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왔으나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수해현장의 장면들이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시간들 !
아니 좀더 솔직히 말하면 대단히 힘에 겨웠던 봉사활동 !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곤함이 완전 해소되지 않은 듯 하지만
수해지역 주민들의 지치고 낙심해 하는 모습들을 생각하면
우리들이 겪었던 하루동안의 피곤함은 비교할 수 없는 작은 것이었습니다.....
봉사활동현장으로 떠나기 일주일전인 9월 1일 일요일에 대전문화원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도우님들이 만나는 시간이었는데
그날의 주요안건은 수재민을 도울수 있는 봉사활동추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대다수 도우님들이 추석을 앞두고 금초가 예정되어 있었고
충북 영동이나 강릉지역의 피해와는 비교할수 없지만
도우님들의 농경지에도 피해가 있음을 감안해야 하고
기타 크고 작은 일들이 주말에 계획되어 있음을 볼 때 금번의 봉사활동 추진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본원장님들과 금연 성경도우회 회장님 그리고 몇몇 도우님들의 장고(長考)끝에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주저앉아 있는 수재민들을 나몰라라 할수 없어
강행군(?) 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여건상 많은인원이 참여할 수 없는 형편이었으나
그간 몇차례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느낀점으로 보면 내일처럼 성실하게 봉사활동에
임하는 도우님들의 실력(?)을 이미 알고 있는 실정임으로
사실 인원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그리고 그다음날 본원장님들과 금연 성경도우회 회장님의
전화연락 도움으로 一 當 百의 정예요원들이 公私多忙하심을 뒤로 미루고
뜻을 함께하기로 하였습니다.
미흡한 점도 있지만 도우님들의 마음은 이미 영동 수해지역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출발하기 하루전인 토요일에 영동군청 자원봉사안내부서로 참가신청을 하였습니다.
전화로 신청을 하는 순간에도 반갑고 고마워하는 담당자의 음성을 접하면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였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약속된 일요일 아침을 맞았습니다.
아침 7시 30분까지 대전 문화원 앞에서 집결을 한 도우님들은
전날 월 마트에서 구입한 밑반찬(고추장)과 생활용품(부탄까스)
그리고 청주에서 도우님이 개인적으로 준비한 반찬을 더블캡 트럭에 싣고
준비한 차량과 함께 문화원을 출발하였습니다.
청주에서 먼저 출발한 도우님으로부터 고속도로가 정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국도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도도 사정은 여의치 않았습니다.
주말과 금초 그리고 기타의 일들이 겹친 탓인지 차량
정체가 심하여
생각보다 늦게 영동읍사무소에 도착하였는데도 담당계장님과 직원이 우리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간단하게 상호인사를 나눈뒤 읍사무소 담당자가 우리일행을 수해지역으로
안내하였고 영동시가지를 벗어나 10킬로미터 정도 외곽으로 이동을하여
목적지인 수해현장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예전(禮田)리가 우리일행이 도착한 마을 이었는데
마을앞 도로변 하천에서는 수재민들이 무엇인가 씻고 있었고 입구 교량 밑에는 빨래가 널려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느 시골마을과 다름없는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 같았는데
이번 태풍으로 주택과 농경지가 심하게 침수되어 난장판이 되어버렸음을
한눈에 목도할수 있었습니다.
읍사무소 직원의 소개로
마을이장에게 미력이나마 봉사활동 왔음을 신고(?)하고 있는데
마을 아주머니 한분이 우리일행을 기다렸다는 듯이
피해지역으로 안내하였습니다.
마을 앞도로를 지나자 넓직한 농경지가 시야에 들어오고
큰물줄기가 합류하는 곳인지 크고 작은교량이 눈에 띄었는데
적은교량은 일부가 파손되고 도로변에는 한전주 만한 커다란 나무가
뿌리채 뽑혀져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누워 있었습니다.
농경지를 가로질러 농로를 따라 작업지역으로 이동하는데
노견에 서있는 전주마다 4∼5m 높이까지 나뭇가지들이 걸쳐져 있어
멀리서 보면 얼핏 커다란 까치집이 연상되게 하였고
노견에 조립식 매점이 있었다는데 형체도 없이 사라진채 조립식 널빤지만
장애물이 되어 쓰레기와 함께 농로에 쌓여 있었습니다.
또한 농로 양측으로는 배나무밭과 포도나무밭이 단지를 이루고 있었는데
포도나무위에 걸쳐있는 텔레비전이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보이는 것은
주변환경이 엉망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우리일행이 최종 도착한 곳은 자두밭 이었는데 비니루,나무가지, 잡풀 그리고
흙먼지가 뒤엎혀 녹색으로 보여야 하는 잎이
본연의 색을 잃은채 몰골(?)로 변해 있었습니다.
