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때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기대가 되는 가수 박진영. 그가 결혼하고 2년 6개월 만에 6집 앨범 ‘게임’을 들고 가요계에 복귀했다. 그가 방송활동을 안하고 있는 동안 이혼설 등 소문이 무성했는데 그를 직접 만나 소문의 진상과 결혼생활, 후배가수 앨범 작업 등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5집 ‘왜’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박진영(30)이 6집 ‘게임’을 들고 2년 6개월 만에 가요계에 복귀했다. 그동안 GOD, 박지윤, 량현량하, 진주 등 후배 가수를 키우며 프로듀서로서 역량을 발휘하던 그가 본업인 가수로의 꿈을 잊지 못해 다시 무대를 찾은 것.
다른 여자에 대한 관심 노래로 표현
현재 그의 6집 앨범은 발매된 지 10일 만에 20만 장이 넘게 팔릴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랜만에 앨범을 발표한 그이기에 방송에서도 앞다퉈 그를 초대손님으로 모실 정도로 그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가 이번에 발표한 타이틀 곡인 ‘난 여자가 있는데’(박진영 작사·곡)는 지난 99년 6월 결혼한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의문마저 들게 했다. 도대체 결혼한 지 2년밖에 안 된 아직 신혼이나 다름없는 그가 왜 그런 곡을 쓴 걸까?
“실제로 마음을 흔들어놓는 여자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요. 살면서 한눈에 반하는 여자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잖아요. 저는 결혼하고 나서 다른 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 같아요. 결혼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표현은 못하지만 지나가다가 뒷모습이 예쁜 여자를 발견하면 내 마음이 흔들릴지도 몰라 앞모습은 별로였으면 하고 바라게 되죠. 그런데 앞모습까지 예쁘면 말했을 때 별로였으면 하고 생각해요. 다 괜찮으면 제 마음이 흔들릴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그런 여자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과 그런 여자가 나타나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동시에 교차해요. 그것이 가장 큰 공포이며 그러면서도 저의 양심을 마비시키는 여자가 보고 싶기도 해요.”
그가 이 곡을 완성한 날이 공교롭게도 3월 14일 화이트데이 때였다.
‘결혼한 여자친구’와는 한 지붕 아래 완전히 독립된 생활
“저는 그날이 화이트데이인 줄도 모르고 곡 완성했다고 신나서 밥 먹고 촛불 켜놓고 준비한 선물을 주고 나서 제가 완성한 곡을 들려주었어요. 그런데 오디오에서 ‘난 여자가 있는데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너만 보면 난 자꾸 마음이 흔들려 내가 여자가 있는 게 자꾸만 후회가 돼… 어떻게 어떻게’하고 나오는 거예요. 순간 여자친구(박진영은 여전히 아내를 이렇게 부른다)의 얼굴이 굳어지더라고요. 제가 날을 잘못 잡은 거죠. 그래서 그날 분위기 완전히 망쳤어요.”
성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솔직한 그의 마음을 빼앗은 서윤정 씨(30)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와는 서른 살 동갑내기이고, 같은 학교(연세대) 출신으로, 대학교 4학년 때 만나 3년 동안 연애를 했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결혼한 케이스이다. ‘결혼한 여자친구’인 서윤정 씨는 의류학과를, 박진영은 지질학과를 다니고 있었다.
“결혼만 했을 뿐 우리는 한 지붕 아래 완전히 독립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집만 같이 쓰고 잠자리만 같이 하지 달라진 거 하나도 없어요. 새롭게 해야 되는 것도 없고 할 필요도 없어요. 부부로서의 삶이 아닌, 독립된 하나의 삶이죠. 이렇게 이해하면 편하실 거예요. 룸메이트랑 한방을 같이 쓰는 거나 동생과 같은 방을 쓴다고 하는….
“단지 그녀와 함께 살기 위해서 결혼을 했어요.결혼하고 나서 좋은 것은 아무래도 섹스하는 데 불편하지 않다는 거죠. 남들 눈치 안 봐도 되고(웃음).”
