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새 학기가 시작되고 채플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합류하게 된 미국인 선교사 다니엘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예배 인도를 담당하는데 말씀과 찬양 중심의 예배가 되기 위하여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학생들 중 자원자를 받아서 교사와 함께 찬양팀을 만들었습니다.
학생 지원자들은 일주일에 두 번 점심 식사 후 자유 시간에 찬양 연습을 하며 예배를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아이들이 찬양 시간에 적극적인 참여를 할까 의논하다가 전자 드럼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다니엘이 제안했습니다.
주차장 공사랑 국제 인가 준비 커리큘럼을 잘 세워 나가는데 필요한 경비를 지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거의 바닥이 나가는 재정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재정이 힘드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전자드럼을 주시길 기도하자 제안하고 회의하던 교사들과 손을 잡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전자드럼을 주세요'
이렇게 기도한 후 머리속으로 하나님 바라보기보다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줄까 하는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믿음 없는 제 모습에 흠칫 놀랬습니다.
여전히 하나님보다 사람을 의지하고 싶은 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잠시 기도하였습니다.
"주님 죄송해요. 잔머리 굴리지 않고 하나님 하실 일을 기대겠습니다. 주님이 드럼 구입할 돈을 공급해 주세요"
아들과 며느리 될 민경이가 휴가를 이용해 짧은 방문을 하였습니다.
아들에게 결혼 기념으로 혹시 드럼을 사놓으면 어떨까 묻고 싶었지만 민경이 마음에 복음이 들어가는데 행여라도 방해가 될까 싶어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 오도록 하나님이 공급자이셨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나누다 보면 민경이가 살아계신 하나님 믿을 날이 속히 올 것이라 믿으며 시온이에게 말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저녁 먹고 돌아와 사돈 되실 분들이 보내주신 선물이라며 여러 가지를 전해주었습니다.
미역 다시마 미숫가루 등 마음 쓴 선물과 예쁘고 비싼 지갑을 보내왔는데 그 속에 신권이 들어 있었습니다. 전자 드럼 구입할 가격만큼!
사돈이 보내 준 마음을 학교 드럼 사겠다고 하면 아직 하나님을 믿지 않는 그분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아이들 결혼 기념이 되면 좋을 것 같은데 생각이 같을지 몰라서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이 기쁘신지 그리고 복음 전하는데 걸림돌이 아니 되기를 여쭙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다음날 이야기를 꺼내자 아이들과 사돈 되실 분들이 기쁘게 찬성해 주셨습니다.
참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어제 중고등학교 예배를 마치고 하교 시간에 드럼 칠 찰람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찰람, 다음 주부터 채플 때 드럼 연주해 줄 수 있어? 그러려면 일주일에 두 번 찬양 연습해야 해서 점심시간에 네가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없을 거야"
" 네 할 수 있어요, 연습에 참여할게요. 그런데.... 우리 학교에는 전자 드럼이 없잖아요.."
" 하나님이 우리에게 선물해 주셨어"
신나 하는 아이를 보며 저도 너무 기뻤습니다.
복음은 누군가의 사랑과 헌신으로 우리에게 흘러왔고 이 땅을 적시고 있는 줄 믿습니다.
저는 꿈을 꿉니다.
멋진 하나님의 사람으로 아이들이 자라서 곳곳에 자리매김하고 복음을 흘려보낼 날을 꿈을 꿉니다.
힘들게 힘들게 걷는 한 걸음 한 걸음.
그 걸음에 함께 계시는 하나님.
때마다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