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 맛에 중노 릇하는 거라"
순천 금둔사엔 동지섣달에 꽃피는 매실나무가 있습니다.
음력 섣달에 핀다고 섣달蠟자를 붙여 금둔사 납월 매라 불렀습니다.
겨울 매화 100송이나 피우던 금둔사 이를 가꾼 큰스님이 지난가을 입적했습니다.
그리고 올 겨울 금둔사 매화는 꽃을 감췄습니다.
위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모든 만남의 끝은 이별이 있다" 내 생각....
공주 금강은 입춘이 지났다는 걸 알리 듯 푸른녹색 띠를 두른 듯 흐르고 있다.
금강 물이 휘어져 돌아가는 골짜기는 드믄드믄 눈이 쌓여있고 청벽산, 매봉, 국기봉, 고요속에 잠겨 있었다.
봄이 숨어있는 수북한 낙엽.
다가가면 부스럭부스럭 맞아준다.
낙엽소리는 귀를 적시고 마음을 사로잡는다.
잠들었던 정신을 흔들어 깨워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고, 이루지 못한 게 무엇이며,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끝물 선상에서 생각하게 한다.
"長毋相忘"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지 말자는 뜻" 秋史 金正喜의 마지막 歲寒圖 인장으로 적힌 말입니다.
이것도 세월이 흐르면 無란 걸 알게 됩니다. 螳螂拒轍같이 무모하게 버티어도 다 허사라는 걸
글루미(gloomy우울한)가 밀려오고 그리고 끝은 슬픔이 종이배에 실려 어딘가 흘려 가겠지요.
靑松白雪 옛부터 조상들은 말씀하셨지 살을 에는 지독하게 아린 혹한에 온 생명이 깡그리 얼어
죽을 것 같은데도 좀처럼 죽지 않고 질기게 버티는 것에 참으로 신통했다.
솔잎도 밤새 꽁꽁 얼어 철선 같이 빳빳이 굳으나 대낮 햇빛에 스르르 녹아 생생해진다.
이별은 두려워하지 말자 松竹은 峭寒을 즐기듯 독야청청하지 않었던가.
狗猛酒酸 개가 사나우면 술이시어진다 韓非子의 外儲說右 나라의 간신베를 사나운 개에 비유
요즘이나 옛날이나 변함이 없이 "개잔치가 이어지는 건" 왜일까?
혼자 중얼거리고 반문하며 트레일을 열심히 오르내렸다.
산야엔 봄은 틀림없이(어김없이) 숨어서 오는 걸 보았습니다(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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