는 여성들이 걸어가는 길에는 대체적으로 고질적인 문제와 장애가 도사리고 있는데, 이 장에서는 오늘날 여성들에게 리더십 문턱을 아주 폭넓게 열어두고 있는 사회와 가치의 변화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발전이 이루어진 것은 오로지 수많은 여성들이 기회를 잡거나 만들어감으로써 기꺼이 리더가 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히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여성의 리더십에 방해물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일터에서도 여성 리더들은 남성 동료들과 같은 냉정한 기준에 의해 판단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이 팀워크를 정비하고 각 개인이 최선을 다할 경우, 그룹이나 조직이 임무를 성취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것은 각기 다른 성질과 개성을 지닌 리더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왜냐하면 남성이나 여성에게 특화된 특정한 자질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장을 갖지 않은 여성들도 -각기 주부나 어머니로서, 이웃과 시민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고, 앞으로는 여성들이 리더십의 요구와 책임을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참고로 리더십에 대한 대처의 견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83년 본을 방문한 대처는 자신의 아버지가 햄프셔 지방에 있는 한 도시 시장이었던 사실을 회상하면서, 민주주의에서는 전 사회적으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민주주의는 책임의 분배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그 해 <스탠다드(The Standard)>(6월 2일자)의 보도에 따르면, 맥스 해스팅스와의 대화에서 바로 지금이 실업 문제에 더욱더 큰 책임감이 필요한 때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현재 젊은이들이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절망감에 빠져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톡스테스를 방문했을 때가 기억나는군요. 그곳은 주택여건이 나쁘지 않았고, 그중 일부는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건물들 주위에는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저는 ‘젊은이들을 불러모으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걸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마 바로 다음날 엄청난 소동이 벌어질 걸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그러한 태도는 저에게 매우 절망적으로 여겨졌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분야에서 더욱더 많은 리더십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시스템 전체를 통틀어 리더십이 흐르고 있어야 하고, 그러한 리더십 철학이 모든 분야에 걸쳐 나타나야만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무언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때로 우리는 어느 부분에서 매우 훌륭한 리더십을 발견하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완전한 부재를 겪게 된다.’라고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14. 리더십의 유형
리더의 스타일이 자신의 성격과 지지자 그리고 시대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 관찰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데, 이 장에서는 이러한 특징들을 4명의 인물을 통해 기술하고 있다. 먼저 링컨과 드골은 미국과 프랑스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리더로 꼽히고, 히틀러는 잘못된 방향을 제시한 최악의 리더인데, 그는 다른 리더들과 달리 무자비하게 마카아벨리적인 통치방식을 활용하였고 도덕적인 원칙도 결여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히틀러를 통해 배우는 점이 있는데, 바이런의 시가 말하듯이, ‘죄악이 무엇인지 알면서 선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간디는 카리스마를 지닌 사람이었지만, 타락하고 독재적인 히틀러의 지배 스타일과는 아주 달랐고, 현재 그의 삶은 소크라테스, 노자, 예수가 가르쳤던 위대한 리더십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고 있다.
참고로 개인적인 특성, 국민 그리고 문화에 따라서 리더십의 형태는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리더십은 사람들이 일치된 마음으로 따를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방향을 제시할 때 효과적이 된다. 그리고 역사상 위대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위대한 국민, 대단한 필요성 그리고 아주 자연스러운 리더십 능력을 지닌 사람이 바로 그것이다.
15. 미래의 리더
과연 리더는 훈련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의 결론은 무엇보다 잠재적인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야 개발도 가능하다는 것인데, 대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어느 정도의 소질은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더십을 익히는 것과 수영을 배우는 것은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보충 설명하면 모든 사람이 수영하는 법을 배울 수는 있지만, 그들 중 오직 소수만이 훌륭한 수영선수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훌륭한 리더들의 본보기는 우리에게 리더십의 정신을 일깨워주는데, 우리는 그것을 이어받으려는 사람들에게 다시금 횃불(리더십의 정신)을 넘겨줘야 하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미래의 리더들은 오늘날의 리더십을 특징짓는 요소들과는 매우 다른 대인적인 위대함을 갖춰야 할지도 모르는데, 이 책은 미래 리더에게 역사적 리더십의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리더십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추종자가 아닌 동반자로서의 인식이 필요하다. 오늘날 훌륭한 리더는 국민을 추종자가 아닌 동료나 동반자, 협상자로 대해야 한다. 도교적 가르침과는 별개로, 서구에서는 리더들에게 공평한 협상자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리더가 부하들이나 추종자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예수는 사제들에게 “내가 너희를 더 이상 하인이라 부르지 않겠노라. 하인이나 노예는 자신의 주인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니라. 그러니 너희를 친구라 부르고, 고로 너희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겠노라”라고 말했고, 넬슨은 휘하에 있는 함장들을 서로 ‘형제’로 여기면서 지냈다고 한다. 진정한 리더는 부하가 아닌 동등한 사람을 원한다.
둘째, 위대함으로의 초대이다. 셰익스피어는 ‘위대함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정치사적인 면에서 보면 위대한 리더십은 극히 몇몇 사람에게 한정되어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위대한 리더십은 리더십의 재능을 갖춘 개인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 처한 국민이나 국가에 의해서도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보다 많은 정치인들이, 정당과 국익을 초월하여 세상을 위해 진정으로 무엇이 참된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이를 위한 방향으로 리더십 기술을 익혀가면서,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어갈 것이다.
그리고 위대함은 우리 자신보다 더욱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것을 위해, 스스로를 양도하는 능력에서 나오는데, 어느 누구나 한 번쯤은 위대한 순간을 경험하며, 인생에서 매우 드문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흔히 우리는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최상의 리더십 자질을 드러낼 상황을 기대하지만, 모든 리더들은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 대비한다. 작가 그레이엄 그린은 한때 자신이 위대한 소설가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그는 ‘위대하지는 않지만 최고 중 한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즉 개인적인 리더십의 위대함은 대부분의 리더에게 숨겨져 있으며, 어떤 상황에 처하느냐에 따라 나타날 수도 안 나타날 수도 있지만, ‘최고 중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은 가능하며, 또 그렇게 되길 바라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더십의 미덕과는 달리 진정한 위대함은 겸손에서 나오는 것인데, 겸손은 진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게 하며 훌륭한 리더십을 배우도록 만든다. 존 부칸은 ‘리더십은 인간에게 위대함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위대함을 유도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