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파킨슨 유사질환 및 이차성 파킨슨증의
운동 증상의 특징
김 미 정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대한신경과학회 2017년도 제36차 춘계학술대회 - 강의록 -
안정시 떨림, 서동증, 경직, 구부정한 자세, 보행동결, 자
세반사의 소실은 파킨슨증의 6대 주요 증상이다. 이러한
파킨슨증은 다양한 질환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
로 크게 일차성 파킨슨증, 이차성 파킨슨증, 파킨슨 플러스
증후군 (Parkinson-plus syndrome), 유전퇴행성 파킨슨증
(heredodegenerative parkinsonism)으로 나눌 수 있다.
일
차성 파킨슨증은 특발성 파킨슨병 (idiopathic Parkinson’s
disease)을 말하는데, 서서히 신체의 한쪽 부위에서 파킨슨
증이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쪽 상하지에서도 증
상이 발생하게 된다. 다른 신경계 질환 혹은 신경계 질환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파킨슨증에서 관찰되는 서동
증, 떨림, 경직과 같은 파킨슨 유사 증상이 관찰될 수 있어
체계적인 병력청취 및 진찰을 통해 파킨슨증상이 관찰될
때 감별해야 할 원인 질환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그 특징을
알고 있어야 하겠다.
도파민성 뇌세포의 퇴행성 소실이 아
닌 다른 원인에 의해서 파킨슨증상이 발생한 경우 이차성
파킨슨증이라고 하는데, 약물, 독소, 감염성, 혈관성, 외상
성, 대사성, 뇌종양 혹은 수두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본
강의에서는 파킨슨병에서 관찰되는 전형적인 운동증상들
과 파킨슨증으로 오인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에서 관찰되
는 운동증상들의 특징을 알아보고, 어떤 점이 감별에 도움
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또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 파킨슨증 환자들에서 관찰되는 운동
증상의 특징은 어떤 점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한다.
본 론
1. 파킨슨병과 파킨슨증 유사질환
1) 서동증 (Bradykinesia)
운동불능(akinesia), 운동저하(hypokinesia), 운동완만
(bradykinesia)은 각각 움직임이 없는 것(absence), 움직임
의 크기가 감소한 것, 움직임이 느려진 것을 의미한다. 이
용어들은 편의상 운동완만 혹은 서동증이라는 용어로 통틀에 의해서 연축(spasms)이 유발되기도 한다. 근육연축은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골절이나 관절탈구를 유발할 정도
로 강력하게 발생할 수 있다. 강직증후군에서는 몸통에서
어깨, 엉덩이로 점차 진행하는데 얼굴이나 상하지 원위부
는 침범하지 않으며, 괄약근 기능은 정상적이다.
2) 구부정한 자세(Flexed posture)
파킨슨병 환자들은 목, 흉부, 팔꿈치, 엉덩이, 무릎 부위
에서 굽은 자세를 보이는데, 보행을 시작할 때 팔꿈치에서
팔이 굽어지면서 몸통 앞에 전완부가 위치하게 되고 무릎
도 굽어지면서 걸을 때 양발을 질질 끌며, 발이 지면에서
정상인만큼 높게 들려지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킨슨
병이 많이 진행된 환자들에게서는 몸통이 심하게 구부러지
면서 기울어지는 척추후측만증(kyphoscoliosis) 현상의 일
종으로 몸통굽힘증(camptocormia)이 관찰되기도 한다. 몸
통굽힘증은 흉추, 요추가 심하게 구부러지는 현상이 걸으
면서 점점 더 심해지고, 누운자세에서는 완전히 펴지는 현
상이다. 피사 증후군 (Pisa syndrome)은 몸통이 측면으로
구부러지는 현상으로 역시 누운자세에서는 정상적인 자세
로 회복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3) 자세반사의 소실(Loss of postural reflexes)
자세반사의 소실은 파킨슨병이 좀더 진행된 단계에서 발
생하는 증상으로 당김검사 (pull test)로 간단히 검사할 수
있다. 진찰자가 환자의 뒤에서 환자의 어깨를 잡고 진찰자
쪽으로 확 끌어당기는 방법으로 환자에게 검사를 하기 전
미리 어떻게 검사를 하는지 설명하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
면서 균형을 잡도록 지시해주어야 한다. 정상인의 경우 두
걸음만에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자세반사소실 초기에는
여러 걸음으로 균형을 잡고, 더 진행된 경우에는 뒷걸음질
이 없으면서 몸전체가 뒤로 넘어가는 현상을 보여 진찰자
가 환자의 몸을 잡지 않으면 낙상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자세불균형 심한 환자에서는 가볍게 어깨를 잡아당
기는 동작에서도 낙상이 발생하거나 붙잡아주지 않으면 균
형을 잡지 못해 서있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따
라서 당김검사를 할 때는 진찰자 뒤쪽에 벽을 두고 시행해야
하며, 환자가 몸집이 큰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4) 보행동결(Freezing)
파킨슨병에서의 보행은 전형적으로 좁은 너비의 작은 보
폭을 보이면서 발을 질질 끌며 걷는 걸음이다. 자세반사가 소
실되고, 구부정한 자세가 동반되면서 가속보행(festination)
을 보일 수 있는데, 환자는 신체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따라잡기 위해서 점점 더 빨리 걷게 되는 현상이다.
