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 Love You All My Life 내 평생 당신을 사랑하리
2002. 6.20(목)~ 6.21(금) 영성 일기
그저께(6.18)는 대한민국의 신화를 창조한 날이다.
월드컵 이태리와 16강 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까지
1:0 으로 끌려가 패배하는가 하는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감독,선수,응원단의 이기려는 집념의 승리였다.
몇 분 남겨놓지 않고 설기현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리고
연장전에서 안정환 선수가 골든 골을 성공시켜
결국 2:1 로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그때 구역식구들과 생맥주 집에 모여
단체로 응원하고 기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렇게 기도하여라’”(마태 6,9-13)
주님의 기도에는 일곱 가지 청원이 들어 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의 뜻 등
하느님에 관한 3가지 청원에 이어
우리의 빵, 우리의 빚(용서), 우리의 유혹, 우리의 악 등
우리 삶에 관한 4가지 청원이 나옵니다.
청원들의 순서를 보면 주님의 기도의 기본성격이 드러납니다.
하느님의 거느리심 아래서
우리의 삶을 꾸려나가도록 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6.20(목)
오늘 퇴근 길에 가방을 잃어버렸다.
3호선 지하철 선반에 가방을 얹어 놓고
‘자동판매기가 되신 하느님’ 이란 책을 읽다가
충무로 역에서 내리려고 보니 선반에 다른 가방이 있었다.
순간 누가 가방을 바꿔 치기 한 것으로 느끼고
옆에 서 있는 손님들에게
가방 주인이냐고 물어보자 모두 아니라고 하였다.
할 수 없이 그 가방을 가지고 내려
안에 무엇이 있는가 보았더니
사탕만 5개 들어있는 빈 가방이었다.
그래도 그 가방을 가지고 집에 와
외환카드, LG카드 분실신고를 한 후
가방 지퍼를 열어보니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외환은행 통장이 있었다.
통장은 빨간 줄로 그어 못쓰는 통장 같았다.
순간 가방을 도둑맞았다는 생각이 스쳤다.
차분히 잃어버린 내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생각해 보니
각종 신용카드, 장기.시신기증 카드, 운전 면허증,
아파트와 회사 열쇠, 일기장, 통신성서공부 1-3과 해답지,
전철 pass, 식권 그리고 현금 약간, 필통, 안경 등
가장 아끼는 전 재산이 모두 있었다.
현금 등을 제외한 성서에 관한 것과
일기장 등을 보내주길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6.21(금)
아침에 눈을 뜨니 5시 20분 이었다.
어제 잃어버린 가방 때문에 잠을 설치고 나니 몸이 피곤했다.
마음도 개운치 않아 아침 운동을 포기하고
성당에 가서 새벽 미사에 참례했다.
성체 조배를 하면서 느낀 점은
1) 나의 소중한 물건을 잃어 버리게 함으로써.
이제 목숨까지 버려야 한다는 것을 훈련시키시는 것 같은 느낌
2) 각종 하느님에 관한 것이 가방에 들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훔친 사람에게 언젠가는 회개하여
하느님을 찾게 하려는 하느님의 계획이 아닐까?
3) 나보다 못한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도와 주었다는 자위감
등의 생각이 떠오르며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짐을 느꼈다.
정말 무겁고 괴로운 짐을 졌을 때
주님께 믿고 의지하면 마음의 평화가 옴을 느꼈다.
8시경 동사무소와 운전면허시험장에 분실신고를 한 후
출근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레지오 단장의 전화였다.
가방을 습득한 사람이 단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단장이 전화번호를 알려줘 출근하는 길에
내 가방을 습득한 신사동 금강기획 건물 경비대장을 만나
자초지종 이야기를 듣고 가방을 교환하여 찾았다.
이야기인 즉 그 분도 가방을 선반에 놓고 오다가
자리가 비어 가방을 갖고 자리에 앉았다고 한다.
연신내에서 내릴 때 가방이 바뀐 것을 알고,
오후 7시 30분 경 우리 집에 전화했었다고 하며,
자신은 군 생활 35년을 한 직업군인 출신이며
개신교 30년 이상 다닌 신자라고 소개했다.
차 한 잔씩 나누어 마시고,
영비천 10개를 6천원에 사서 전달하고
말씀사탕도 전했다.
가방의 무게 차이, 모양새로 볼 때
착각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지만
어쨌든 가방을 찾게 된 것은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었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마태 6,21)
세상의 재물과 부를 땅에 쌓지 않는 인생은
전적으로 하느님께로만 향하여진 인생이며,
하느님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 인생입니다.
세상의 재물은 좀 먹고 녹슬고 못쓰게 되며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갑니다.
세상의 재물을 땅에 쌓아두면
늘 불안과 두려움 속에 살 것입니다.
부질 없는 일에 인생의 온 에너지를 쏟지 말고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보물을 얻으려 애써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보좌신부님 강론:
우리는 선행을 하면 하늘에 보화를 쌓는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선행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진정한 선행이 아니며,
선행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 하는 선행,
즉 일상의 삶이 선행으로 이루어진 사람은
자기가 한 일을 선행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아멘.
天下有三危
천하에 세가지 위험한 것이 있으니
덕이 없으면서 윗사람의 총애를 받는 것이 첫째 위험이요,
재주가 없으면서 지위가 높은 것이 두번째 위태로움이며,
큰 공로도 없이 후한 봉급을 받는 것이 세번째 위험이다.
少德而多寵, 一危也
才下而位高, 二危也
身無大功而受厚祿, 三危也
20여년 전 광야를 걷던 시절에 쓴 일기를 보니
지금보다 훨씬 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일수록
주님께 의탁하게 된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요즈음 신앙생활이 느슨해 진 것은
저의 현재의 생활이 큰 어려움없다는
반증이겠지요.
가끔 20여년 전 2년에 걸쳐 쓴 영성일기를 보면서
주님의 사랑을 진하게 경험했던
나의 갈릴래아를 떠올려보며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마르 4,41)
예수님을 믿고 살아가지만
우리의 삶은 나아진 것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신앙은 우리에게 다가온 어려움 앞에서
무력하게만 여겨집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은 지상 여정이라는 배 안에서,
거센 돌풍은 물론 작은 파도에도
"나를 깨워라!" 하시며 기다리시는
예수님께서 계심을 잊지 맙시다!!!
첫댓글 화안내고 본인탓으로 여기며
하느님의 전교가 되길 바라는 고은 마음이
가방을 찾게해주셨네요.
할렐루야, 다행입니다
아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의탁하는 순간,
주님이 내 마음에 오시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이 그 분의 마음을
착하게 변화시켜 세잎 클로님의 가방을 돌려주게
하심입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우리를
지켜봐 주시고 인도하시는 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잠시나마 하나님의 은총을 느껴보는 시간 주심을~~~
아멘!!
제 글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