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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 <타이스>
대본 루이 갈레
초연 1894년 파리 오페라하우스
배경 4세기 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와 그 부근
<2021 빈 극장 / 111분 / 한글자막>
빈 ORF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연주 / 레오 후세인 지휘 / 페터 콘비츠니 연출
타이스..........알렉산드리아의 무희이자 창녀.....니콜 슈발리에(소프라노)
아타나엘.....젊은 수도사............................................요제프 바그너(바리톤)
니시아스.....젊은 귀족. 아타나엘의 옛 친구......로베르토 사카(테너)
팔레몽..........늙은 수도사............................................귀네스 귀를레(베이스)
알빈...............수녀원장..................................................소피아 비니크(메조소프라노)
크로빌..........니시아스의 여자 노예........................카롤리나 리포(소프라노)
미르탈..........니시아스의 여자 노예........................소피아 비니크(메조소프라노)
아모르..............................................................................사무엘 베그라이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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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마스네 <타이스>, 2021년 테아터 안 데아 빈 실황
'명상곡'을 기점으로 신계와 인간계를 분리한 거장 콘비츠니의 새로운 연출
'레지테아터'는 대본상의 시공간, 등장인물의 성격 등을 전혀 새롭게 재해석한 연출가 중심의 공연을 말한다. 독일의 페터 콘비츠니(1945-)는 현재 활동 중인 레지테아터 연출가 중에서도 맏형 격인 거장이며, 과격한 해석으로 수많은 논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테아터 안 데어 빈의 2021년 최신 실황을 담은 <타이스>에서는 훨씬 순화된 듯하다. 그 유명한 '타이스 명상곡'을 기점으로 그 이전은 날개를 단 천사와 악마의 공간으로, 그 이후는 인간의 공간으로 내려온 상황으로 해석하여 아나톨 프랑스의 명작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스네 오페라의 감동을 더욱 인상적으로 부각시켰다. 특히 타이스 역의 소프라노 니콜 슈발리에는 지금까지 나온 여러 편의 <타이스> 영상 중 가장 빼어난 절창이다.
<타이스>에서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타락한 무희 타이스와 그를 회개시키려는 수도사 아타나엘의 대결이 펼쳐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타이스는 신에게 귀의하고 아타나엘은 타이스에 대한 인간적 욕정에 사로잡힌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수도사 아타나엘은 고향 알렉산드리아가 타이스라는 무희에 의해 타락한 것을 보고는 그녀를 교화시키고자 그곳으로 향한다. 옛 친구 니시아스는 막대한 돈을 들여 타이스와 사귀는 중인데, 타이스는 아타나엘의 설교를 비웃는다. 하지만 타이스도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이 사라질 것을 두려워한다. 아타나엘이 집까지 찾아와 열정적으로 설교하자 심란해진 타이스가 잠들었을 때 그 유명한 타이스 명상곡이 흐른다. 교화된 채 깨어난 타이스는 아타나엘의 요구대로 수녀원에 들어가고자 알렉산드리아를 떠난다. 사막을 지나 수녀원으로 가는 길에 타이스는 탈진하고, 아타나엘은 그녀를 돌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힌다. 드디어 수녀원에 당도하여 타이스를 인도하는 순간 아타나엘의 가슴에는 사랑의 감정이 밀려온다. 이후 타이스가 먹지도 않고 기도만 하다가 죽게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는 수녀원으로 달려간 아타나엘은 자신의 지난 설교를 부인하고 인간의 사랑을 토로하며 타이스를 살리고자 하지만 그녀는 숨을 거두고 만다.
연출 페터 콘비츠니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동독의 위대한 지휘자 프란츠 콘비츠니의 아들로 태어났다. 동베를린에서 연출을 공부하고 연극과 오페라 양 부분에서 활동했지만 1980년대 이후 오페라 쪽에서 더욱 독보적인 성과를 쌓았다. 1990년대 이후에는 바그너로 눈을 돌려 바그너의 중요한 오페라 대부분을 논쟁적으로 연출했다. 그의 작업을 돕기도 했던 한국인 아내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작품 해설 === <2008 토리노 레조 극장 영상물 내지 해설 / 박종호>
타이스
신성과 애욕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
'타이스의 명상곡'이라고 하는 애상이 넘치는 바이올린 곡은 오페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무척이나 유명하다.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하여 애끓는 듯한 이 곡의 멜로디는 또한 이 특이한 제목 때문에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곡은 다름 아닌 <타이스>란 오페라에 나오는 '명상(冥想)'이라는 곡을 뜻한다. 사실 알고 나면 싱거운 것인데, 어쨌거나 오페라에 이런 곡이 나온다는 것이 독특한 경우가 사실이며 '명상곡(冥想曲)'이라는 묘한 제목도 흥미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연유로 이 오페라에는 이런 곡이 나오는 것일까?