주변의 포도밭, 배밭도 아직 수확도 않은채 기습을 당한탓에
포기를 한 것인지 아니면 일손이 부족한것인지 그냥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다행이도 자두밭 주인은 우리일행을 맞아 복구작업을 시작할수 있었습니다.
자두나무를 뒤덮은 장애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내년 수확은커녕
나무가 죽을수도 있다면서 낙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도와주니
고마운 마음 그지없다고 주인은 감격해 하였습니다.
우리일행은 오히려 우리가 준비해간 음료수와 김밥을 주인한테 대접하고
낙심한 마음을 위로해 드리면서 작업을 시작 하였습니다.
연화도인들은 나무하단부분을 금강도인들은 나무에 올라 상단부분을
사정없이(?) 떼어네고 털어가며 원래의 소중한 자두나무를 만들고자 전력투구 하였습니다.
봉사활동을 할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자기일처럼 열심히 해주는
도우님들을 보면서 과로로 몸이 상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될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염려는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아악! 하는소리와 함께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제옆 나무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안성본원의 월화도우님께서
일에 열중한 나머지 부실한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아래로 떨어진 것 이었습니다.
순간 무척 걱정스러워 상황을 살피는데 나무에서 떨어져 오히려 멋쩍다며 웃음을 보여주어 안심할수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는 준비해간 김밥으로 간단하게 마칠수는 있었는데
간식은 컵라면을 준비해가고도 흙먼지의 주변여건상 먹지는 못했습니다.
아침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김밥하나에 의존한채 흙먼지와의 전쟁(?)이
솔직히 쉬운일은 아니었는데 많이 쉬지도 않은채 오히려 도담을 나누고
가끔씩 흥겨워까지 하시며 작업에 임하는 연화도우님들을 보면서
진정으로 자율적이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는구나
느낄수 있었습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게 흙먼지와의 싸움에서 각자 고군분투하였으나
승부를 보지 못한채 어쩔수 없이 철수를 해야할 시간이 되었고
아직도 해야할일들이 많았지만
어쩔수 없이 수해주민의 고마워하는 인사를 뒤로한채 예전리를 떠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녁식사는 우리일행이 온 것을 알고 영동읍사무소 주변에서 식당경영을 하시는
화동부인이 우리가 오는 시간에 맞추어 따뜻한 저녁밥을 제공 해주시어
그야말로 게눈 감추듯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도우님들이 왔다고 반가워 하시며 반찬도 새로 만들어주시는 등
아낌없이 대접을 받아 고마웁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일행은 화동부인의 안내를 받아 영동본원을 방문하였는데
이번 태풍으로 본원에도 다소 피해가 있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여 존전에 죄송함으로 속죄를 드리고
갑작스런 피해로 걱정과 근심을 하셨을 근홍부인과 화동부인에게
마음으로나마 힘을 실어 드리고 영동을 떠나왔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대전까지 한시간이면 올거리를 그날은 2시간 30분가량 이나 걸리어
집에 도착하니 밤10시가 되었습니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피로를 풀며 잠시 하루를 돌이켜보니
짧았지만 영동 수해지역에서의 봉사활동 체험은 잊을수 없었던 한편의 드라마 같았습니다.
수해지역을 다녀온후 이틀째 되던날 제 휴대폰으로 낯선분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충북도청 자치행정과에 근무하시는 담당 공무원(박노형)이라며
"봉사활동에 참여해주신 금강대도 성경도우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라는
전화를 직접 받게 되었습니다.
전화신청을 제가 한탓에 직접 받게 되었습니다.
작은도움을 드려 오히려 부끄럽다고 하였으나 그쪽 담당자는
고마움을 오래 간직할것이라고 감사해 하였습니다.
제대로 도와주지도 못했는데 감사의 전화까지 받아 쑥스러웠지만 솔직히 기분은 좋았습니다.
작은기쁨이지만 모든회원님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바쁘신중에 함께 참석해주신 금강,연화 성경도우회 회장님과
안성본원의 한정장, 월화장, 경월부인 그리고 청주본원의 녹촌장, 한동장, 신춘부인, 영월부인, 채광부인, 월야부인, 향천부인과 화동도우님 그밖에 벽곡장, 보천장, 봉향부인, 광전부인, 매월부인, 화지부인, 죽향부인 등 어려운일에 뜻을 모아주신 여러 도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조력을 아끼지 않으신 본원장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