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10월... 주식시장이 폭락을 하자
미국과 자본주의는 마치 이렇게 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폭락한 주식시장, 이미 폭락한 주택시장,
그리고 국민 1/4이 실업자인 상황에서
1933년 루즈벨트 정부가 발의한 법안들은
의회를 쉽게쉽게 통과했습니다.
1. 은행을 구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자율을 통제하라
루즈벨트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 취한 조치는
미국 내 모든 은행의 문을 닫아 버린 것입니다.
기업과 농민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실행한 은행들은
뱅크런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는 금본위제를 시행하고 있었기에
저축을 한 사람들은 증서를 가져다 주고, 금을
받기를 희망했습니다.
금을 기반으로 돈을 찍을 수 있었던 당시
은행의 금이 바닥이 난다는 것은 곧 은행의 목숨이
다 함을 말합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의회를 통해 얻은 권력으로
은행들을 선별하여, 살릴 은행만 고른다음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제는 은행과 거래를 해 주라고
호소합니다.
그 동안의 대통령 연설은 매우 딱딱하고, 형식적이었나
봅니다. 이날 대통령의 연설을 환담하는 형식이라
굳이 이름 붙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1933년 6월 5일, 미국은 금본위제를 벗어
던집니다.
잉? 미국이 금본위제를 버린 것은 1971년 닉슨 때가
아닌가요?
진정한 금본위제 탈출은 1971년이 맞습니다.
금과 상관없이 돈을 찍어내겠다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루즈벨트의 금본위제를 탈피는 무엇이란 말인가?
금본위제의 근간은 금을 기초로 화폐를 만들고,
화폐와 금이 일정한 기준으로 자유로이 교환되는데
있습니다.
이 중 루즈벨트는 화폐와 금의 자유로운 교환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국민과 기업이 금을 소유하는 것을 불법화 시켰고,
소유한 금은 모두 은행에 제출케 했습니다.
첫해는 1온스당 20.67달러를 지급해 줬고,
둘째 해는 1온스당 35달러를 지급해 줬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루즈벨트 대통령은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정부가 금을 바탕으로 화폐를 더 많이 찍을 수 있게
되었고, 둘째는 이자율에 대해서 여유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금이 개인이나 기업에게 있을 때는 그들의 금을
은행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자율을 높여야 했습니다.
이자율 증가는 개인이나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킵니다.
그러나 금의 전량을 국가가 보유하고 있을 때는
이자율 조절을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금본위제를 벗어났다고 해서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당시 많은 학자들과 관료들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랐고, 걱정거리 중에 하나는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이를 넘어 하이퍼인플레이션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화폐 발행과 유통화폐의 증가는
하이퍼인플레이션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몇 번에 걸쳐 지적한 바 있지만, 유통화폐의 증가,
정부 채권의 중앙은행 직접 인수를 통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본말을 뒤집어 본 것이고, 작은 변수로
전체를 설명하려는 오류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유통화폐의 증가가 미세했던 러시아나
중앙은행이 정부 채권을 인수하는 일본의 상황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1차 대전 직후 독일, 20세기 짐바브웨와 최근의
베네수엘라, 개방직후 러시아등을 살펴보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은
첫째 국민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생산력이 미비하고,
둘째 그 물건을 사 올 수 있는 (필요한) 화폐가
그 나라에 부족할 때입니다.
이 원인을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단순하게 화폐를 남발할 때,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증폭됩니다. (증폭된다 함은 화폐를 발행하지 않아도
기존의 화폐에 대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날
확률은 최소 10년간은 ‘0’ 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생산력과 최대의 외화를 보유한 상태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일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끔 우리나라와 베네수엘라의 복지 정책들을 언급하며
우리나라가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자들은 조회를 늘려 돈을 벌고자 하는 야바위꾼
이상도 이하로도 보이지 않습니다.
1933년 루즈벨트 대통령은 은행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이전정부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이 돌게 하고,
이자율을 통제함으로써, 미국이 싸워가야할 기본
진지를 구축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FED가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대공황의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한발 더 들어가면, FED가 시중은행에 자금을 공급할 때
시장이 필요로 하는 그 이상의 돈이 은행에 남아있으면
이를 FED가 다시 흡수하는 장치를 마련했는데
초과지준금에 대해 FED가 시중은행에 지급했던 이자가
바로 그것입니다. 0% 가까운 시중금리에 비해
2%라는 초과지준금 금리는 배우 높은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초과지준금 금리로 인해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만, 이는 잉여자금이 주로 초과지준금리로
인해 중앙은행으로 회수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FED나 누구도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로 한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그러기에 일단 충분하게 자금을 공급한 후
초과지준금리라는 장치를 통해 흘러넘친 자금을 회수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결국 1933년 루즈벨트는 돈을 찍어낼 수 있는 금을
독점하여, 유동성을 공급하고, 동시에 이자도 통제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금본위제 탈퇴틀 통해 얻었습니다.
(계속)
첫댓글 우리나라는 돈 막 찍어내놓고 인플레 일어나라고 고사 지내도 일어나기 힘든 시스템이라는 설명이 얼추 이해가갑니다.^^
우리나라는 영미일과 다른 화폐발행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채권을 바탕으로 화폐를 발행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느 덧 미국의 시스템을 설명하면서 당연히 우리도 그럴 것이라는 착각게 빠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개인회사(은행)들의 집합체가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형식이기에, 빚이 화폐를 유통시킨다는 생각을 은연 중에 받아 들인 것 같습니다. 북한이 급격하게 열리면, 북한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남북경제 협력은 단기간에 끝날 수 도 있기에, 북한 체제의 섣부를 개방을 말하는 것은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Forus 우리는 지금까지 화폐가 많아야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배웠지만 포러스님의 러시아 경험과 일련의 예로 포러스님은 화폐(구매력을 가진 필요한)가 작아서라고 설명해주십니다. 헷갈리긴 하지만 포러스님의 논리가 얼추 이해됩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성급한 전면개방이 혼란을 초래할수도 있다는 말씀에 공감도 가고요.