타이스란 여자는 역사상 실제 인물로서 유명한 희대(稀代)의 무희(舞姬)이자 창녀(娼女)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4세기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면서 온 도시를 풍미한 유명한 미녀였다. 초기 기독교의 테바이드 수도사들은 당시 퇴폐와 향락에 젖어 있던 대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하여도 도시는 정화되지 않고 점점 타락의 정도가 더해가고 있었다. 그 범죄의 주범이 바로 타이스란 무희였는데,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에 온 도시의 남자들이 휘청대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수도사들은 그녀가 도시 향락의 주범이라는 결론을 내게 된다. 이에 그녀를 회개시키고 기독교인으로 만드는 것이 도시를 구하는 지름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이에 그녀의 전도를 맡아서 파브뉘스(오페라에서는 아타나엘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라는 젊은 수도사가 나서게 된다.
파브뉘스는 혼신을 다하여 타이스를 설득하고 설교하여 결국 그녀를 개종시키는 데 성공한다.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 사람이 된 타이스는 성령의 힘으로 거의 성녀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깊이 뉘우치고 수녀원에 들어가서 신의 품에 귀의하게 된다.
그렇게 하여 파브뉘스의 과업은 완수된 듯이 보인다. 그러나 그녀와 헤어진 파브뉘스는 타이스의 매력에 사로잡혀서 그녀를 잊지 못하는 성욕의 포로가 되고 만다. 결국 파브뉘스는 알렉산드리아의 뒷골목을 개처럼 기어 다니는 애욕의 노예가 되어 흡혈귀 같은 속물로 여생을 비참하게 살아갔다는 이야기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최초로 활자화된 것은 10세기 경이다. 당시 독일의 흐로스트비타라는 수녀가 책을 펴낸 것이다. 그것을 다시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1844~1924)가 불어로 바꾸어서 문학적 향기가 가득한 책으로 펴냈다. 프랑스는 1867년에 <파프뉘스>라는 시로 운문집으로, 1890년에는 소설 <무희 타이스>로 출간하였다.
평생 인간의 위선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았던 프랑스로서는 어쩌면 당연히 흥미로운 소재였을 것이다. 결국 이 이아기에서 우리는 창녀와 수도사의 차이가 과연 있는지, 인간의 본성이 과연 무엇인지, 인간은 정신력으로 욕정을 얼마나 자제할 수 있는지 등등 많은 철학적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마스네는 <베르테르>가 초연된 지 2년 후에 이 아나톨 프랑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여 이것을 오페라화하기로 하고, 대본가 한 루이 갈레와 함께 대본 작업을 하였다. 그리하여 3막의 오페라가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애당초 오페라 코미크에서 올려질 것을 예상하면서 쓰여졌다. 그러므로 이 오페라는 기본적으로 오페라 코미크다. 마스네는 이 작품을 쓰면서 미국 출신의 소프라노 시빌 샌더슨을 염두에 두고 썼다. 샌더슨은 마스네의 전작 <마농>의 매력적인 주인공을 맡아서 프랑스, 벨기에, 영국 등지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또한 마스네는 자신 스스로 이 매력적인 여성에 깊이 경도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파브뉘스가 타이스의 매력에 넋을 놓듯이...... 그리하여 작곡가는 샌더슨이 가진 여성적인 매력을 오페라에 담아내려고 노력하였으며, 타이스 역은 처음부터 이 대 소프라노를 위해 맞추어진 것이었다.
