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1) 새로운 여정으로의 초대 “교리 문해력”을 높여 봅시다
최근 청년 세대의 문해력 저하에 대한 이야기들이 계속 들려옵니다.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이기에 글을 읽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졌으며, 기존에 두루 사용되던 단어들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며 어휘력도 함께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새로운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 측면에서는 아날로그 세대가 거의 문맹에 가까워 디지털 공간에서는 기성세대의 문해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내용들을 통하여 교리 전반에 걸친 내용들을 다루게 될 특집 연재를 맡으며 제일 먼저 제가 들었던 요청은 “쉽게 써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고학력의 신자들조차도 주보의 글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있으니 누구든 이해하기 쉬운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 안에도 문해력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의 문제와 동일하게 상당수 신앙인들은 신학적인 글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고 주요 교리 개념들과 신학 용어들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려운 개념들과 불친절한 설명으로 애초에 어려운 글들도 분명 있습니다만, 학력 수준과 관계없이 교회의 가르침을 전해 주는 글들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유에는 신학적인 글에 대한 문해력과 어휘력의 부족 문제가 큰 자리를 차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이 특집을 통해 교회의 가르침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교리 문해력(제가 나름대로 만들어 본 말입니다)”을 함께 키워 보면 어떨까 합니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들을 요약하고 있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볼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1) 신앙 고백, 2)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성사), 3) 그리스도인의 삶, 4) 그리스도인의 기도 - 이렇게 4부분에 걸쳐 총 2865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다룬 책입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익숙하게 들어왔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해 주려고 하면 말문이 막히는 주요 교리들, 특강이나 주보 등에서 종종 접하지만 사실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신학 용어들, 그리고 현대 사회 안에서 우리 신앙에 중요하고 심각한 주제로 부각될 수 있는 부분들을 선택하여 다루어보려 합니다. 꽤 긴 여정이 될 것이며, 교리 내용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쉽게 설명하려다가는 오해를 낳을 수도 있기에 때때로 무척이나 어려운 여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능한 모든 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접근하겠습니다. 우리 신앙의 핵심을 다지고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의 다양한 가르침들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자 하는 이 여정에 모두가 함께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4년 3월 31일(나해) 주님 부활 대축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