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나는 소리, 이유 있다
툭하면 무릎서 뚝… 뚝… 혹시 연골 손상?
직장인 최지혜(33·여)씨는 최근 피트니스 클럽에서 평소처럼
스쿼드(무릎을 굽혀 허벅지가 바닥과 수평이 되도록 하는 자세)를
하다 무릎에서 나는 '뚝뚝' 소리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할 때마다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소리가 나자 '혹시 관절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 운동에 집중할 수 없었다.
최씨처럼 앉았다 일어날 때,
또는 걷다가 갑자기 방향을 돌릴 때 자신도 모르게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날 때가 있다.
이같이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관절 속의 음압(일종의 진공 상태)
때문인데, 관절을 비정상적인 위치로 움직일 때 관절 속에 일시적으로 음압이
생겨 기포가 형성됐다가 이것이 터지면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모두 관절 질환은 아니며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기도 한다.
그러나 소리와 함께 통증이 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강북힘찬병원 조수현 부장은
"연골연화증·연골판 파열·추벽증후군 같은 관절질환은 초기에 둔탁한
소리와 함께 통증이 동반되는 대표적 질환"이라고 말했다.
힘찬병원이 무릎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내원한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10명 중 8명은 이상이 없었지만 2명은 무릎 관절염 등
질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둑' '덜커덕' 둔탁한 소리 자주 나면 연골손상 의심해야
무릎에서 거칠고 둔탁한 소리를 유발하는 흔한 질환은 '연골연화증'이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슬개골 밑에 있는 연골이 물렁물렁해지고
탄력이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원래 이 연골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하는 기능을 하는데,
연골이 연약해지면 표면이 게 살처럼 일어나거나 심하면 갈라진다.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마다 '두둑' 소리가 나고,
장시간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무릎이 굳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생긴다.
흔히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무리한 다이어트,
출산 후 급격한 체중 증가가 원인이다.
치료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찢어지고 손상된 연골을 다듬는 연골성형술로
자기연골과 관절을 보존해 주며 2차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준다.
단순히 '두둑'거리는 소리가 아니라 '덜커덕' 하고 뭔가 걸리는 소리가 난다면 '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반달 모양으로 한 쌍의 구조로
이루어져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소리와 함께 갑자기 무릎이 힘없이 풀리거나
무릎을 틀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한번 찢어진 연골판은 재생되지 않고 계속해서 찢어지므로 무릎이 걸리는
소리와 함께 통증을 느꼈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연골판 손상 범위가 넓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되면 봉합 치료만으로
관절기능을 되살리기 힘들기에 '연골판 이식술'을 해야 한다.
◆격한 운동 즐기는 20∼30대는 추벽증후군 조심해야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20∼30대에서 나타나는 '추벽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세도 '우두둑'하는 무릎 소음과 통증이다.
추벽이란 태아 때 형성되는 무릎 속의 부드럽고 얇은 막인데
선천적으로 3명 중 1명 정도가 갖고 있다.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무게 압박과 자극을 받으면 추벽이 외상을 입어
두꺼워지거나 부어 오르면서 연골을 손상시킨다.
이때 반복적인 운동을 무리하게 계속하면 비정상적으로 자란 추벽이 관절 주변
조직을 찌르면서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붓고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추벽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운동량을 줄이고 소염제를 함께 처방한다.
증상이 심하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추벽을 잘라내는 '추벽 절제술'을 시행한다.
부평힘찬병원 박승준 소장은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모두 관절 질환은 아니지만,
무릎 관절이 덜커덕거리거나 뚝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의 소리가 지속되면서
붓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전문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