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강경희 칼럼] 트럼프 시대를 헤쳐갈 대한민국 필살기, 조선업
조선일보
강경희 기자
입력 2024.11.26. 00:10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11/26/W4MN75GHUZEBHL7MF4TLRIRVGA/
변변한 선박도 못 만들던 때 인재부터 키웠다
조선 입국, 해양대국 꿈의 반세기 성장사
세계 최고 조선 산업으로 한미 동맹 새 물꼬 터야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십 기술, 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북미 지역에서 기술·원가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사진은 필리 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조선업’을 콕 찍어 언급하면서 한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대한민국 산업에 놀라운 것이 많지만 특히나 조선 산업은 기적을 일궜다. 본격 도약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중화학 공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울산의 현대 미포조선소, 거제의 옥포조선소 등이 준공된 1970년대이지만 씨앗은 1950~1960년대부터 뿌려졌다.
변변한 선박 만들 기술이 없어도 인재부터 길렀다. 1946년 8월 22일 국립 서울대학교 개교 당시 공과대학에 9개과를 설치했는데 항공조선과를 신설했다. 학과는 생겼지만 가르칠 교수도, 교재도 없었다. 조선공학도들이 기계과 수업을 들으며 미국 조선학회 자료 등을 구해 함께 해석하고 토론했다. 1947년의 2회 입학생들은 동숭동 교정에서 길이 6.5m 소형 선박을 만들다 폭발 사고를 일으켰다. 이승만 박사가 기거하던 이화장 전화선이 끊겼다.
사고 원인을 들은 이 박사가 교정을 찾아가 학생들을 격려하고 부식도 챙겨줬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일본 잠수함 설계 경험이 있는 김재근 교수가 학과 신설 2년 6개월 만에 부임해 교육의 기틀을 잡았다. 6·25전쟁 중에 졸업한 초창기 조선공학도들은 대학 마치고 곧바로 강단에서 후배도 가르치고 미 해군 함정 수리도 담당했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출발부터 군·민 합동, 산·학 협력이었다.
6·25전쟁이 끝나고 미국 원조로 미네소타 대학이 주관하는 서울대 재건 계획이 가동됐다. 공학·의학·농학을 중심으로 교수진을 미국에 연수시키는 1950년대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6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산업화에 인재 공급의 밑거름이 됐다. 조선공학과는 미네소타대 대신 MIT로 연수를 갔다. 교수도 없이 학과만 달랑 만들었는데 10여 년 만에 모든 교수진이 명문 MIT로 연수를 다녀왔다. MIT 실험실과 같은 기자재도 들여왔다. 이승만 대통령은 하와이 이주 교민들이 힘들게 모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1954년 인하공대를 설립했다. 인하공대 개교 학과 6개에도 조선공학과가 포함됐다.
조선업 청사진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만들어졌다. 1968년 신설한 초대 청와대 경제2수석(경제1수석은 김학렬)에 36세 젊은 엔지니어를 발탁했는데 세계 최고 조선소에서 역량을 쌓은 인재였다. 1951년 서울대 조선항공과에 입학한 신동식은 스웨덴 코쿰 조선소에 어렵게 취업 문을 뚫었다. 선박 설계를 배우고 세계적 명성의 영국 로이드선급협회 국제 검사관, 미국선급협회 검사관으로 일했다. 박 대통령이 방미 길에 그를 설득해 청와대로 데려왔다. 신동식 경제2수석이 거제도를 수십 차례 오가며 초대형 조선업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 조선업의 성공은 기업인 정주영을 빼고는 논할 수도 없다.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은 “배 만드는 것도 어려울 것이 없다. 우리가 하는 건설 공사를 육지에서 수상으로 장소를 옮겨 건설하는 차이일 뿐”이라며 1972년 조선업에 뛰어들었다. 26만t급 초대형 유조선을 수주해 조선소 지으면서 선박 건조도 동시에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그래도 일본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던 시절이었다. 당시 세계에서 건조되는 선박의 절반을 일본이 수출했다. 1970년대 후반 한 일본 언론이 ‘한국의 조선업을 진단한다’는 기사를 냈다. “한국 조선업이 결코 일본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기사 말미에 “그러나 각 대학의 조선학과에 좋은 인재들이 많이 입학했다. 이들이 기적을 이루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문장을 여운처럼 달았다(박중흠 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회고). 정부 리더십, 탁월한 기업가 정신에, 두껍게 형성된 조선업 인재들이 뭉치니 정말로 기적이 일어났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조선업은 명실공히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중국 조선업의 팽창으로 수주량은 1, 2위를 다투지만 고부가 선박 제작은 압도적 1위다. 트럼프의 ‘조선업’ 언급에 태동기를 떠올린 건 조선업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출 산업이기도 하지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수호(守護) 산업으로 출발했다. 나라의 토대를 건설한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은 일찌감치 그 중요성을 알았다.