작곡이 완성될 무렵 당시 파리 오페라하우스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던 샌더슨 때문에 초연의 장소는 오페라 코미크가 아니라 당시로서는 주로 그랜드 오페라를 올리던 파리 오페라하우스, 즉 가르니에 극장으로 전격적으로 변경되었다. 그래서 마스네는 초연 직전에 가르니에 극장을 위해 좀 더 그랜드 오페라 풍으로 개조하기 위하여 몇 개의 발레 장면을 추가하였다.
그리하여 1894년 오페라 <타이스>는 가르니에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초연 당시에 주역을 맡은 샌더슨은 실로 놀라운 열연을 펼쳤다. 특히 공연 도중에 이미 계획된 것인지 무대 위의 우연한 사고인지 알 수 없는 샌더슨의 가슴이 완전히 노출되는 사건까지 발생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공연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 후 샌더슨은 3년 후의 결혼으로 인해 오페라계를 완전히 떠나게 되었는데, 그때까지 가르니에 극장에서 올려진 <타이스>는 14회에 불과했다. 어쨌거나 초연 때의 가슴을 노출시키는 자세는 다시 계승되어 2002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 공연에서 연출가 피에르 루이지 피치는 소프라노 에바 메이로 하여금 역시 가슴 노출의 연출을 재현시켰다.
파리 초연에 실패한 <타이스>였지만, 이 오페라의 운명이 그렇게 쉽게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샌더슨이 은퇴한 후 마스네는 초연의 실패에 자극을 받아 대대적인 개작을 감행하였다. 그리하여 2막 피날레의 발레나 3막의 오아시스 장면 등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이 개정판은 1898년 같은 가르니에 극장에 올려졌지만 역시 결과는 성공과는 멀었다.
하지만 1903년 이 작품이 이탈리아에서 초연될 기회가 생겼다. 마스네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이탈리아 초연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고, 그는 자신의 안타까운 자식인 <타이스>의 성공에 최선을 기울였다. 1903년 밀라노의 테아트로 리리코에서 올려진 이탈리아 초연에서는 이탈리아의 명소프라노 리나 카발리에리가 타이스 역을 불러 열창하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결국 카발리에리는 파리에까지 와서 공연하게 되었으며, 1907년 그녀가 타이틀 롤을 맡은 <타이스>는 파리의 가르니에 극장에서 결국 성공을 거머쥐게 되어, 이후 카발리에리는 가르니에 극장에서 모두 69회나 이 역을 불렀다. 이렇게 하여 우여곡절 끝에 이 오페라는 프랑스 오페라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중적인 레퍼토리의 하나로 자리잡았으며, 가르니에 극장은 1956년에 자기 극장에서의 <타이스> 700회 공연을 자축하였다.
<타이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이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는 오페라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팜므파탈의 상징과 같은 역할을 연기해야 하므로 역사적으로 외모와 매력에 자신이 있는 많은 소프라노들이 이 역을 부르고 싶어했으며, 그들의 열정적인 기여로 이 오페라의 진가는 더욱 빛나게 된 것이다. 그들 중에는 메리 가든, 제랄딘 파라, 마리아 예리차, 마리아 쿠스네츠소브, 아이노 아크테, 릴리안 베르톤, 니농 발랭, 파니 헬디, 게오리 부에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하여 <타이스>는 마스네를 대표하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물론 그 후로 백여 년이 흐르면서 <타이스>가 마스네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인 <마농>이나 <베르테르>의 인기를 능가한 적은 없었지만, 대중성에서 제3위를 지켜온 작품인 것이다.
<타이스>의 음악은 화려하고 색채적이며 또한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능하다. 그리고 또한 몇 곡의 아름답고 진지한 아리아들이 오페라의 대중성을 보장하고 있다. 흔히 '타이스의 명상곡'으로 알려져 있는 바이올린 곡은 이 오페라의 중심에 위치한다. 이 곡은 바로 창녀 타이스가 수도사 아타나엘의 선교로 회개하고 이제 새롭게 신을 영접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표현하는 것이다. 여기에 마스네는 '명상(meditation)'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마치 오페라를 앞뒤의 두 부분으로 나누는 중간의 간주곡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오페라의 중간에 노래도 말도 없이 바이올린 솔로를 내세운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이 곡 동안 타이스는 완전히 정결한 성녀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을 맡은 소프라노는 이 곡을 전후로 하여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창녀(娼女)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성스러움을 영접한 새로운 성녀(聖女)의 두 가지 역할을 대조적으로 노래 및 연기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다.
