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 위로 모여라 - 세계관
언제든지
닳아도 좋아요
내가 묻힐 곳은 당신의 화폭이잖아요
/ 물감
너는 참 무심하다
시궁창에 있는
나를 여기까지 끌어와 놓고
어느새 등을 지어 있다
/ 짝사랑
너는 아름다웠으나 아름답지 않았다
사실 아름답다라는 말은 틀렸다
적어도 너를 서술하려면
더 위대한 단어여야 했다
아직 이 세상 따위에 너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다
/ 당신이 빛이라면
사랑해.
난 네 앞에서 가장 순수했고, 자주 뜨거웠고, 너무 들떴고, 많이 무너졌어.
사막에 핀 꽃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조리 쏟아부어서라도 너를 피워내고 싶었고, 네가 날아갈까 앞에선 숨을 멈추는 것 따위 일도 아니었다고.
/ 유성우가 떨어지던 밤
너의 눈은 나를 세계로 이끌어주는
단 하나의 광명이었다
/ 야맹증
드디어 나사가 하나 빠진게 분명하다.
곧 죽어서도 이루어질 수 없을거란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면서 하늘을 봐도, 비가 와도, 심지어 길가를 걸으면서도 당신 생각뿐이었다.
/ 당신이 빛이라면
세상이 허용하는 온갖 다정함으로 네가 만들어진 것 같아.
/너의 계절
사랑해.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이건 오래 변하지 않을거야
/ 너를 사랑한 경력
이내 네가 내 안 가득 번지고
나는 막을 겨를이 없다.
/ 번지다
누군가 한명쯤은 널 만나기 위해
온갖 삶을 거치고
걷지 않아도 될 길을 걷고
울지 않을 일에 자주 울고
받지 않아도 될 상처를 다 받아가며
너를 만나기 위해 걸어오고 있을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 당신이 빛이라면
너의 온 세상이 네게 다정했으면 한다.
/ 나의 너
당신은 내 작가고, 지휘자고,
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이고,
하나의 작품에 불과한 악보다.
/ 당신이 빛이라면
사랑해.
처음부터 그러지 않은 적이 없었어.
/ 당신이 빛이라면
네 생각에 기대 온 밤을 걸었다.
/ 거처
나의 유토피아엔 너도 있었다.
사실 너만 있었다.
네가 있어야만 했다.
/ 당신이 빛이라면
그렇다면
너는 나의 사계였을까
/ 사계
출처 | 백가희 작가의 모든 글에서
첫댓글 준면이 짤이랑 글이랑 너무 잘어울린다
유성우가 떨어지던 밤 뭐야 너무 좋다..
하… 너무 행복한 글이다🥺
넘 좋다
짤이랑 글이랑 너무 잘 어울려... 당신이 빛이라면이라는 글 내용 진짜 좋아
와......... 글 진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