지난해 미 해군 측이 우리나라 조선소를 샅샅이 둘러보고 갔다고 한다. 트럼프 발언이 돌발적인 게 아니라는 뜻이다. 중국이 군함을 척척 만드는데 미국의 군함 건조 능력은 급격히 쇠퇴해 위기감이 상당하다. 트럼프 2기에 조선업 분야에서 미국과 기술 협력 방안을 주도적으로 제안해 나간다면 한미 동맹의 새로운 물꼬를 터나갈 수 있다고 본다. 당연히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여 민·관 전문가 팀을 만들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강경희 기자
holygrail
2024.11.26 00:26:02
시의적절, 정곡을 찌르는 컬럼입니다. 아직도 바다를 지배하는 나라가 패권을 쥐고 있다면, 치고 올라오는 중국 해군력과 대적하여야 하는데, 미국의 조선업이 붕괴 직전 수준이라 조선업 강국인 한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요. 다행히 트럼프가 현실을 직시하고 손을 먼저 내밀었다는 게 한국으로서는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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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주
2024.11.26 05:33:27
트럼프는 우리에게 조선업 관련 부탁을 했고 기자는 우리 조선업이 박정희의 중화학공업 정책에서부터 싹텄다고 썼다. 뜬금없는 소리가 같지만 박정희의 혜안과 신념의 결과인 중화학공업 육성은 "유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다들 박정희의 공과를 논할 때 공은 경제발전이고 과는 유신, 독재라는데, 유신이 없었으면 중화학공업 육성은 시작도 못했고 그랬다면 다른 경제토양이 형성될 수 없었다. 우리경제는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정희의 공은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며 모든 비난을 혼자 뒤집어 쓴 채 조국을 근대화를 위해 유신을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부탁을 보며 박정희는 훗날 역사가 달리 평가하리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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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2024.11.26 01:15:34
조선업을 통해 한미동맹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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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11.26 05:04:28
조선, 철강,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박정희 대통령의 미래지향적 애국적 정책 덕분에 우린 지금 행복과 부를 누리며 산다. 위대한 지도자 박정희를 욕하는 자들은 모조리 간첩이거나 종북 세력으로 보면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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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ba
2024.11.26 02:04:43
중공의 해군력은 숫자에 있다.이를 이겨낼 핵심은 한미간의 군사 기술과 건조 능력 합작으로 단박에 뒤집을 수 있다.역사적으로 정화의 함대외에는 싸우는 족족 필패의 해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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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2024.11.26 06:31:56
이런 칼럼을 읽을 때마다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방위산업, 포항제철, 항공기, 원자력 발전소 등 많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이 돋보이게 한 이승만, 박정희 두 대통령과 많은 공대교수, 엔지니어, 연구자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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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샘
2024.11.26 04:48:11
조선공학과는 인원은 많으나 일자리가 없어서 다른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다. 조선업이 활성화 되어서 인재들을 제대로 대우 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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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배
2024.11.26 07:21:33
역대 지도자를 보면, 당대에는 욕을 먹더라도 결과적으로 국가 백년지대계를 이룬 분들이 있고, 당대에는 반짝했으나 결국 국가에는 해를 끼진 자들이 있다. 건국초기에 그나마 선견지명을 가진 지도자들 덕분에 현재 국력이 이만해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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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up
2024.11.26 06:37:11
김승연회장의 승부수가 조선업에도 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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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11.26 06:17:50
음..이번에 해군 군함 수출 사업이 호주와 유럽에서 잘 안되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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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식
2024.11.26 04:20:24
동맹관계에 있는 미국 집권이 바뀌였다고 윤정권과 일부친정부 인사가 한미간의 공생관계 아니라 거의 적대적 관계처럼 부정적이고 비판적인데 과연 그런주장이 얼마나 한.미관계 상호 이익이 되는 외교로 이어 질수 있단 말인가 외교 힘의 영향도 받겠지마는 외교도 하나의 기술이다 머리를 써야 하고 정도를 따르는 것이 상책이다 서로 국익위한 대결장이 외교라고 하여도 미국과는 동맹관계다 부정적으로 보지 말라 트럼프의 인류평화를 위한 정책이 진리이다 왜 싸워야 하는냐는 것이다 현대전쟁은 대량 살상무기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전쟁이 어찌 인류를 위한 것이냐 전쟁이 집권자의 정권유지를 위한 것은 반민주적 작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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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개딸
2024.11.26 08:01:53
트럼프는 오랜 관행인 영국 다음으로 사실상 첫번째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것이다. 죄빠리들은 무식하게 두번째 만남이라고 무식을 드러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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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자유
2024.11.26 07:56:52
"박정희의 기관차는 이승만의 레일 위에서 힘차게 달렸다". 영화 '건국전쟁'의 마지막 나레이션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승만, 근대화 박정희를 독재자라 지칭하며 공적을 폄하하는 자들에게 한 마디 하자. 이런 '착한 독재자'는 결코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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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자유
2024.11.26 07:49:46
이승만 대통령의 지원,하와이 교민의 성금으로 1954년 인하대학을 설립했다. 교민들이 미국 가는 배를 탔던 인천 항구, 정착했던 하와이, 이 두 머리 글자를 따서 '인하'대학을 만들어 한국의 MIT를 꿈꿨다. 1984년, 인하대학 교정에 세워졌던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은 운동권에 의해 끌어 내려졌다. 40년이 지났다. 방관하는 인하대학의 동문이나 재학생과 교수들의 배은망덕.. 이런 대학은 폐교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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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
2024.11.26 07:45:06
인재들이 온통 의사 할려고 의대만 몰리는 이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한국을 먹여살리는데 일익을 톡톡히 담당하고있는 우리 조선업을 계속 세계 일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울대를 비롯해 조선학과 전통있는 부산대, 인하대,울산대 등 각대학 조선학과를 중점 지원해야 할것이다.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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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bolt
2024.11.26 08:27:47
할 말씀이 이게 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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