감사합니다.^^
@오늘과내일 제가 우려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타난 수치를 가지고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해석하면, 각 나라가 가진 구체적인 문제점이 가려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단순 논리가 지배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고요. 대표적인 것이 베네수엘라의 경우죠. 베네수엘라를 포함 남미는 미국과 미국에 붙은 자국 매판 기업과 정치인의 유착을 빼놓고는 그 나라 경제를 설명하기 힘듭니다. 종속이론의 배경이 된 지역이 남미였죠. 러시아의 경우 화폐량이 그대로여도 화폐가치가 폭락했는데, 국가의 계획경제, 공산당원들의 부패, 통제된 정보와 사람들... 이런 삶의 내용이 읽혀져야 이해가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이해가 있다면 북한과의 경제
@오늘과내일 협력으로 북한사회가 자의든 타의든 개방이 될 때, 우리나라가 어떻게 경제협력을 이끌어 가야하는지, 그 해법이 보일 것이라 생각해서, 일전에 글을 썼습니다.
여기 저기서 위기다 라는 말이 많이 들리는 요즘 장문의 통찰력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미국의 CLO, 학자금 대출 부실문제, 무역분쟁. 브렉시트, 금리인상, 통화정책 정상화...무엇하나 녹록치 않은 여건만 가득한 것 같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하니... 나라를 운영하는 분들이 좋은 방향을 찾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것에 대해 하늘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 양적완화를 하며 본원통화를 너무 많이 발행했고, 이후에 위기가 발생하면 현재의 3조 달러.. 가 아닌 최소 12달러 이상을 개입하여 양적완화를 단행해야 겠구나...
그런데 이미 미국은 21조에 달하는 부채를 가지고 있는데 시장이 새롭게 실시하는 양적완화를 신뢰하여 줄까? 신뢰하여 주지 않는다면 미국 국채에 대한 모종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국가간 중재안이 마련되지 않을까?
너무 어려운 질문을 드린건 아닌지 송구합니다. 포러스님의 고견이 궁금합니다.
FED는 그 조직과 운영방식을 보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대단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 정부와 FED는 구별해서 봅니다. FED는 양적완화를 실시했지만, 지나친 돈이 풀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그것이 초과지준금에 대한 이자 지급이었죠. 그리고 몇년전부터는 풀린돈을 회수하고 계획에 따라 회수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사들인 국가채권과 MBS를 다시 풀거나, 만기 때 연장을 하지 않음으로써 시중에 돈을 회수하고 있고, 금리도 예정데로 올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을 거래 대상자로 계속해서 끌어들여 왔습니다. 즉, FED가 주도하여 풀린 돈을 회수할 뿐만 아니라, 돈의
@Forus 흐름이 원할하도록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라는 저수지를 만들고, 매일 RP를 거래하여 수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미국의 위기가 과연 어디서 부터 나타날 것인가를 예측하라 하면, 저는 복지의 취약으로 말미암은 저소득층 불평 게이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서 찾겠습니다. 과거와 같은 유동성 문제보다는 오히려 불평등으로 인해 나타날 문제가 더 클 것이라 예측하는 것인데요, 트럼프 정부가 세금과 준 조세 성격의 보험료를 깎아 놓아 이를 다시 올리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양적완화를 할 것인가? 지금으로 봐서는 못할 것도 없지만, 미국의 경기지표(실업율과 인플레이션등)로 보아 당분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Forus 그리고 FED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 양적완화를 실시한다해도 시장은 신뢰하겠지만, 심화된 불평등의 문제는 여전히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고민을 적어보면.. 첫째 생산력 확보, 둘째 필요한 화폐 보유를 다시 고민해 보면, 생산력에서 중요한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는 점과 필요한 화폐 보유에 모두 관련되어 있는 환율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부채가 증가가 상대적으로 생산력이나 수익창출 능력을 상회하면 환율이 급변하고,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 급변 등을 야기하면 환율에 의한 하이퍼 인플레이션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IMF 이후부터 참여정부 말기까지 1800대에서 900대까지 환율이 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할 것없이, 생산의 지역다변화를 급속도로
이루었고, 이 과정에서 해외진출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는 기업들의 환율대처 능력이 그 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MB집권과 동시에 강만수가 세자리 환율이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네자리 환율을 언급했을 때, 당시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하며
그런 70년대 사고가 우리나라의 대기업/중소기업, 그리고 빈부격차를
격화시킬 것이라 통렬히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해외 원자재도 중요하지만, 소비기업이나 개인소비자가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공을 해야 하는데,
@Forus 우리나라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가공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국민들은 힘드나, 대기업들의
경영수지는 좋아집니다.
다시 말해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기업들에게 큰 충격을
주지 못하는 구조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입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돈의 가치가 수십배 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 조건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 능력이 우리 기업 자체가 없어야 하는 것이 첫번째고,
두번째는 능력이 없으면 그것을 살 화폐(달러등)가 없어야 하는데
우리는 두 가지 조건에서 넉넉하기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전에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전임 대통령인 후버의 작품이다 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경제개발5개년 계획이 장면정부의 정책이었던 것 처럼...그냥 ... 혼동이 와서요..
후버는 정부개입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그리고 반뉴딜정책에 선두에 선 사람입니다. 거의 죽을 때까지요.
그러기에 뉴딜정책이 후버의 작품이다라는 말은 속칭 가짜뉴스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