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 이틀간에 걸쳐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대학동기 하나가 해외취업을 나갔다가 귀국한 지 얼마 안되었는데 부산에 한번도 안가봤다고
부산 사람한테 창피당했다는 농담을 하면서
부산 여행을 제의했길래 워낙 집안 퉁수인 저는 이번 기회 아니면 언제 가보랴 싶어
제 일의 일정을 조정한 후 부산에 갔었죠.
부산은 생전 처음이고 어디어디 가야할지 귀동냥으로 듣긴 했지만 동선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감이 안잡혀서 김해 공항에서 부산지도를 하나 구하긴 했는데..
한글 지도는 본보기 용으로 걸려있기만 하고 다 영어지도더군요..-.-;
외국인만 상대로 하고 말것인가 -.-; 지명도 생소한데 영어로..쿨럭..
암튼 그 지도를 갖고 간 곳이 남포동.. 근데 부산역이 남포동에 있더군요
다음날 부산역에서 서울올라가려면 여길 다음날 코스로 잡았어야 하지 않나 하는 후회를 하면서
자갈치시장과 PIFF광장을 둘러본 뒤
영도에 가서 태종대를 봤습니다. 태종대 멋있더군요. 유람선을 타면서 태종대를 도는데
유람선에서 틀어주는 뽕짝 메들리가 오히려 아련하고도 슬픈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물론 예보에 없던 비가 와서
비를 주룩주룩 맞긴 했지만은.. 그게 더 정취를 불러 일으킨듯..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광안리 해수욕장에 갔습니다
광안역에서 5분 거리..바다를 보는 순간 너무 신기해서 탄성이 나왔습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 바로 옆에 바다가 있더군요
전철역에서 5분거리..주택가가 버젓이 있고 옆에 롯데리아 베스킨라빈스등
건물이 있고 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는데 그 바로 옆이 바다라..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이를 테면 수유역 근처에 차가 다니는 도로 옆에
바다가 있는 그런 셈이라고 생각하니..
이야..이쪽 사는 사람들은 맨날 봐서 아무 감흥없을지 몰라도
광안대교가 보이는 광안리 해수욕장은 정말 멋있었어요.
거기서 저녁으로 회를 먹긴 먹어야 겠는데 서울 횟집처럼 그냥 가서
회를 시키는 구조가 아니고 일단 시장에서 회를 사서 자릿세를 내고 먹는 구조라
뭘 어떻게 사야 할지 몰라 어영부영 하면서 일단 회를 먹긴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동기가 그쪽 사는 자기 친구 한명을 불러 내었는데
그 사람이 근처에 유명한 떡볶기 집이 있다해서 회를 그렇게 많이 먹고도
가서 또 먹는 기인열전을....-/-;
그러고 나니 거의 아홉시가 다 되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우격다짐으로 송정으로 갔습니다
물론 바로 옆에 해운대가 있었지만 거긴 다 호텔밖에 없다 해서
송정으로 이동..
송정에서 민박을 잡은게 거의 열시.. 민박집은 아주 깨끗하고 좋았지만
바로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일당들의 방 옆이라서
밤새...그들의 울부짖음을 들어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송정해수욕장을 보니 송정해수욕장은 말그대로
소나무 숲이 일품이였습니다. 소나무 숲에서 바라본 송정해수욕장의 바다는
한쪽으로 관광지로서의 바다가 펼쳐져 있고 다른 한편으론 어촌으로서의 바다가 펼쳐져 있어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용궁사"로 이동했습니다
해동 용궁사 라는 사찰은 해변가 절벽에 우뚝 솟아있는데 낙산사 망해사등 바닷가에 서있는 사찰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파도에 근접한 절이라고 합니다.
108계단을 걸어 내려가면 건너게 되는 절벽위 돌다리를 건너 사찰입구에 들어서면
발아래로는 파도가 용틀임을 하고 기암절벽은 사찰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경내에 서면 동쪽으로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지는데
고려 우왕 2년에 나옹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합니다
사찰은 아주 작은 편이였으나 바다 기암절벽 바로 위에 있어서 바다전체를 다 껴안은
형상이라 오히려 어느 사찰보다 더 크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한가지 신기한 점이 있다면 다른 사찰과 비교할때 용왕을 모시는 신전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사찰이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거기서 점심공양을 하고 해운대에 들려서 놀다가 4시차를 타고 서울에 11시에 도착하였습니다
광안리 송정 해운대 다 붙어있는 해수욕장인데 세군데가 확연히 분위기가 차이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붙어 있는데 분위기가 이렇게 다르다니..ㅋㅋ
부산에 가면 이것 저것 볼게 많았는데 길잘몰라서 우왕좌왕 하고
대중교통으로 움직이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려
많이 돌아보진 못했지만 그 몇군데만으로도 부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었던 듯 합니다
한편으로는 모두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저희만 서울말을 쓰니
다른 세계에 온듯한 묘한 느낌도 들고 재밌었어요
원래는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범어사를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안맞아 못가본게 아쉽네요
물가도 싸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부산의 바다..여름이 아닌 가을에 가보심이 어떨런지요.. 돌아오던 길에 영우의 안부 전화한통이 정말 반갑게
느껴졌었죠.
쓰고 나니 나혼자만의 부산 여행기를 재미도 없이 길게 썼군요
(남들 이미 다 갔다온 곳을 이제 가놓구선 ..-.-)
헤헤헤... 원래 모든지 처음 겪은 사람은 호들갑을 떨게 마련이죠...
헤헤헤.. 이해하시길...
카페 게시글
차 한잔의 여유
부산 다녀왔습니다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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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08 20:0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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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아직 부산에 가본 적이 한번도 없네요.
저..저..두요...^^;
용궁사 정말 신기한 절이지 어떻게 그런 기암절벽에 절이 있을 수 있는지 ^^
몬글이 이리도 길어!!!!!!!!!
ㅋㅋ 암튼.. 한개두 안변했군.. ㅋㅋ
나두 부산 몬 가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