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수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반영억 신부
복음;마태5,1-12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행복하십시오!」 교회가 어떤 사람을‘성인’으로 선포하는 것은‘성인들의 생애에서 드러나는 은총의 위대한 업적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하느님을 흠숭하고, 성인들의 거룩한 생애나 업적을 일부라도 본 받도록 신자들을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미 하느님과 일치하여 영생에 참여하고 있는 성인들이 아직 현세에서 구원의 길을 순례하는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전구하여 주기를 청원하기 위한 것입니다’(정하권). 다시 말하면 현세를 살고 있는 우리의 영적 도움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성인들의 삶의 모범을 우리가 살아감으로써 성인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성인을 올바로 공경한다는 것은 외적 행사의 복잡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행하는 사랑의 깊이에 있는 것입니다. 가경자 알베리오네는 “날마다 쉬지 않고 조금씩 주님께로 발길을 옮기는 것, 이것이 성인이 되는 비결입니다.” “그리스도를 닮고자 노력하지 않는 한 결코 성인이 될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복자 앙투안 슈브리에도 성인의 길을 말씀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님에 대한 앎이 모든 것의 열쇠입니다.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님을 아는 것, 바로 그것만이 성인의 길을 걷는 신앙인의 목표요, 지름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사랑하는 이웃, 친구, 가족이기에 잘못된 점, 고쳤으면 하는 점을 알려 주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며, 분명 누군가는 해야 할 몫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미사여구에 완벽한 논리로 조언을 한다 하더라도 그 안에 진심으로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난도질이자 뒷담화일 뿐입니다. 더욱이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그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요.”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모두는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1요한 1,12-13)이기에 성인입니다. 시편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행복합니다. 당신께서 뽑아 가까이 오도록 하신 이! 그는 당신의 뜰 안에 머물리이다. 저희도 당신 집의 좋은 것을, 거룩한 당신 궁전의 좋은 것을 누리리이다”(시편 65,4). 그러나 그 성인의 거룩함을 잃어가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거룩함을 잘 간수하여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은 8가지 행복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 행복은 현세생활에 근거를 두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하시고 이 세상에 현존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현세는 마침내 얻어야 할 진정한 천상행복의 연장입니다. 우리는 약속된 미래, 영원한 생명의 수혜자로 뽑혔기에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가난해서가 아니라 하늘나라가 우리의 것이기에 행복합니다. 슬퍼함이 행복이 아니라 위로를 받음이 행복입니다. 땅을 차지할 것이기에 행복하고 만족할 것을 기대하니 행복하고 자비를 입게 되고 하느님을 뵙게 되니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되고 하늘나라가 우리의 것이니 행복하고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으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그러므로 그 큰 행복을 지금 여기서부터 누리고 간수하고 지키시길 바랍니다. 행복은 천상의 것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뵈려고 애쓰고, 하느님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함을 안타까워 할 때가 행복의 순간입니다”(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란 하느님에 대한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자신 안에 모신 사람입니다” (니사의 성 그레고리오). 따라서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알되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행하며, 이 모든 것을 모르나 하느님을 아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합니다”(성 아우구스띠노). 주님의 뜻을 행함으로써 행복하십시오. 사랑합니다. 1.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음의 가난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희망을 두기에 그에게 온전히 의탁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할 것이기에 행복합니다. 2.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고 자기의 죄에 애통해 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행복합니다. 3.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 온유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상황, 처지, 여건에 흔들림 없이 평상심을 유지할 줄 아는 사람, 자제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4.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진선미를 갈망하며 천상 것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5. 행복하여라, 자비를 베푸는 사람들! 자비는 사랑입니다. 애간장을 녹이는 안타까움을 간직하며 이웃을 용서하고 사랑을 베푸는 사람, 이웃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사람입니다. 6.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주님은 ‘내가 완전한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고 하셨습니다. 거룩함을 지닌 사람, 죄에 물들지 않은 맑은 영혼을 지닌 사람은 행복합니다. 7.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외형적인 평온에 앞서 내 마음 속에 있는 욕심과 무질서, 불의와 미움을 거두고 화해를 전해주며 갈라진 사람을 맺어주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8.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선한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시기와 질투, 모욕과 중상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도들은 주님 때문에 모욕을 당하는 것을 특권으로 생각하고 기뻐하였습니다(사도5,41).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신을 벗어라 : 청주교구 내곡동 주교좌 성당/반영억 raphael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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