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3. [피아노 연쇄 토막살인 사건 - ⑤]
S# 27. OO 아파트 114동 1508호. 토막살인 사건 현장.
박 형사가 김 팀장에게 다가가 피해자의 신상을 전달한다.
박 형사 이지윤. 나이 43세. 피아노 조율사
강력 팀장 피아노 조율사?
피아노 안의 줄, 조율하는 사람? 맞지?
박 형사 예. 낙원악기상가 2층에 악기상도 운영하고 있고요.
강력 팀장 피아니스트 김 형사와 함께 가봐야겠네.
박 형사 (웃으며) 예. 그러시죠
S# 28. 낙원악기상가 2층 악기상
김 팀장과 김 형사가 피해자의 악기상에 들어선다.
김 형사 안녕하세요? 여기가 이지윤 씨
악기상이죠?
점원 예. 저희 사장님이세요.
김 형사가 신분증을 보여준다.
점원 아~ 실장님!
(가게 구석 책상에서 일하는 실장을 부르며)
형사님 들이 사장님 일로 찾아오셨는데요.
책상에 앉아 있던 실장이
일어나 두 형사를 소파로 안내한다.
강력 팀장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이 실장 (핼쑥한 얼굴로)
누가 우리 누나를 그렇게 살해했는지 꼭 좀 범인을 잡아 주십쇼,
김 형사 그래야죠. 힘드시겠지만, 몇 가지 좀 여쭤보려고 왔습니다.
이 실장 예. 뭐든지요.
김 형사 누나가 혹시 원한 살 일이나 금전상 거래,
그런 일이 있었나요?
이 실장 (손사래를 치며) 전혀 없습니다.
누나하고 저, 여기 낙원악기상가에서
나고 자랐어요.
여기 다른 악기상 사장님들에게 물어보시면 알아요.
강력 팀장
이지윤 씨가 언제부터 악기상을 하셨어요?
이 실장 아버지 때부터 에요. 1971년부터입니다.
김 형사 아~ 아버지를 이어서 악기상을 하시는 거에요? 남매가
이 실장 그럼요. 이 낙원상가가 1960년
말까지 재래시장 터였다가
서울시에서 종로와 을지로를 연결하는 삼일로를
율곡로까지 잇는다는 도로계획에 따라
이 곳에 고층건물을 세워 그 당시만 해도
현대적인 상가와 아파트를 지어, 1층에 도로를 만들고
2, 3층에는 300여
개의 악기상들이 점차 들어서게 된 거에요.
그때부터 낙원상가에서 악기상을 하시는 부모님을
따라
저희 남매도 여기서 뛰어 놀며 자랐는걸요.
김 형사 어휴~ 거의 40년이 다 되가네요.
이 실장 예. 누나는 어려서부터
우리 가게에서 피아노를 사간 고객의 요청이 있으면,
가서 피아노 조율도 해주시는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어깨 너머로 조율하는 것을 배웠고, 커서는
조율사 산업기사 자격증도 땄고요.
김 형사 아~ 그러시군요.
김 팀장이 물 한 모금을
마시고,
강력 팀장
누나가 남편과 사별하고 혹시 남자를 만나고
그러지는 않았나요?
이 실장 (김 팀장을 보며)
전혀 요.
누나는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매형이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 가시고 애도 없이 혼자가 된 이후로는
악기상 일에 더 몰두해서 일했어요.
강력 팀장
(고개를 끄덕이며) 네.
김 형사 (콱 막힌 수사 단서에 한숨을 내쉬며) 후
~
사실, 저도 어려서 거의 7년 간 피아노를 쳤었거든요.
아직도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기억나요.
이 실장이 김 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김 형사 평소에 조용하게 차분히 얘기하시고, 아이들
오면 피아노 가르치고
살림하시고 그냥 뭐
쳇바퀴 돌듯이 사시는 그런 분이셨는데,
실장님이 지금 누나에 대해 얘기하시는 걸 들어보니,
저를 가르치신 피아노 선생님이 문득 생각나네요.
피해자 이지윤 씨 역시
클래식 하시는 다른 분들처럼 그렇게 남들에게 폐 안 끼치고
자기 분야에서 일 묵묵히 하시며 사신 분이셨던 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목소리를 좀 높이며)
그냥 살해한 것도 아니고
참, 답답합니다.
강력 팀장
혹시 누나가 악기상 운영 말고 개인적으로
따로 하시는 일은 없었나요?
운동이라든지, 취미생활?
이 실장 아! 누나가 악기상 홍보 겸해서
소일거리로
‘Daum’에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요.
회원 수가 20만 명이 넘는 나름
피아노 관련 카페로는 유명하죠.
누나가 상당히 정성을 기울여서 운영하는 카페에요.
