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산문고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신간 시집코너 앞에서,
나는 본다, 이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의 냉기보다 무수히 쏟아지는 역겨운 시집들을,
누구도 읽지 않은 일류의 시집들을.
한때 가이아의 향기가 흘렀던 이 시집의 종이,
폐지도 되기 전에 벌써
썩은 냄새를 풍기며
한물간 채소처럼 버려지고 있다.
아직도 착각에 빠져있는 배우들이
검정천으로 가려진 무대에서
저희들만의 유령 왕국을 만들고
북을 치고 장구도 치며 공연을 하고 있다.
대본에도 없는 왕을 옹립하고
군주가 되어 옥새도 찍히지 않은
교지를 남발하며
누구는 정승이 되어 우쭐거리고
누구는 남원고을 원님이 되어 주색잡기로 하루를 보내고
누구는 고부군수가 되어 수탈을 일삼고 있다.
누구는 관기가 되어 소모품처럼 노리개가 되었고
누구는 미관말직이라도 얻어 보려고 산해진미를 진상하고 있다.
매관이 성행하는 이상한 왕국
백성들이 이반한 유령 왕국
백색의 양귀비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그 향기에 취해 흔들거리는 폐허가 된 왕국
사방을 둘러보아도 관객은 없다
저희들끼리 웃다가 울다가
박수를 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자 공연을 마친 속물들이 가면을 쓰고
굶주린 승냥이로 변하여 먹잇감을 사냥하고 있다.
하늘을 막 날려던 가냘픈 까투리 한 마리
목덜미를 물려 피를 흘리고 있다.
첫댓글여백이 많고 감성에 의지한 시집은 잘 팔리고 그렇지 않는 시집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세태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일류의 시집들은 어떤 시집일까요...이번에 시간이 좀 있어서 많은 시집과 문학지들을 사 보았지만 아직 시를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이해못하는 내용의 문학지의 시들이 수두룩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시집일까요. 시인독자를 향해 내 놓는 시집이 아니라면 그런 산문 같고 짧은 수필 같은 그런 시와 시집을 누가 사서 볼까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시들은 일반독자들도 쉽게 읽고 이해하는 시들인 것을 보면 시인들이 시를 어떻게 써야할지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실험시니 해체시니 하는 시들은 정말 난해합니다.
시간 쪼개어 시집 몇권 구하려 교보문고에 갔더니 웬 시집은 그리도 많은지... 텍스트 시는 이미 접해온지라 종이값을 지불하기가 망설여지고,, 결국 서서 눈사냥하다가 돌아온 길... 삼류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 詩...나중에야 청계천 벼룩시장 헌책방에서 삼류에 맞는 시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첫댓글 여백이 많고 감성에 의지한 시집은 잘 팔리고 그렇지 않는 시집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세태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일류의 시집들은 어떤 시집일까요...이번에 시간이 좀 있어서 많은 시집과 문학지들을 사 보았지만 아직 시를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이해못하는 내용의 문학지의 시들이 수두룩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시집일까요. 시인독자를 향해 내 놓는 시집이 아니라면 그런 산문 같고 짧은 수필 같은 그런 시와 시집을 누가 사서 볼까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시들은 일반독자들도 쉽게 읽고 이해하는 시들인 것을 보면 시인들이 시를 어떻게 써야할지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실험시니 해체시니 하는 시들은 정말 난해합니다.
시간 쪼개어 시집 몇권 구하려 교보문고에 갔더니 웬 시집은 그리도 많은지... 텍스트 시는 이미 접해온지라 종이값을 지불하기가 망설여지고,, 결국 서서 눈사냥하다가 돌아온 길... 삼류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 詩...나중에야 청계천 벼룩시장 헌책방에서 삼류에 맞는 시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글이 책이 되어 출판되었을 때에는 이미 시인의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것이라고 합니다. 시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진솔한 삶이 담겨진 아름다운 글마당이 되어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