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일각에는 줄기차게 거론되고 추진하려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승만 기념관 건립입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은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꼭 등장하곤 했지만 번번이 상당수 국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곤 했습니다. 이번 정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기념한다면서 영화도 만들었습니다. 그 후속으로 서울 송현공원터에 기념관을 세울 계획을 현 서울시 관계자들의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서울시 당사자들은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말입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 불가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민의 여론입니다. 서울 시민 절반 이상이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재란 서울시의원이 모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52.8%가 건립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립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사람들은 41.6%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인 7월 15~17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플라스 마이너스 2.2%p입니다.
기념관 건립에 공감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승만의 과오까지 미화하고 왜곡될 수 있어서가 37.4%, 부정선거와 4.19 혁명으로 불명예 퇴진해서가 37.4%로 조사됐습니다. 공감하는 이유로는 국가에 기여한 것이 커서가 54.6%, 초대 대통령 상징성 때문에가 19.1%였습니다. 이 결과를 종합해 보면 초대 대통령으로서의 상징성과 국가기여도가 있지만 부정선거를 일으켜 결국 국민에 의해 쫒겨나는 등 부정적인 과거 등으로 인해 기념관을 건립한 뒤 그의 위업을 기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기념관을 서울 송현공원 부지에 건립하는 것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5%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찬성한다는 의견은 38.1%였습니다. 건립에 반대하는 응답자가운데 상당수는 서울시내 어디든 기념관 건립은 안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나라의 초대 대통령을 기리면서 기념관을 세우고 싶은 것은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초대 대통령이 기념관을 지어서 국민들로부터 기념을 해야 할 만큼 존중을 받는 사람인가입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아닌 국민들의 혁명으로 해외로 도망간 인물일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이미 4.19혁명으로 대통령 이승만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은 것입니다. 세월이 지났다고 그의 과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과오를 용서하자는 것은 4.19혁명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과 동시에 4.19혁명때 유명을 달리한 인사들에대한 엄청난 모독입니다. 또한 이승만 흑역사의 기록을 폐기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대통령 이승만의 기여도가 있다고 해도 그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른 인물이라는 꼬리표는 영원히 따라다닐 것입니다.또한 만일 기념관이 건립된다해도 그 기념관은 그의 과오에 대한 성토장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들의 상당수가 반대하는 작업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2024년 8월 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