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조개껍질을 줍는 예쁘장한 왕초네 딸을 본 동수.
슬며시 다가가 앉는다.
초면이라 서먹한 어른들
.
(왕초를 향해)
"고조, 입을 좀 즐겁게 해야 되지 안 카슴네까?
(입을 주욱 찢는다.)
"거 도오티요.
먹새 좋게 생긴 이빨을 활짝 드러낸다.
해변상가,
그을린 얼굴이 반짝이는 사내가 뜰채로 새카만 혹돔을 건진다.
해삼, 멍게를 추가하는 왕초.
이윽고 큰상을 맞들고 평상으로 오는 횟집 부부.
꿈틀 대는 해삼을 젓가락으로 슬쩍 건드려 보는 아이들.
잔을 나누는 어른들,
붉게 부푼 해는 서서히 수평선으로 잠긴다.
석양을 등진 검은 구름이 화려한 황금 테를 자랑한다.
“Y대 지리과에 있는 김 찬오라고 합니다.
“어이구, 교수님이셨구먼.
“선생보단 여행 쪽이 본업이지요.
세계 구석구석을 여행해보는 게 꿈입니다.
(뜨악한 나)
"해외라곤 여기가 처음인데.'
“젊을 땐 나도 여행깨나 했더랬디.
화면)
젊은 시절의 장인,
달리는 기차에서 강변으로 뛰어내린다.
딩굴며 일어나는 청년.
이를 드러내며 다가서는 세파트,
덤빈다.
사투,
몽둥이에 맞아 축 늘어진 개.
멀리 호각소리.
서둘러 사라지는 청년.
“내래 신의주 살아대서.
도비노리飛乘 밀수꾼 노릇하다 송아지만한 군용견과 맞닥트린 거이야.
어카가서,
때려눕혔지.
기래놓고 나니 이거이 예삿일이 아닌 기야,
당번까지 한 눔씩 붙어 모시는 귀한 세파트를 잡아놨으니끼니....
바로 만주로 날랐지. 덕분에 무사했댔어.

화면) 1930년대 하얼빈
“떠억 하니 만주까지는 왔는데 막상 갈 데가 있어야지.
조선사람은 제법 많았지만 대개 거지나 진배 없어서야.
오죽하면 남도여창 男盜女娼 이라 했겄어?
일자리 얻기 만만찮었디.
어찌어찌 조선사람 농장에 끼어 일자리를 개우 얻었어.
하지만 한철 지나면 또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
도시로 나와 막일 하며 지냈지.
그렇게 지낸 세월이 3년이디.
감개무량한 장인,
화면)
백두산, 흑룡강, 만주 벌판의 지평선, 울창한 백두산,
만토우에 춘장 찍은 양파를 먹는 중국인 가족.
“그 3년을 압록강 꼭대기 백두산에서
만주 북쪽 끝, 흑룡강까지 떠돌며 살았디.
중국 사람들이 맨 빵, 만토우에 춘장 찍은 양파나 먹고 산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아서.
“호오, 어르신 체험담이야말로 살아있는 여행기입니다.
츄임새에 흥겨운 장인,
거푸 잔을 비운다. 즐비한 소주병.
“동수야, 엄마랑 먼저 자라.
할아버지 오늘 봉 잡으셨는데 밤새우실라.
사람들, 모기 등쌀에 쫓겨 들어오지만
이내 햇감자를 찐다며 부산스럽다.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아침,
밤새 잡은 생선을 부리는 어선들,
재첩국 양동이를 머리에 인 아줌마와 얘기하는 나.
여관 마당
해변을 한 바퀴 돌고 왔지만 식구들은 아직 한밤중이다.
평상에서 듣는 갈매기소리, 파도 소리가 유난히 크다.
방문을 열고 동수의 부스스 한 머리가 나타난다.
평상에 퍼져 하품만 벅벅 하던 사람들.
아줌마가 이고 온 양동이에 찰랑찰랑한 재첩국을 반긴다.
(두 그릇째)
"어... 션타! 기럼, 바로 이 맛이디.
트림 하더니 아쉽게 그릇을 내려놓는다.
사이좋게 해변을 걷는 동수와 김 교수 딸.
