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개발업체 대거 참여
도심형으로 고급·고층화
인구 2만 이상 늘어날 듯
타인종 거주자 유입 대세 2022년 3월 어느날 저녁 무렵. 마이크 이(가명)씨는 LA한인타운 윌셔와 하버드 인근에 2년 전 오픈한 아파트에서 나와 걸어서 웨스턴 길의 한 식당을 찾았다. 웨스트LA에 거주하던 이씨는 렌트비가 오르자 타운으로 옮기기로 했다. 렌트비는 웨스트LA에 비해 저렴하고 교통도 편리한데다 주변에 식당, 주점, 노래방, 쇼핑몰 등이 많아 도심형 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 렌트비를 내기는 부담스러워 친구와 아파트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날 찾은 식당은 대만계 주인이 오픈한 퓨전 해산물 전문점. 1년 전 오픈했는데 건강식에 독특한 맛으로 타인종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저녁 후엔 친구들과 함께 우버를 타고 버몬트 길의 한 주점으로 향했다.
주점에는 4~5년 전에 비해 타인종 고객이 부쩍 늘었다. 타인종 직원도 종종 눈에 띈다. 가볍게 한잔한 그는 인근 마켓에 들러 주말에 먹을 음식을 구입했다. 물론 즉석밥과 간단한 반찬 등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타운에는 음식 및 식재료 배달이 보편화돼서 웬만한 음식은 주문해 먹을 수 있지만 주말에는 가끔 요리를 하기도 한다. 5년 후 LA한인타운의 생활상을 가상으로 꾸며본 내용이다.
변혁기 맞은 LA한인타운 LA한인타운이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2000년대 초 부동산 붐을 타고 한차례 업그레이드 됐지만 최근의 '개발붐'은 규모와 내용 면에서 당시와 큰 차이를 보인다.
물론 2000년대 초중반의 개발붐은 한인들이 주도했다. 새로운 고급 아파트와 콘도, 쇼핑센터가 들어서고 아파트 리모델링도 활발했다. 새 아파트 입주자 대부분이 한인들이었고 콘도도 한인들이 주로 매입했다. 쇼핑센터도 한인 업소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최근의 개발은 주류 업체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한인업체로는 한인 최대 부동산 그룹인 제이미슨프로퍼티스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이미슨이 진행하는 개발 프로젝트는 20여개로 타운 전체 프로젝트의 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주류 개발업체로는 해리지 디벨롭먼트 그룹이 윌셔 갤러리아를 매입, 객실 160개의 호텔과 35층 높이의 콘도 타워를 개발할 계획이고 윌셔와 호바트에는 시티뷰가 346유닛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고 있다. 센추리웨스트파트너스는 K2LA에 이어 6가와 버몬트 인근에 179유닛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추진 중이며, 6가와 버질에는 488유닛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넥스트 온 식스'를 올해 말 오픈한다.
그런데 요즘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들이 한인 고객만을 대상이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대부분 LA한인타운을 선호하는 타인종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로 새롭게 개발되는 아파트들의 렌트비는 1베드룸이 2000달러 이상, 2베드룸은 3000달러 이상의 고가라 입주 대상 한인이 많지 않다. 따라서 개발이 진행될수록 LA한인타운엔 타인종 거주자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래의 LA한인타운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만 유닛 개발 현재 LA한인타운(동서로 후버~윌턴, 남북으로 피코~베벌리)에 진행되는 개발 프로젝트는 40여개에 이른다. 지역을 인근으로 조금만 확대하면 50여개로 는다. 이중 아파트 프로젝트가 70~80% 정도를 차지하며 호텔 프로젝트도 상당수다. 반면, 확정된 콘도 프로젝트는 단 2개에 불과하다.
40여개의 프로젝트가 모두 끝나면 새로 공급될 주거용 유닛은 최소 8000유닛. 여기에 계획안 접수를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계획안이 접수되고 완공까지 3~5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5년 후엔 LA한인타운에 최대 1만 개 가까운 유닛이 공급되는 셈이다. 그만큼 타운 거주 인구도 늘어나는 셈이다.
LA시의 유닛당 평균 거주인구가 2.8명인 점을 감안하면 계산 상으로 2만3000명에서 2만8000명의 인구 증가가 예상된다.
면적이 4평방마일에 불과한 LA한인타운의 인구가 지금의 13만6000명(2015년 센서스 기준)에서 5년 후엔 16만 명 가량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가주 정부 산하 기관으로 남가주 6개 카운티 협의체인 남가주정부연합(SCAG.Southern California Association of Governments)의 예상치를 앞지르는 숫자다. 남가주정부연합은 지난해 LA한인타운 인구가 2040년까지 4만 명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