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바둑에서 가장 깨지기 힘든 기록은 이창호의 농심배 14연승이었다..
이창호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간 14연승을 하며,
한국팀의 6연속 우승을 견인했다.
그 기간중 5연승의 상하이 대첩도 포함된다.
그런데 절대 난공불락일거같은 그 기록이 어제 깨졌다.
신진서 는
상하이에서 열린 제 25회 농심배 3차전에서
중국의 딩하오를 완파하며 15연승을 기록 농심배의 새역사를 썼다.
2021년 5연승 온라인대첩으로 한국우승확정,
2022년 4연승으로 한국우승 확정,
2023년 구쯔하오와의 주장전으로 우승확정
2024년 현재 5연승중.
그리고 오늘
중국의 마지막주자 구쯔하오와의 최종전을 승리하게 되면 4년 연속 한국의 우승이 확정된다.
작년말 부산에서 중국의 셰얼하오를 꺽은 신진서는
상해로 날아가 19일부터 어제까지 하루도 쉬지않고,
일본주장 이야마.유타,
중국의 자오천위,
중국바둑의 대명사 커제,
2023 lg배, 삼성화재배 우승자 딩하오를 연거푸 격파하며
5연승했다.
사실 이창호의 14연승보다
신진서의 15연승은
그 난이도면에서 비교불가로 힘들었다.
이창호는 14연승을 6년에 걸쳐 하는동안
"상하이대첩" 한번만 5연승이었고,
나머지 5년은 평균 2판 정도씩을 승리하며 세운 기록이다.
하지만 신진서는
2021년 5연승,
2022년 4연승,
이번 5연승등
매일매일 다음 선수와 경기를 해야하는 농심배 특성상
연승을 쌓아가기가 극도로 힘든 조건속에서도
이 위대한 기록을 달성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창호가 14연승을 하는동안, 그래도 6회 우승을 할정도로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있었는데,
신진서는 15연승을 하고도
아직 한판을 더 이겨야 고작 4회 우승에 그칠만큼
다른 한국선수들이 심하게 형편없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전설로만 회자되던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 마지막 5연승을 이루고도
아직까지 한게임이 더 남아있다..,
고작 24세의 젊은 청년이
얼마나 엄청난 무게의 짐을 혼자서 짊어지고 있는지가 실감된다.
5연승을 하는동안
난다긴다하는 중국과 일본의 초일류들을
5판 모두 단 한순간의 불리함도 없이 어린애 손목 비틀듯 승리를 쌓아왔던 신진서 이지만,
딩하오와의 대국 말미에는
연일 치러지는 피말리는 전쟁에, 피로로 지친 표정을 살짝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세계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대국을 하루에 한판씩 둬가고,
그렇게 5연승까지 했다는건 그 자체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오늘 만약 구쯔하오와의 최종전마저 승리한다면,
바둑사에서 오청원의 치수고치기 10번기,
이창호의 세계메이저대회 17회 우승을 능가하는,
개인이 세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 만약 지게 되더라도,
그가 어제까지 준 승리만으로도
국가라는 공동체 사람들에게
한 사람의 구성원이 줄 수 있는 최고치의 자긍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한민국은 신진서 보유국이다
자랑스러운 신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