“저 녀석, 어제 종일 주은 조개껍질 한 소쿠릴 몽땅 상납했대요 글쎄.
“짜아--식, 소질 있네.
키득이는 김 교수 부인과 아내.
손잡고 활보하는 여자애를 뜯어보는 장인.
해변의 평상.
무언가 설명하는 나..
“건곤일척의 승부였군요.
어르신께서도 일찍 낭인생활을 하셨다더니 집안 내력이신 모양입니다..
“장인사위 간에 웬 집안내력? ”
남편 흉을 보며 좋아하는 김 교수 부인이다.
화면)
비행기 창을 내다보며 눈물 흘리는 김 교수.
“우린 참 작고 가난한 나랍니다.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지조차 몰라요.
유럽을 다녀오면서 울었습니다. 내 나라가 너무너무 불쌍해서...
사람들, 생각에 잠겨 침묵한다.
“내레 만주서 돌아와 경성에 있었더랬어.
일거리 찾아다니면서. 밥은 늘 청계천에서 먹었디.
화면)
일제시대,
청계천변 밥집 입구의 거지 여자아이,
뒤의 장님 거지부부.
“청계천에 싸구려 밥집이 있었디.
10전 밥집이라고들 했어.
하루는 거지애가 장님부부와 문앞에 서는 거야.
주인영감이 버럭 해도 태연하더라구.
화면)
뛰쳐나온 주인영감에게 손을 펴 보이는 거지아이,
손바닥의 은화 2닢
“영감에게 손을 펴 보이는데
(목이 멘다)
10전짜리 은전 두닢이 있더라구---
담배연기를 한숨처럼 뿜어낸다.
“거지한테 10전짜리 주는 사람은 없더랬어.
1전이면 감지덕지디.
그러니 그 애가 10전짜리를 어찌 구했겠어?
일 전씩 일 전씩,
열 개 모이면 바꿨겠지.
그렇게 만든 10전짜리 두 개로 부모를 끌고 온 거이야.
오마니 생일이라면서.
만주나 경성이나 조선 사람들 사정은 모두 거게서 거기더랬어.
소주를 탁 털어 넣는다.
주억이는 김 교수.
“돈이란 신외지물身外之物에 불과하지요.
갈급한 욕구를 채운 다음의 삶에 대한 답은 될 수 없습니다.
그걸 찾는 첩경은 공부 외에는 없어요.
대학으로 오십시오.
(웃는다.)
"이 나이에 어떻게 제가... ?
“청강생 제도가 있습니다.
졸업장대신 수료증 받는 게 다른데 뭐 상관없지 않습니까?
“음, 그런 방법이 있군요.
화면)
얘기하는 김 교수. 귀 기울이는 나, 장인, 아내,
내 목소리)
김 교수는 내 시야를 활짝 열어주었다.
나라가 비참하다?
난 몰랐다.
아니 그런 생각은 해본 적조차 없었다.
“일찍이 고려, 조선은 십만 병력을 예사로 동원하던 나라였습니다.
그만한 나라는 당시 열 손가락을 넘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 힘은 내부에서 낭비되고 말았습니다.
화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논어, 사서삼경.
“모두가 생각 탓입니다.
스스로를 다듬은 다음 가문, 다음에 천하....
이건 아니지요!
모름지기 시선을 밖에 두어야 해요. 칭기스칸처럼...
내 목소리)
그에게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진실의 순간을 여는 힘이 있었다.
“우리에겐 신바람이 있어요.
냄비근성이라지만 여하튼 본성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4.19, 기독교사상 유례없는 선교사.
이 모두가 신바람의 소산이지요. 그걸 살릴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River Dance의 탭 박자
Y대 캠퍼스, 1963년 9월
지리과 강의실, 밤색가방을 들고 들어선 나.
“교수님?
“아닌 거 같애.
(쑥스런 표정)
"저도..., 학생입니다.
(학생들, 의아하다.)
"1학기 때 못 뵈었는데... 무슨 과세요?
“지리과 청강생입니다.
“아! 아.
“안녕하세요. 장 종문입니다.
“전 김 청자예요.
“하정수라 합니다.
사회생활하다 와 나이는 좀 됩니다만 친구로 지내주시면 좋겠습니다.
