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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과 '바람난 여자': 김부선의 폭발력에 대한 비교여배우적 고찰2 ^^
419 공판이 막 끝나고 찾아든 짧은 휴식은 달다.
오랜 긴장이 한 고비를 넘기고, 오랜만에 일상을 되찾게 한다. 본 회원 역시, 오늘도 열린 '대마비범비대위'토론회가 벌써 11회를 맞이하는 동안, 두 달이 넘게 편한 토요일 낮(7-8시간 시차있음 ^^)을 보낸 적이 없고, 이제는 비대위든 다른 활동이든 좀 더 생활 속에 편한 자리를 잡게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비상대책위원회'가 항시적이면, 이미 '비상대책'이 아니므로.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진 '한없는 매력'을 가장 정의롭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승화시키면서 이 곳 해리부선 까페에 수많은 민주시민들이 모이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삼마을 대표미인' 김부선 역시 자신의 본업인 영화배우에 대해 다시 한 번 적당한 거리를 갖고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대마비범의 인권여전사가 매혹적인 여배우인 것은 우리들의 큰 행운이나, 그 사실이 지금껏 심하게 가치절하 당하면서, '3류 에로배우'출신이라는 천만부당한 사회적 신분증을 받게 된 부조리를 모두 한 번에 없애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러므로, 지난 1월 7일 '예전의 청소년이 20년 만에 보내는 팬레터'를 썼던 순수한 아마츄어 영화팬의 관점에서 김부선의 영화배우로서의 '숨겨진 가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작으나마, '대마탄압'만큼 어처구니 없이 이루어진 '당당한 여배우탄압'의 사회적 질곡이 풀어지는데도움이 되기를 마음 속 깊이 희망한다.
우선은 제목에서 이미 말한 두 개의 영화가 어떤 필연적인 이유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단지, 우연하게 현재 같은 시기에 이 곳 빠리 시내의 동시개봉관에서 상영 중이며, 마침 두 영화 상영관이 약 300m의 거리와 3시간 40정도의 시차를 두고 각각의 영화를 틀고 있는 이유로, 휴일 반나절 보내는 스케쥴로 역시 극히 즉흥적으로 선택되었다는 점이 '빈 집'과 '바람난 가족'(이하 '바람난')을 동시에 말하게 된 이유일 뿐이다.
물론 이는 작은 사건은 아니다.
콧대 높기로 소문난 프랑스 영화계에서 최근의 한국영화를 시중극장에 복수적으로 상영하고,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사실은 기분 좋은 일임이 분명하며, 놀라보게 높아진 한국영화의 세계적 위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앞으로도 좀 더 활발한 동서양 문화 간의 '평등하고 대등한 교환, 소통'을 기대해본다.
하지만, 본격적인 영화평을 이곳에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의미도 적은 일이다. 단지, 본 영화팬의 극히 주관적인 영화감상법인 '비교여배우적 관점'(이를 맨정신으로 설명하긴 쉽지 않으므로, 그냥 이 글에 쓰여진 영화접근법이 터무니 없이 이름을 하나 붙였다고 간주해도 무방하다^^)에 기인하여, 생각나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몇 개의 정리되지 않은 감상을 옮길 뿐이다.
그러므로, 프로 영화인들은 본 아마츄어의 어쩌면 '흉칙할 정도의 편견이 가득찬 영화감상'에 대해 분노치 않기를, 너그럽게 봐주기를. 하지만, 그 밖의 여러분은 아래 모든 내용이 결국 항상 동일한 본 회원의 결론이듯, '김부선 만세!, 대마비범 만세!'로 귀결된다는 점을 그래도 감안하여, 내용 이해에 혼란이 없기를 희망한다. ^^
'빈 집'은 그 날 오전 11시 20분부터 조조할인 받아, 오랜만에 할머니, 할아버지 영화팬 들과큰 극장에서 조용히 큰 탈 없이 88분간 봤고, 나와서 아내와 점심 먹고, 다시 300m 걸어서13시 45분부터 약 105분간 역시 시설 좋은 극장에서 '바람난'을 50년 이상 경력의 영화팬 들과 절대로시끄럽지 않게 잘 봤다. 단지, 옥의 티라면 본인이 괜히 음료수를 계속 마시면서 감상하다가,두 번 다 잠깐씩 화장실에 '물빼러' 간 탓에 약 2-3분씩은 장면을 놓친 점, 그 점이 안타깝다.-_-
잠시 우선 다루게 될 세 명의 한국 여배우들의 간단한 신상을 비교해보자.
김부선: 1961년 생, 키 169cm
이승연: 1968년 생, 키 170cm
문소리: 1974년 생, 키 모름(또는 자료 못 참음, 약 165cm보다 작을 수 있다고 추정-_-; )
나이와 키가 여배우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이 될 순 없으나, 영화가 결국 사람을 다룬다는 점에서 또, 구체적으로 카메라에 담긴 사람의 모습과 행위를 보여주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위의 세 배우는 각각 순서대로 7세, 6세의 연령차가 있으며, 앞의 두 배우의 신장은 유사하고,세 번째 배우의 신장은 이 둘보단 다소 작은 듯한데, 이를 위의 두 영화인 '빈 집'과 '바람난'을 통해 주입해볼 경우 하나의 가능한 캐스팅을 생각하게 한다.