강력 팀장
좀 볼 수 있을까요?
이 실장 그럼요. 제 책상으로 가시죠.
이 실장이 책상에 있는
노트북에서 다음 카페 창을 연다.
몇 번을 시도하고서는,
이 실장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형사님. 저희
누나 카페가 안 열리는데요?
강력 팀장
예?
(김 형사를 보며) 김 형사가 한
번 해보지?
이 실장이 자리를 내어주고, 김 형사가 앉는다.
이 실장이 자신의 아이디와
비번을 불러 준다.
김 형사도 몇 번을 시도하지만, 카페 화면이 안 열린다.
김 형사 (옆에 서있는 김 팀장을 바라보며)
팀장님! 이지윤 씨의 카페가 폐쇄된
것 같습니다.
이 실장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어? 그럴 리가 없는데요. 사망 전날에도 하는 거를 봤는데.
김 팀장의 눈빛이 번뜩인다.
S# 29. 강력 1팀.
김 팀장을 비롯한 팀원들이 회의 중이다.
강력 팀장
(눈빛을 반짝이며) 이제야 서서히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야.
‘Daum’ 에서는 뭐라고 그래?
유 형사 담당자가
결재 떨어지는 데로 바로 연락 준다고 했습니다.
강력 팀장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유 형사! 그렇게 있지 말고, 좀 담당자한테 독촉 좀 해봐!
유 형사 예.
머쓱해진 유 형사가 자리에
앉아, ‘Daum’ 담당자에게 전화한다.
유 형사가 큰소리로 김
팀장에게,
유 형사 방금
결재 났답니다.
S# 30. ‘Daum’ 본사 로비.
유 형사와 박 형사가 ‘Daum’ 본사
로비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용건을 이야기한다.
담당자가 로비로 내려와 두 형사를 사무실로 안내한다.
S# 31. ‘Daum’ 본사 8층 사무실.
유 형사 그래도 결재가 일찍 났네요?
방 대리 사안이 중대하잖아요.
저희가 확인해 보니깐,
이지윤 씨의 카페는 '카페지기' 본인이 스스로 카페를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형사 폐쇄한 시간이 언제죠?
방 대리 (서류를 보며) 24일 오전 1시 40분에요.
유 형사 (화들짝 놀라며) 예?
그 시간이면, 이지윤 씨가 사망한
시점인데요.
방 대리 (덩달아 놀라며) 예? 그럼?
박 형사 범인이 이지윤 씨를 위협해서 카페를 폐쇄했다는 얘기가 되는데.
유 형사 아니면, 직접 했든지.
방 대리가 탁자의 노트북을
열어서 벽에 걸린 대형스크린에 ‘이지윤 씨의 카페 창’을
연다.
방 대리 (유 형사의 보며)
제가 경찰의 수사 협조공문을 받고서,
이지윤 씨의 카페에 들어 가봤는데요.
다른 건 별다른 것이 없고,
이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방 대리가 벽면 화면에
‘처벌 게시판’을 띄운다.
[sang_eun_77]
위 아이디를 사용하는 ‘나상은’이라는 자는 반복되는 학력 요청에 대해 묵살/우회 답변으로
일관하고, 스스로 게시물을 삭제하고 탈퇴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를 했으며,
결국은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가입 불가 처리, 동 광고 금지 조치를 취합니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게시물을 보는 분들은 아는 분들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자유 게시판’
댓글. 자칭 입시선생 조심하세요 (이름 바꿔가며 활동중)
댓글. 소중한 시간과 돈을 허언증 사기꾼에게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합시다.
댓글. 저 이 여자 알아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요.
댓글. 본인이 말로 얘기하는 경력과 학력은 필히 확인이 필요합니다.
댓글. 가짜다!!! 짝퉁!!!
댓글. 제 친척의 중학생 아이도 이 여자에게 사기 당해 레슨 받았어요.
댓글. 쇼팽 피아노 학원에서 이 여자가 옆에 앉아 저를 가르쳤어요. ㅠㅠㅠ
박 형사 이 아이디를 가진 회원의 신상 등록 정보를 알 수 있나요?
방 대리 (박 형사에게 서류를 건네며)
예. 여기 있습니다.
S# 32. 차 안.
유 형사와 박 형사가 경찰서로 돌아 오는 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유 형사 (서류를 읽으며)
이제야 얼굴을 드러내는구만.
나상은. 1977년 생. 버클리 음대 석사.
박 형사 버클리 음대요?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대학 같은데.
유 형사 아까 못 봤어?
사기꾼 이래잖아!
유 형사가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유 형사 (김 팀장과 통화하며) 예. 30분이면 도착해요.
예 예.
전화를 끊으며,
유 형사 우리 팀장님 애가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