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는 가장 충성도 높은 수입차 브랜드 중 하나로, 재구매율 역시 70%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잇따른 대량 리콜로 혹평에 시달린 데 이어, 최근 연이어 급발진 관련 이슈가 터지며 고급차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수입차 리콜 1위 불명예… 지난해는 ‘쉬쉬’= 벤츠코리아는 지난 2008년부터 끊임없는 리콜로 '독일차는 품질'이라는 명성을 구겼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2008년 1770대로 수입차 최다 리콜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독일 경쟁사인 BMW의 리콜 대수 632대의 3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5월 최고급 세단 S600 등 7종에서 482대를 전자부품 불량 우려로 리콜한 데 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ML280을 리콜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9월 또다시 S600 등 6종 70대에 대해 차량자세 유지센서 오작동 우려로, 12월에는 C200K 모델 1218대를 리콜했다. 그 이듬해인 2009년에는 리콜이 이어지자 급기야 국토해양부로부터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그해 2월 조향장치ㆍ전자제어장치 오작동 우려로 S시리즈 207대를 리콜한 데 이어, 4월 SUV 모델 121대를 리콜하며 총 451대를 리콜, 최다 리콜의 불명예에서는 벗어났다.
하지만 2009년 한해 동안 뉴 E클래스나 GLK, C클래스 등에 새로 도입한 CDI 디젤엔진에 시동이 꺼지는 결함이 종종 발생해 구설수에 올랐다.
급기야 국토부로부터 1266대에 대한 무상수리를 권고 받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주행중 엔진 꺼짐'이 아니라는 이유로 1년 가까이 끌어오다 12월에야 슬쩍 '무상수리'에 나섰다. 이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타임즈의 '10대 배드(bad) 뉴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끊임없는 급발진 논란… 정점에 선 ‘벤츠’= 끊임없는 급발진 논란도 벤츠코리아를 곤란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E220을 몰던 조모씨가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를 입어 벤츠자동차 판매사인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지난해 1심에서 '제조사가 증명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2심에서는 서울중앙지법이 한성자동차 측 손을 들어줬지만, 조씨는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계획이어서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벤츠는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해에도 소비자원에 2건의 급발진 상담건수를 기록했다.
신고가 되지 않았을 뿐 벤츠 관련 급발진 의심사고는 더 많다. 지난 5월 S600(병행수입)을 몰던 최모씨가 급발진 의심사고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 신형 벤츠 마이비 차량으로 급발진 추정사고를 경험한 모범개인택시 운전사 전모씨는 "벤츠라는 브랜드를 믿고 샀는데 이같은 일을 경험해서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있음에도 운전자 과실로만 몰아가려고 해서 분통이 터지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현재 급발진 추정사고 피해자를 모으는 한편 조씨와 한성 측의 소송 결과에 따라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