실제 타이스는 창녀라기보다는 이집트의 종교적 제의에 나와서 춤을 추던 이교도의 무희(舞姬) 내지는 무녀(巫女)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이야기가 세월이 흐르면서 단순한 창녀로 취급되고 있으니, 이 점은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백과 / 이진경 글>
타이스
쥘 마스네
〈마농〉, 〈베르테르〉와 함께 마스네를 대표하는 오페라로 향락에 젖은 알렉산드리아의 창녀 타이스를 구하기 위해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아타나엘이, 되려 타이스에 매혹되어 함께 타락해간다는 내용이다. 특히 2막에 연주되는 ‘타이스의 명상곡’은 대중에게 친숙한 수록곡이다.
전설 속 인물, 타이스
타이스(Thais)라는 이름은 그리스도 성인전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인물은 4세기경 알렉산드리아와 이집트에서 살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성녀 타이스는 당시 유명한 창녀였으며 수도사 파푸뉘스의 가르침을 받아 개종했다. 개종할 당시 과감히 자신의 재산을 전부 불태운 타이스는 사막에서의 수도생활 끝에 수녀가 되어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타이스라는 이름은 성인전 이외에도 기원전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절에도 그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그녀는 이 시대에 살았던 유명한 그리스 창녀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녀가 역사에서 주목받은 것은 기원전 330년 페르세폴리스 궁을 태웠던 사건이었다. 알렉산드로스가 죽은 후 그녀는 프톨레미우스의 연인으로 세 명의 자녀를 낳았다고 한다. 그러나 타이스는 프톨레미우스의 법적 부인(여왕)으로 그려지지 않았으며 따라서 실제로 그녀에 대한 많은 것은 불확실하고 그녀의 죽음 역시도 불확실하다. 각각 다른 기록의 타이스는 살았던 시대에 따라 묘사하는 데 차이가 있고 성인전에 등장하는 타이스는 기원전 타이스 전설을 그리스도교적으로 번안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마스네의 〈타이스〉는 바로 성인전 속 타이스를 오페라화한 것이다.
전설 속 인물을 문학에 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의 타이스이든 성녀 타이스이든 그녀의 존재는 많은 문학가에게 영감을 떠올리게 하였다. 예를 들어, 테렌티우스의 극 〈환관〉, 키케로의 〈우정에 관하여〉, 오이디비우스의 〈사랑의 치료법〉 등에 타이스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도 타이스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마스네의 오페라 인물로 그려지는 성녀 타이스가 처음 문학에 등장한 것은 독일 수녀 흐로츠비타의 극 〈파프뉘티우스〉에서이다. 이 극은 중세 유럽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이후 프랑스의 아나톨 프랑스가 〈파프뉘티우스〉를 바탕으로 소설 《타이스》를 출판하였다. 그리고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마스네의 오페라가 탄생하게 된다. 마스네의 오페라에서는 젊은 수도사 파프뉘티우스라는 이름이 아타나엘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계속된 실패의 끝에
마스네가 〈타이스〉 작곡을 결심할 당시, 그는 그의 전작 〈마농〉을 함께했던 소프라노 시빌 샌더슨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였다고 한다. 코미디 리리크를 구상했던 처음의 의도와 달리 초연이 가르니에 극장으로 결정되면서 마스네는 몇 개의 발레 장면을 추가하는 등 그랜드 오페라풍으로 수정하였다. 마스네의 이러한 노력과 시빌 샌더스의 뛰어난 연기에도 〈타이스〉의 초연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다. 초연의 실패에 작곡가는 〈타이스〉를 개작하였고 이에 2막 피날레의 발레와 3막의 오아시스 장면 등을 추가하였다. 이 개정판은 1898년 가르니에 극장에 올라갔지만 안타깝게도 이마저 실패한다.
