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를 닮은 단단한 맛 방어, 방어 요리 레시피 나는 제주의 바다를 놀이터라고 부르곤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배낚시를 자주 다녔기에 어떻게 보면 내 유년시절은 제주 바다 배 위에서의 추억이 대부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제주를 대표하는 생선 중 하나인 방어를 처음 접한 곳도 바로 거기서다. 오늘은 어떤 생선이 잡힐지 기대감에 아버지 옆에 딱 붙어 있으며 숨죽이며 기다린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버지께서 무언가 올리신다. 내 어린 몸집에 비하면 그건 굉장히 큰 생선이었다. 나에게는 천하장사였던 아버지마저도 그 생선을 올리는데 힘겨워했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방어를 올리시는 아버지 옆에 서 있다가 그 생선의 꼬리에 맞아 너무 아파서 울었던 기억도 난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 낚시 대상어 중에서 어마어마한 힘을 자랑한다는 방어를 실제로 처음 본 그 날을 잊지 못한다. 겨울 제주 바다를 대표하는 방어는 수심 깊은 곳에서 거센 조류를 헤치며 살아간다. 당연히 활동량이 많아 근육조직이 단단하다. 게다가 자리돔을 비롯해 전갱이, 정어리, 멸치 등 다양한 작은 어류들을 섭취하는 어식성 어류인 까닭에 기름진 살이 특징이다. 겨울이면 이러한 힘 있는 방어의 살에 붙은 지방이 더욱 축적돼 고소한 맛이 절정에 이르기 때문에 음식재료로 인기가 보통이 아니다. 참다랑어 뱃살에 뒤지지 않는 녹진한 맛이 일품이며 지방과 육질의 조화로 스시의 나라 일본에서는 최고의 횟감으로 취급한다. 단순히 맛뿐만이 아니라 영양분 함유량 또한 탁월하다. 등푸른 생선의 대표라 불리는 참다랑어보다 3배나 많은 불포화지방이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D가 풍부하여 성인병 및 골다공증 예방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최고의 생선이라 할 수 있다. 제주에서의 방어요리는 제주 토속 음식에 비해 그 역사가 그리 긴 편은 아니다. 하지만 크면 클수록 그 맛이 더 좋다는 방어는 예전부터 일꾼들에게는 최고의 음식재료였기 때문에 소금구이, 전, 찌개, 매운 찜, 튀김, 조림 등 다양한 요리에 들어갔으며, 단단한 육질의 부드러움을 잘 살릴 수만있다면 어떠한 음식에도 어울릴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셰프가 알려주는 집에서도 간단히 요리할 수 있는 방어요리 방어 육회풍 무침 지방이 축적된 겨울 방어살은 기름진 육질의 고소함과 녹진한 맛에 실파의 은은한 향과 담백한 고명이 부드럽게 어우러져 소고기 육회와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필요한 재료는 방어살과 참기름(1T), 설탕(1T), 회 간장(1T), 미림(1t), 고추냉이(적당량), 마늘즙, 생강즙, 달걀노른자, 실파, 깨 등. 적당한 크기로 썬 방어살에 준비한 양념 재료를 모두 넣은 다음 골고루 버무리면 끝. 접시에 담아 달걀노른자를 고명으로 올려낸다. 방어 된장국 회를 뜨고 남은 머리뼈(부리)나 손질된 내장(아라), 남은 살 등으로 끓여낸 된장국. 방어의 기름기 때문에 일반 된장국에 비하여 걸쭉한 것이 특징이다. 방어 머리뼈로 우린 육수에 고소한 살, 구수한 된장이 어우러져 풍미 넘치는 시원한 맛을 낸다. 우선 다시물에 뼈를 넣어 육수를 우려낸 후 된장을 풀고 한소끔 끓으면 살과 손질된 내장, 버섯, 두부, 대파 등을 넣고 끓인다. 한 번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어내고 정종을 살짝 넣어 누린내를 잡고 준비한 채소를 넣고 끓여 완성한다. 방어 대가리 소금구이 제철인 겨울에 잡힌 신선한 대방어의 경우, 기름진 고소한 머릿살은 별 다른 양념을 첨가하지 않아도 훌륭한 맛을 낸다. 취향에 따라 레몬을 뿌려 상큼한 맛을 더하거나 회 간장에 살짝 찍어 약간은 짭조름하게 먹어도 좋다. 반으로 쪼갠 방어 대가리의 비늘을 깔끔하게 제거한 후 한 시간 정도 흐르는 물에 담가 피를 뺀다. 물기를 닦고 비린내를 잡아주는 정종을 뿌리고 적당량의 굵은 소금을 뿌리고 간이 잘 배도록 약 10분 정도 그대로 놔둔다. 달군 후라이팬에 올려 앞뒤로 노릇노릇 구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