(난처한 미소)
"친구라기는 좀, 큰 형님 뻘이신데
캠퍼스,
몰려서 왁자지껄 떠드는 학생들.
“장소는 어디로 하지?
“파트너 정하는 게 먼저야.
내가 다가가자 뚝 그친다. 어색한 표정.
“목하 청춘사업 중입니다. 사장님.
“어, 그래. 꼰대는 빠질 께."
계면쩍게 돌아서 가는 나.
벤치의 김 청자. 흰 블라우스에 검은 바지.
“어디 가세요?
“쫓겨났어. 청춘사업 중이라던데.
“어이구 화상들, 또 미팅 타령이구나.
“남학생들이 타교 여학생이랑 미팅하면 우리 여학생들은 뭐 하지?
“복수심에 몸부림치죠.
“하하, 청자씨는 언제 봐도 재미있네.
(어깨를 으쓱 한다.)
"남들이 좀 그렇대요.
“상담 좀 청해도 될까--?
“ .... ? (동그랗게 뜬다.)
“보다시피 내가 외톨이잖아. 어울릴 방법이 뭐 없을까?
(끄덕인다.)
"음, 아닌 게 아니라 사태가 심각하네요.
지나가는 같은 과 남학생을 부른다.
검게 물들인 군복 차림.
“종문씨, 잠간 면회.
(능글맞은 표정)
"청자씨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다니, 이거 삼생의 영광이네.
안녕하세요. 사장님.
“컨설팅이야. 사교성 하면 종문씨 잖아.
“그래서...?
청자씨의 청춘사업을 컨설팅 해 달라?
“내가 아니라 우리 사장님.
“ ....?
학교 앞 호프집, 나, 김 청자, 종문.
“이 집이 아지트?
“네, 청춘들이 외상 그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구요.
“일단 뭐 먹자.
“뭐든 시켜, 물주는 나니까 걱정말구,
“와아... 땡 잡았다.
“가만가만, 해답이 바로 그거네!
“ .....?
“맨발의 청춘들에게 제일 아쉬운 게 뭐겠어?
“아하! 물주?
“딩동댕
“그런가? 그걸로 된다면야 쉽지.
하지만 한잔 살테니 가잔다고 우루루 오겠어?
“그건 우리 바람잡이가 있잖아요.
“그렇지, 그럼 일단 Test 해 보지 뭐
(입이 벌어진다.)
"아저씨. 여기 주문요.
500cc 조끼, 멕시칸 샐러드 안주.
들어오던 학생들, 손을 흔든다.
“와아 경기 좋구나. 어이쿠 사장님도, 안녕하세요.
“안주발 좋네, 웬 소시지 사라다!
“사장님이 사교계 데뷔하시는 날이야. 첫 모임이지.
“다들 앉아. 역적모의 하는 것도 아닌데,
(내 눈치를 보며)
"괜찮겠습니까? 사장님
“괜찮다 마다, 같은 과 친구들인데,
앉아요 앉아 여기 500 두개 더,
같은 호프집
어울려 담소하는 나,
멤버들 얼굴만 바뀌면서 같은 장면 반복.
“덕분에 우리 과, 요즘 호경깁니다.
“무슨, 어울려주는 것만으로도 난 남는 장사야.
“우리랑 어울려 도움 되는 게 뭐 있겠어요?
걸신 들린 아귀들 하구---?
“그건 안주 킬러 네 얘기잖아?
(발끈)
"뭐? 안주 킬러?
(말리는 손짓)
"뭐가 도움 되는지 들어볼래?
(일제히)
"그래요.
“내 또래들에게 청춘시절 따위는 없었어,
먹고 사는 게 우선이었지.
그러다보니 어느 날 어른이 되어있더라구.
인생을 한 토막 놓친 거지.
그래서 뭘 놓쳤는지 알아보는 중이야.
이거 설명이 됐는지 모르겠네.
“으음, 심오하네요.
“뭐가 심오해? 난 대번에 감이 오는데.
(익살스러운 표정)
"청자씨. 카운터에 전화야
“웬 전화?
(낄낄 댄다.)
"산부인과래, 여기 인재 나셨다고.
폭소
“맞아, 바로 이런 분위기를 놓친 거야.

눈이 내린다.