즉, 만약 김부선이 '빈 집'이나 '바람난'에서 각각 주연으로 연기했으면 어땠을 것인가?
물론 이 경우, 다소 다른 출연배우들의 조합들 역시 변경될 수 있으나, 본 회원의 관점에서 볼 때, '빈 집'의 주제구성에 큰 변화가 없으며, '바람난'에서도 주영작 변호사로 나오는 황정민만 교체할 경우 큰 변화가 없다고 간주한다.
즉, '빈 집'의 이승연은 김부선으로 직접교체 가능한 역할이며, '바람난'의 문소리, 황정민도 김부선과 다른 40대의 배우, 이를테면, -참 힘들긴하다,도대체 한국영화계 내에서 어엿한 중년남성배우가 많진 않기 때문이다!-고인이 된 임성민이나, 아니면 쪼금만 나이를 줄여서 이영하가 맡는다면 크게 지장 없이 영화를 이끌 수 있다고 우선은 가정한다.
말하자면, 두 영화에서 적어도 두 주연여배우는 '대체가능한 역할'을 맡았다고 보여지며, 이는 두 여배우가 안타깝게도 완벽한 자기투사를 영화 속에서 이루지 못했다는 점을 암시한다.또한 이처럼 두 여배우가 각각의 영화 내에서 겉돈 것은, 무엇보다 그 역할들이 '몸으로 연기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무슨 뜻인가?
우선 둘 다, 노출이 적지 않은 역할이며, 후자는 상당한 수준에서 80년대 애마부인 시리즈 이상의 성애장면을 담고 있다.
단지 이승연이 맡은 선화가 몇 마디의 간단한 인사말을 제외하곤 벙어리에 가까운 인물이라면, 문소리의 은호정은 대사와 성격과 육체적 사랑이 함께 섞인 인물이라는 점이 다를 뿐, 두 역할은 부유한 중산층에 속한 30대 여성의 부부관계와 가정사를 중심으로 묘사된 인물이다.
말하자면, 몸으로 삶의 질곡을 표현해야 하는 역할에 관한 것이다.
잠깐 두 여배우가 맡은 인물을 살펴보자.
선화가 갇힌 집은 평창동저택이고, 은호정이 사는 집도 같은 동네다. 하지만, 둘은 만나지 않으며, 그것은 단지 각각의 두 영화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업인의 아내 이승연은 큰 집에 하루 종일 갇혀 삶의 의욕을 잃고 있었고, 그 우울증에 대해 남편은 유아적 집착으로 대응한다. 그리고, 폭력으로 대처한다.
반면, 변호사의 아내, 문소리는 무용학원을 운영하거나 그 곳에서 강사로 일하며, 입양한 아들과 함께 매일 바깥에서 딴짓하는 남편을 기다린다. 바람 피는 남편을 알면서 눈감고, 상대적인 생활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시간을 갖는 점에 만족한다.
물론, 둘 간의 직접적인 인물비교는 위험할 수 있다.
사실상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많은 경우, '영상이 담은 시'에 가까운 반면, 임상수 감독의 영화는 지나칠 정도로 사회성을 담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두 여인의 묘사는 틀림없이 그 동네에 존재할 수 있는 현실성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그래도 한가하기 때문이다.
그 남는 시간과 남는 생활비의 잉여는 마음 속의 허전함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둘 다 진정한 연애를 갈구한다. 예전 혜은이의 노래처럼 '사랑 받고 싶어서, 사랑하고 싶었어'라고 말하진 않더라도, 결혼으로 인해 오히려 막혀 버린 사랑의 감정이 두 여자의 삶을 망치고 있었다.
이런 맥락 속에서 두 여자에게 남자가 각각 등장한다.
선화에게 등장한 태석(재희)이 결국 애매하다가 신비화된 인물이라면, 호정에게 등장한 지운(봉태규)은 너무 만화적인 청소년이어서,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연인이라는 점에서 역시 비현실적이다.
전자의 경우 결국 세상 어느 곳에서도 편재하는 수호천사와의 사랑을 이루고, 후자는 체조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온갖 테크닉이 가미된 육체적 교합을 이룬다.
말하자면, 선화/태석의 연애와 선화의 육체가 영화 속 사진처럼 정적이라면, 호정/태석의 사랑은 너무나 동적이어서, 심지어 짐승 같다.
이 즈음에서 한 번 '비교여배우적 관점'(^^)에서 상상해보자.
