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여기는 故이윤정씨 빈소가 마련된 인천산재병원입니다
강민선 수습기자
안녕하세요. 민중의소리 수습기자 강민선입니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故이윤정씨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8일, 삼성반도체 직업병의 일환인 뇌종양으로 투병생활을 이어온 이윤정씨가 7일 오후 8시경에 운명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선배의 지시에 따라 허겁지겁 고인이 안치된 인천산재병원으로 달려왔습니다.
유가족을 취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마음이 짓눌렸습니다. 회사가 위치한 안국에서 장례식장이 있는 인천까지 가는 길 내내, 어떤 말로 그들과 공감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등 갖은 생각이 들면서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가득 안고 인천산재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의 날씨는 서울보다 꽤 쌀쌀했습니다.
곁에 가까이 있던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제가 잘 알 리 없었습니다. 다만 빈소에 도착한 저는 이들이 얼마나 이윤정씨의 죽음을 억울해 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故 이윤정씨의 남편인 정희수씨는 아내의 죽음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퍼함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억울한 죽음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힘들게 말을 이어나가셨습니다.
남편 정희수씨에게 조심스레 인터뷰 요청을 한 뒤,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정희수씨는 제 물음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셨지만,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누르시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정희수씨는 더 이상 이윤정씨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진심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오늘도 어김없이 이곳 빈소에 찾아왔습니다. 어제보다 부담감은 덜하지만 유가족과의 대화를 하는 내내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게 됨을 느낍니다. 이윤정씨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남겨두고 혼자 떠나가셨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이 세상을 등지고 가시기엔 어여쁜 아들과 딸이 있습니다.
故 이윤정씨의 발인이 10일 새벽 5시 30분에 치러지며, 8시에는 이윤정씨가 종사했던 삼성반도체의 본사인 삼성 전자 사옥 앞에서 영결식이 진행됩니다.
함께 해주시지는 못하더라도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