〈타이스〉가 사랑받게 되는 것은 그 후 5년 후, 밀라노의 리리코 극장에서 이탈리아 초연 때이다. 이날 타이스 역은 리나 카발리에리가 연기하였는데, 프랑스에서의 실패가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이 성공으로 카발리에리는 파리에서도 공연하였고, 가르니에 극장에서의 무대 역시 성공을 거두면서 마스네를 대표하는 오페라가 되었다. 이후 카발리에리는 가르니에 극장에서 총 69회 이 역을 연기하였다고 한다. 시빌 샌더슨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타이스〉가 리나 카발리에리를 거쳐 빛을 보게 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한 무희와 수도사의 생애
1막
수도원에서는 타락한 알렉산드리아의 원인을 타이스에게서 찾으며 안타까워한다. 밤이 되어 잠든 아타나엘은 타이스의 꿈을 꾸면서, 자신이 그녀를 회개시켜 알렉산드리아를 타락에서 구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게 된다. 이에 수도사들을 깨워 알렉산드리아로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팔레몽이 그를 걱정하지만 아타나엘은 알렉산드리아로 떠난다.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한 아타나엘은 그의 친구 니시아스의 집으로 가 자신의 사명을 말하고는 그의 도움을 청한다. 일주일간 타이스의 사랑을 예약한 니시아스는 그녀를 소개하는 것을 흔쾌히 수락한다. 파티에서 타이스를 소개받은 아타나엘은 그녀에게 설교를 시작하지만 타이스는 설교하고 싶다면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라고 말한다.
2막
타이스의 집에 방문한 아타나엘은 그녀에게 열정적으로 기독교의 교리를 설명한다. 아타나엘의 설교에 타이스는 점차 마음이 흔들린다. 오랜 갈등 끝에 타이스는 아타나엘을 따라가겠다고 결정한다. 이에 아타나엘은 그녀를 수녀원에 데려갈 것이니 전 재산을 불태우라고 지시한다. 타이스는 니시아스가 준 정표인 큐피드 상을 제외하고 모든 재물을 불태우겠다고 한다. 이에 아타나엘은 니시아스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타이스와 아타나엘이 떠나려고 하자 알렉산드리아의 군중들이 이를 저지한다. 이때 니시아스가 친구를 위해 금화를 뿌려 그들이 달아나는 것을 돕는다.
3막
오랜 시간 사막을 지나 지친 타이스 앞에 수녀들이 그녀를 맞이하러 나왔다. 아타나엘은 수녀원장에게 타이스를 인계한 후 작별을 고한다. 수도원에서 다시 수도 생활을 시작한 아타나엘은 타이스를 잊지 못해 괴로워한다. 그의 행동의 이상을 알게 된 수도사에게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기에 이른다. 괴로워하는 아타나엘에게 타이스가 죽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녀를 보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사막으로 향해 달려간다. 매일 기도만 일삼아 쇠약해진 몸을 가진 타이스에게 수녀원장은 안식을 얻은 것이며 신을 영접할 것이라고 전한다. 이에 타이스는 기뻐하며 과거 아타나엘의 설교와 사막에서의 일을 회상한다. 그러나 아타나엘은 타이스에게 그녀를 잊지 못하는 자신의 심정을 토로한다. 그러나 타이스는 그의 고백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타이스는 천사가 자신을 맞이하고 있다며 눈을 감는다. 그녀의 죽음에 아타나엘은 절망하며 그녀 옆에 쓰러진다.
주요 음악
2막 ‘타이스의 명상곡’(Méditation de Thaïs)
〈타이스의 명상곡〉은 오페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다.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한 이 곡의 애절한 멜로디는 타이스가 아타나엘의 선교로 회개하는 순간을 표현한 것이다. 오페라에서 드물게 노래나 대사 없이 오로지 바이올린과 관현악만으로 연주된다. 마스네는 이 음악에 ‘명상’이라는 제목을 붙이면서 〈타이스의 명상곡〉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타이스의 명상곡〉은 오페라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여 타이스의 개종 전 후를 나누어 오페라의 간주곡의 역할을 한다.
2막 타이스의 아리아 ‘내가 아름답다고 말해다오’(Dis-moi que je suis belle)
아타나엘이 타이스를 찾아오기 전, 홀로 방에 앉아 있는 그녀가 부르는 아리아이다. 호사스럽고 퇴폐적인 생활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타이스는 자신의 아름다움이 퇴색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아리아 ‘내가 아름답다고 말해다오’는 바로 그 두려운 마음을 담은 노래이다. 흔히 “거울의 노래”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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