보행동결은 흔히 시작주저(start hesitation)로 나타나기 시
작하는데 환자가 걸음을 시작할 때 발이 지면에서 잘 떨어
지지 않으면서 끌리고, 매우 작은 보폭을 취하게 된다. 방
향을 바꿀 때에도 비슷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사람이
붐비는 복잡한 공간이나 짧은 시간 동안 이동해야 하는 상
황(신호등 건너기, 엘리베이터 타기)에서 발이 지면에 붙은
것처럼 잘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더 진행된 단계
에서는 넓은 공간에서도 갑자기 보행동결이 발생할 수 있
으며, 환자가 장애물이 있다고 인식하는 경우에 보행동결
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동결현상은 보행뿐만 아니라 상
지의 움직임이나 발화시에도 관찰될 수 있다.
2. 이차성 파킨슨증
1) 약물유발성 파킨슨증(Drug-induced parkinsonism)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서 파
킨슨증상이 나타나는 약물유발성 파킨슨증의 경우 임상증
상만으로 파킨슨병과 감별하기가 힘들 수 있다. 약물유발성
파킨슨증도 파킨슨병과 유사하게 비대칭적인 안정시 떨림, 경
직, 서동증을 보이며, 안정시 떨림의 빈도수도 파킨슨병에서
의 빈도수와 유사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Oro-buccal-lingual
dyskinesia와 같은 지연이상운동증(Tardive dyskinesia)의
특징적인 증상이 함께 관찰된다면 이는 약물유발성 파킨슨
증의 가능성을 높이는 단서를 제공한다. 원인이 되는 도파
민 수용체 차단 약물을 중단하고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지
만 일부 환자들에서는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잠재적인 파킨슨병(subclinical PD)이 약물에 의
해 나타난 것일 수 있으므로 도파민 수용체 뇌영상검사를
시행해보는 것이 감별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2) 정상뇌압 수두증(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진행하는 보행장애와 함께 다른 파킨슨 증상을 보이는
모든 환자에서 정상뇌압수두증은 고려해야할 감별진단이
다. 정상뇌압수두증에서 관찰되는 파킨슨증의 특징은 걸음
의 너비는 넓으면서 보폭은 짧고(wide base, short step) 시
작주저(start hesitation)나 보행동결(freezing) 현상을 보이
는 것이다. 보행동결을 보이는 다른 파킨슨 질환과는 달리
수두증에서 관찰되는 보행동결은 시각단서(visual clues)에
파킨슨병, 파킨슨 유사질환 및 이차성 파킨슨증의 운동 증상의 특징
대한신경과학회 2017년도 제36차 춘계학술대회 - 강의록 - 47
호전을 보이지 않는다. 특징적인 자석걸음 (magnetic gait)
외에도 서동증, 구부정한 자세, 자세반사 소실, 인지기능저
하 및 요실금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파킨슨병과의 또다른
감별점으로 누운 자세나 앉은 자세에서는 하지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관찰되며, 떨림은 잘 관찰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 정상뇌압수두증 환자에서 보행장애가 주증상이고, 인
지기능저하가 발생한지 오래되지 않으면서 그 정도가 심하
지 않고, 뇌백질 병변이나 뇌피질 위축이 동반되어 있지 않
은 경우 뇌실-복강 단락술(ventriculoperitoneal shunt)에
의해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3) 혈관성 파킨슨증 (Vascular parkinsonism)
뇌졸중이나 다른 혈관성 뇌병변에 의해서 파킨슨증이 발
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하지에서 뚜렷하게 증상이 관찰되
어 (lower-body parkinsonism) 대칭적인 보행장애와 함께
자세불안정, 낙상, 치매 등의 증상이 잘 동반된다. 추체로
징후 (pyramidal sign), 거짓연수마비 (pseudobulbar palsy), 요실금과 같은 증상도 흔히 동반되며, 떨림은 잘 관찰
되지 않는다. 혈관성 파킨슨증 환자의 1/3 정도는 레보도파
에 반응이 있는데, 특히 흑색질선조체 경로 (nigrostriatal
pathway) 혹은 그 근처에 병변에 있는 경우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간성뇌변성 (Hepatocerebral degeneration)
간경화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점차 진행하는 파킨슨증,
실조증 등을 보이는 경우 간성뇌변성을 의심해보아야 한
다. 간성뇌변성은 원인이 무엇이던 진행된 간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문맥전신순환션트(portosystemic
shunt)가 동반된 환자들에게서 잘 발생한다. 드물게 문맥혈
전증에 의해 문맥전신순환션트가 발생한 경우에는 간질환
이 없이도 간성뇌변성이 발생할 수 있다. 문맥전신순환션트
가 발생하게 되면 암모니아, 방향족 아미노산(aromatic
amino acids), 망간과 같은 신경독소들(neurotoxin)이 간대
사를 우회하여 바로 전신순환을 통해 뇌로 유입되어 증상
을 일으킨다고 생각된다. 간성뇌변성에 의해 발생하는 파
킨슨증은 대칭적이며 파킨슨병에 비해 증상의 진행이 더
빠르고 증상 초기부터 자세불안정과 인지기능저하가 동반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안정시 떨림보다
는 동작 떨림이 관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뇌 MRI에서
T1 강조영상에서 창백핵(pallidum) 부위에서 고신호강도
병변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결 론
파킨슨증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을 때, 이상운동의 특징
에 대한 자세한 진찰을 통해서 감별진단의 범위를 좁힐 수
있으며, 진찰에 앞서 충분한 병력청취를 통해 파킨슨증을
유발할만한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함으로써 더 정확한
진단에 이를 수 있겠다.
첫댓글 파킨슨의 유사한 중요한 정보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