이혼설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 2세 계획은 없어
박진영이 프로듀서 활동만 하고 가수활동을 접고 있을 때 그에게 무성한 소문이 있었다. 이혼설도 그중 하나.
이혼설이 터진 것은 지난 1월. 그 당시 박진영은 음반작업을 하느라 미국에 있었다. 이런 소문이 난 배경에는 그가 결혼한 지 2년이 다 됐는데 아직까지 아기가 없다는 점, 그리고 그가 키우고 있는 후배 가수 박지윤과의 관계가 한몫 한듯 싶다. 박진영은 방송에 나와 이것에 대해 해명을 했다.
“그건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고요. 어떻게 열 살이나 차이가 나는, 물론 나이야 상관없다고는 하지만, 막내동생 같은 아이와 제가 사귀겠어요? 그 소리 듣고 얼마나 민망했는지 몰라요. 나중에는 별의별 소리가 다 나오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민망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가 나오니까 아무리 그런 사이가 아니라 하더라도 불편하더라고요.”
이번 앨범 타이틀 곡 ‘난 여자가 있는데’의 가사에서도 나오지만 ‘이젠 너를 만난 후엔 내 가슴속에 지켜온 믿음이 무너지고 니가 없이는 난 하루도 살 수가 없을 것’ 같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그는 과연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이혼이요? 굉장히 조심스러운 얘기인데, 제가 헤어질(이혼할) 확률은 다른 사람보다 적을 걸요? 제가 방송에 나가서 사실대로 말하니까 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어요. 나란 인간을 못 믿어서 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지, 바로 헤어진다는 건 아니에요.”
그는 오랜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보였지만 두 달간만 활동을 하고 다시 프로듀서로 돌아가 후배들 곡작업을 할 예정이다. 그가 작업해야 할 앨범은 여섯 장이나 된다. 우선 오는 8월 첫 앨범이 나오게 되는 신인 가수 ‘비’와 박지윤 5집, ‘이제는 박진영보다 더 커져 버린’ GOD의 4집(10월초 예정), 4인조 남성그룹 ‘LMNT’와 ‘Vitamin C’의 아시아 싱글버전, 이번 6집에 ‘창살없는 감옥’(박진영 작사·곡)을 듀엣으로 부른 여자가수 임정희(내년 3월 예정)의 앨범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임정희는 지난 17일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선보여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이중에서 신인가수 ‘비’는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고 있는 가수로서, 그에 대한 칭찬이 그칠 줄 모른다.
시사평론가나 토크쇼 진행자가 되고 싶어
“처음으로 입이 벌어질 정도로 춤을 잘 추는 아이에요. 키는 185cm이고 팔다리가 저보다 길고, 몸이 깃털처럼 가볍고, 얼굴이 조각처럼 잘 잘생겼어요. 박효신 같은 두꺼운 음색이고.”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박진영을 보고 있노라니 이제는 그도 프로듀서로서 자리가 잡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에게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의미가 있냐고 했더니, “프로듀서는 보람과 의미가 느껴지고 가수는 쾌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행복으로 치자면 프로듀서는 깊이가 있는 것이고, 가수는 사랑하는 사람과 첫날밤을 보낼 때의 쾌감과도 같은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한다. 그는 현재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이기도 하다.
방송활동이 끝나는 8월이 되면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앨범작업을 하게 된다. 이때는 그의 결혼한 여자친구 서윤정 씨도 함께 동행하게 된다. 그러면 한동안은 같이 있는 시간이 많게 된다. 아니, 서윤정 씨가 대학원을 졸업한 후 더 공부할 의사를 밝혀 벌써 미국에서 2∼3군데 입학허가를 받아놓고 있는 상태라, 잘하면 박진영과 붙어 있게 될지도 모른다.
샤워하고 침대에 누우면 그렇게 허탈할 수 없다는 그에게 이제는 늦게 들어가도 침대에 누우면 자동적으로 자기 몸에 발을 걸치는 아내가 있어서 굉장히 좋다고 한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둘의 모습으로 팬들의 곁에 다가온 박진영.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서려고 애쓰는 그런 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