같은 호프집, 중구, 종문, 나, 김 청자,
“이런 날은 한 수 읊고 싶어지는 데,
“애석하게도 문자 속이 짧으셔서,
“어느 머언 곳의 소식이기에 이 한밤중에....
“야야, 교과서 출신 말고, 다른 거 없어?
“이런 날은 로맨틱한 주제가 제격 아닌가?
“로맨틱한 주제, 우와 역시 선배님. 이 격조 있는 표현,
(카운터를 향해)
"아저씨, 여기 소주하고 부대찌개요.
(웃는다.)
"종문이는 곧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니까.
“그럼 오늘의 주제, 하 선배가 발표하시죠.
“최대 관심사로 가볼까?
적령기에 이르러도 교미금지 생물은 인간뿐이야.
왜 그럴까?
“앗, 심오한 허리하학적 주제네요.
“자생력, 즉 경제적 자립능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금지다?
“그럼 부자들은 죄다 하이틴 때 결혼하게?
그건 아닌 거 같다.
“숙성될 때까지 기다려라?
" 관습에는 분명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텐데 막상 그걸 모르겠네.
“거꾸로 추리해보면 어떨까?
조혼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거야.
“구웃, 개화시대 소설에 구구절절 나오지.
부모가 정해준 부인을 소박 맞히고 신여성이랑 바람난 사연들.
“며느리 밥풀 꽃의 사연, 고부갈등의 비극,
“내 경우는 말이지,
어느 날 갑자기 아기가 예뻐 보이는 거야.
나중에 아이 키우면서 알았는데 그때가 바로 결혼적령기였어.
번식을 부추기는 섭리지.. 어때?
여러분은 애기가 예뻐 보여?
만일 별로라면 아직 적령기가 아냐.
(마주 본다.)
“ ......
“여---억시, 선배님 말씀이 바로 성경 말씀입니다.
“난 조카가 이쁘던데,
(엉큼한 표정)
"음, 적령기로군, 난 어때?
(코를 쳐든다.)
"흥, 앓느니 죽지.
김 교수 방,
“그래 학교생활은 적응이 좀 되요?
“아이구, 말씀 놓으십시오. 사제지간인데--,
“그럼 그러지. 어린 동급생들 하고 어울리기가 쉽지 않을텐데...
듣자 하니 잘 지낸다더군. 다행이야.
“착한 친구들이라 잘 해줍니다.
“가을에 교환교수로 미국 가게 됐어.
1년 예정인데 그 동안 연구 주제를 하나 주고 갈까 해서 불렀네.
(계면쩍다)
"대학원생도 아닌데 연구는요,
“애송이들 하곤 다르잖아?
적어도 자아실현 단계에 진입한 사람인데,
동아리를 하나 만들게.
문명사와 지리를 엮어 방향을 모색하는 주제로.
(당혹스러운 표정)
"무슨 방향 말씀이신지?
"어허, 화두란 설명이 없는 법.
스스로 깨우치게. 독서백편 의자현.
“이거야... 완전 선문답이네."
빈 강의실의 중구, 종문, 나, 김 청자,
“글쎄 말이야.
“교수님의 평소 지론이나 연구방향, 이런 걸 뒤지다보면 방향이 나오지 않을까?
“지피지기라. 일단은 정답 같네.
“교수님은 조국의 낙후성을 아파하시는 분이야. 토인비 팬이고,
“역사의 연구부터 읽어야 할 판이군.
“어쨌던 학부생 주제에 연구 과제를 받았다는 건 영광 아냐?
잘 보이면 앞날도 창창해지고.
“역시 여자란 현실적이야!
문제도 몰라 헤매는 주제에 과실부터 생각하다니.
“경제개발 5개년계획 수준의 어떤 구상을 말하는 거 같은데?
“지리분야에서 무슨 개발계획?
“무슨 소리?
역사의 전기가 된 대토목공사들은 모두 지리학의 산물이야.
수에즈 운하, 파나마운하. 로마 국도, 만리 장성, 시베리아 철도 등등
“그거 참신한 관점이네.
실크로드, 십자군 전쟁, 대항해시대, 조사 대상이 마구마구 떠오르는데.
(호들갑스레)
"이야아,내 친구들이 이 정도 수잰줄은 몰랐네.
