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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사목, 양 보다 질이 우선돼야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고교과정 대안학교가 처음으로 설립된다.
사회통합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 고용노동부, 충북교육청은 어제 정부중앙청사에서 ‘다솜학교’ 설립 지원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솜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언어, 문화 및 기술교육을 하는 고등학교 과정의 3년제 대안학교로 학생들은 고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기능사 수준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내년 3월 충청북도 제천에 문을 여는 다솜학교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고 한 학년에 한 반 15명의 3개 반씩 총 9학급을 둔다. 입학금, 수업료 및 기숙사비는 전액 국비지원 한다.
더불어 서울지역 다솜학교도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이어서 정식 학교로 인가받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는 전국 두 곳에 처음으로 생겨난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와 광주 새날학교가 각 지역 교육청으로부터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로 위탁받아 운영되고 있지만, 정식 학교로 인가받은 것은 아니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국내 다문화가정의 초중고 학생 수는 3만 1788명으로 이들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높은 편이나, 최근 중도 입국 청소년이 늘면서 고교 취학연령대의 학교 밖 자녀 수는 약 2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전교구 이주사목부의 맹상학 신부(마르첼리노)는 “중도에 입국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학교 설립은 필요하다”면서도, “대안학교가 무분별하게 많이 설립되면 교육이 아닌 사업기관으로 변질돼 교육의 질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천주교, “구분 없이 함께 교육하는 것이 중요”
한편, 천주교에서는 청주교구재단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인 양업고등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교육하고 있고, 대구대교구에는 ‘다솜학교’란 이름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주일학교를 운영 중이다.
서울대교구 이주사목부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만 한곳에 모아 교육하는 것은 자칫 한국에 잘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는 오랜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국내 아이들과 더불어 교육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