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대대장으로 부임하면서 다짐했던 화내지 말자!
대대원들과 함께 8개월의 대장정 레바논 파병길에 올랐다.
나도 사람인지라... 특히 국내와는 상황이 국내와는 전현 다른 그곳에서 화를 참기란 쉬지 않았다.
다행히도 이역만리 중동에서 코더코를 통해서 코칭을 계속 받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화'를 주제로 여러번 코칭을 받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대대원들과 큰 불협화음 없이 임무를 잘 마치고 한명의 낙오자 없이 복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더코를 통해서 '화'를 참기 힘들다는 코칭을 받을때 조용히 듣고 있던 상위 코치님께서 별도로 '비폭력 대화'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다. 허나 코로나로 모든 우편업무가 막히고 레바논에서 이 책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작년 9월 귀국 후 평온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잊고 있다가 문득... 왜 그런지는 몰라도 올해 초 이책을 주문했다.
800고지에 숙영지를 편성하고 한달 간 천리행군을 하면서 왠지모르게 이책을 가져가게 됐다. 밤새 행군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할 때면 이책을 꺼내서 읽었다. 훈련 간 부대원이 까치독사에 물려 사경을 헤매는 상황이 발생하고, 비가오는 칠흑같은 밤에 계곡에서 굴러 부상을 입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순간순간 올라오는 '화'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
감수성 훈련을 통해서 이책을 다시 꺼내서 읽다보니 '분노(화)를 온전히 표현하기' 편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화나 났을 때 사람을 죽이는 것은 피상적이다.'
* 피상적 : 본질적인 현상은 추구하지 아니하고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현상에만 관계하는 - 국어사전 -
화가 났을 때 욕을 하고, 물건을 던지고, 상대방을 때리고 가장 최악... 누군가를 죽이는 일까지 벌어지는데 나를 보지 못하고
오로지 현상과 상대방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과연 분노(화)가 일어날 때 분노의 본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본질을 떠나서 분노의 화살을 나에게 향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난 10월 23일 배.느.실에 적었던 사람의 이기심과 연결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내 감정이 앞서는 것 같다. 그래서 말을할 때도 내 감정을 먼저 장황하게 말하려고 한다.(조금 이기적이다)'
이기심은 본의 욕구가 과발현 된 상태일 것이고, 분노(화)는 이기심이 과발현 되어 외부로 표출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분노를 자신을 일깨우는 자명종으로 활용한다.' '우리가 자기 욕구를 의식하면 분노는 삶에 기여하는 느낌으로 바뀐다.'
다행인 것은 내면의 욕구는 긍정적으로 표출되면 의욕, 욕심, 의지, 성취욕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부정적으로 표출되면
이기심이 될 것이다. 욕구가 이기심으로 변해서 올라오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 순간을 넘으면 분노(화)로
표출된다.
'분노는 다른사람을 벌주는데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보복으로 써버린다. 그 보복은 언젠가는 나에게 되돌아 온다는 사실을 모른채...
이웃 친구의 차를 몰래 몰고나갔던 열다섯 살 빌과 아버지의 대화에서 우리 딸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빌: 아빠는 그렇게 하지도 않을 거면서 이해하고 공정하게 대해줄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빌: (비꼬는 말투로) 정말 대단하시네요! 아빠가 힘을 써서라도 보호해야 할 정도로 내가 바보 같다는 것을 알게 되니 참
기분이 좋네요!
딸이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어떻게 벌을줘서 버릇을 고쳐놓을까! 이런 생각들은 표정과 눈빛으로 딸에게 전해져서
내가 아무리 포장을 해서 딸에게 다가가더라도 딸은 알아차리고 방어적 행동과 말을 한다.
욕구가 이기심으로 바뀌고, 이기심이 분노(화)로 표출되기 전 욕구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유지되기 위해서
나만의 '앵커링'을 만들어야 한다.
'죽이다(Kill)' 욕구가 과발현되어 피상적으로 표출된 죽임. 이 죽임은 여러가자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꼭 생명을 끊는 것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의지를 끊어버리거나 관계를 끊어버리는 부정적 영향이 대부분이다.
요트에서 Keel은 배가 전복되지 않도록 선체 하부에 달려있는 무거운 쇳덩어리다. 돛이 센 바람을 받아서 전복될 듯 기울어도
배 하부에서 든든하게 버텨서 원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나만의 '앵커링' 킬(keel)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