그 황당한 화두에서 이런 Idea가 나오다니?
(신이 난 얼굴)
"동아리를 만들려면 아지트도 있어야지?
학생처에 빈 방 알아보고 없으면 우리 농장에 차리지 뭐.
“일사천리로군.
일주일 후,
서교동 농장창고를 개조한 사무실.
“지리 자료실” 이라고 매직으로 쓴 종이,
허름한 서가와 회의용 책상, 의자들, 벽에 붙은 지도.
농장 식당,
중구, 종문, 나, 김 청자, 그 외에 3명이 식사 중이다.
반찬을 들고 주방에서 나오는 아내.
“대련님들, 모자라면 말씀 하세요.
(일제히 일어나며)
"형수님, 늘 폐만 끼쳐서.
“있다 설거지 도울 께요.
(손사레 친다.)
"아유, 별 말씀, 아줌마들이 다 해요.
숙제나 하세요.
(벙 찐 표정)
"숙제?
“그럼! 숙제 아냐?
내년부터 학교 생활이 피느냐, 내리막이냐 갈림길 인데--.
(주억이며)
"그렇기는 해.
“와, 큰일 났다. 난 그냥 재미삼아 해왔는데--,
지리 자료실, 3개월 뒤
중구, 종문, 나, 김 청자, 그 외에 3명의 학생들
“이만하면 대충 아웃 라인은 나온 셈이지?
“그러네. 향료 흐름을 따라 실크로드, 대항해시대, 극동항로 개발경쟁, 베링해협 탐사,
“수에즈 운하, 시베리아 철도, 러일전쟁, 냉전시대.
와아! 끝내 준다.
“잘 하면 박사논문도 되겠다.
“문제는 Story Line이야.
자료는 충실하지만 우리와의 관련성이 좀...,
“이 자료들을 어찌 해석하느냐에 따라 참신한 프로젝트가 나올 수도 있겠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자료는 일단 접고 우리한테 불편한 것들이 뭐냐?
이런 걸 토의해보면 어떨까?
“하 선배 의견에 한 표,.
이 자료들은 결국 불편한 것들을 극복한 결과야.
도로, 운하, 철도, 신항로 등등.
그러니 우리한테 불편한 걸 열거하고
그 극복방안을 궁리하면 될 것 같아.
"불편한 것을 극복하려는 꿈. 바로 비전이네.
“호오--, 산부인과에서 또 전화오겠는데!
일동, 기뻐한다.
김 교수 방 1년 뒤, 1964년 11월
둘러앉은 김교수, 나, 중구, 종문, 김 청자
“기대 이상의 리포트였어.
지리사를 자원전쟁 관점으로 해석하고
대토목공사를 그 결과물로 주목한 건 참신했어.
마주보며 기뻐하는 나, 중구, 종문, 김 청자
“당면과제까지 도출했더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에에이, 교수님. 저희가 무슨 국책연구소 연구원 쯤 되는 줄 아세요?
“국책연구소에 이만한 리포트 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여러분들이 이룬 성과는 무시될 수준이 아냐. 자부심들 가지라구.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하는 학생들
두꺼비 중구
"교수님, 대동아 공영권이라는 거 말입니다. 그거 꽤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얘기 아닐까요?
(끄덕인다.)
"그럴 듯한 그림이었지.
자기들이 맹주가 되야한다는 주장만 빼면 말이야.
“그렇죠?
명치유신 때는 정말 재주꾼도 많았나 보더라구요.
러시아 출병때,
체코군단 구출을 명분 삼아 차출한 각국 병력은 중대, 대대규모였는데
유독 일본만 6만 대군을 투입했잖아요.
당시 시베리아의 중요성을 통찰한 나라는 일본밖에 없었다는 뜻입니다.
내 목소리)
시선을 해외로 돌리자는 총론에
구체성을 부여한 각론이 우리 리포트의 요지였다.
시베리아... 최후의 미개척지?
우리는 방대한 동토를 떠올리며
어둠이 깔리는 교정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
첫댓글 1회와 2회 그리고 6회는 마우스 왼쪽 버턴 클릭을 해도 복사가 안 되는군요.ㅠㅠ
이제 다 될 겁니다.
점 점 흥미 진진! 김작가님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