김부선이 위의 두 역할을 맡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예전 딴지 인터뷰에서 그녀는 문성근의 정숙한 아내로 나오는 연극제의를 '내가 겪지 않은 일이다'라는 이유로 거부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나칠 정도의 직업적 결벽증일 뿐 아니라,오랜 피해의식이 앗아 가버린 여배우의 들뜬 허영심의 부재를 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쉽지만은 않은 30대 여성의 삶을 경험한 관점에서 위의 역할을 이 아름다운 여배우가 맡았다면, 난 대단히 좋았을 것이라 믿는다.
왜냐하면, '빈 집'의 고독을 표현하는 데 있어, 평생을 붕떠서 살다가 정신대누드집 사건으로 무기자성선고를 받은 이승연의 스타상실감이 준 슬픔은 여전히 너무 가벼웠으며, 이창동의 장엄한 서사시에 잇따라 출연한 문소리가 자신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선택하더라도, 30대 여성의 성애가 갖는 절실함과 처절함은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이 곳 비평의 한 표현처럼 '밀리미터 단위까지 고려된' 김기덕 영화의 치밀함에도 불구하고, 이승연은 주연으로 느껴지지 못했고, 간혹 어쩔 수 없는 쇼비즈의 여왕전력이 '상처받은 분장' 속에도 드러났으며, 결국 마지막 몇 마디 대사로 영화를 TV드라마처럼 끝내는 듯한 인상을 주고 말았다. 그것이 이 위대한 완성도의 작품에도 불구하고, 대문자의 걸작이 아닌, 하나의 작은 걸작으로 남게된 하나의 이유다.
반면, '바람난'은 이 곳에서 상영된 영화의 변화된 제목이 암시하듯이, '한 한국여자'(Une femme coréenne)라는 신한국여성의 홍보성 영화로 전락한 인상이 짙다. 영화자체의 완성도나 주제의식이 '빈 집'(여기선 locataire; '임대인'으로 표제됨)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면서, 마치 심하게 말할 때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S그룹이나 L그룹 계열사의 쌈빡한 최신 핸드폰을 연상시킬 만큼 '기능통합적이고, 과장적이며, 고부가가치지향적'이다. 말하자면, 너무 많은 기능과 내용을 담으려 해서, 언제나 보지도 않고 보관하는 제품사용설명서처럼 낭비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그냥 '문소리의 바람 피기'가 훨씬 흥미롭고, 이해되기 쉬웠을 것이다. 곳곳에 보이는 서사구조의 불완전한 봉합연결과 '인체의 불만과 사회적 불만'을 따로따로 중첩한 영화흐름은 당혹스러웠을 뿐 아니라, 무엇 보다 중요한 영화자원인 자질 있는 여배우의 잠재력을 무의미하게 탕진시킨 바 적지 않다. 예전에 비데오로 빌려서 본, '처녀들의 저녁식사' 정도의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것이 임감독의 소질이나 성격에 맞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그것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스타일의 문제임을 감독이 고려했으면 하고 희망한다.
이를테면, 전인권의 노래가 부르기 어려우면서 감동적인 것은 너무나 분명하지만, 그가 신중현의 가냘픈 목소리로 부르는 '미인'이나 '아름다운 강산'을 잘 부를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노래를 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바람난'은 사실 문소리의 목소리에 맞는 노래가 아니었고, 그 이유로 '자다가 듣는 문소리'처럼 정답지 않고, 천편일률적인 디지털가공음향의 인공돼지소리처럼 거하게, 감동 없이 또한 지겹게 '사랑의 소리'를 살해했을 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 두 여배우가 맡은 역할은 실은 우리의 김부선이 마음 속 깊이 절실히 경험하고 그래서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그녀의 '18번'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또한 그녀가 좋아하는 숫자기도 하다. ^^)
말하자면, 우리들의 '419의 여인'은 사실상 요즘 한국영화계에서 적지 않게 쓰이는 표현인 팜므화딸(Femme fatale)을 연기하는 데 있어 가장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이는 말뜻대로, '치명적인 여인'을 말하며, 흔히 말하는 데로 '(사람을) 골로 보내거나, 스스로 '오방가서' 갈 길을 가고야 마는 운명의 여인을 말한다.
이 말 속에 아름다움이 반드시 전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생에서의 승부의식을 가진 여자나 남자가 아름답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승연은 '절대로 또한 언제나 치명적이지 않으며', 문소리는 '너무 약아서 스스로 오방가지 않는다'.
하지만, 두 영화 속 선화와 호정은 실은 너무나 팜므화탈이며, 그래서 실은 섬찟함이 느껴지는 여자들이므로, 이 역할에 맞는 국내 여배우로 김부선이 쓰여지지 않은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그녀가 얼마나 주부인지, 얼마나 생활력이 강한 부모인지 이 소송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된 본 영화팬으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처럼 치명적인 삶의 공격력과 '오방가는 일'을 절대로 두려워하지 않는 이 제주도산 여배우의 성격에 매번 놀라게 된다.
섞이지 않은 '야생떨'처럼 THC도 강하고, 순도도 높은 식물은 실은 위험할 수 있다. 절대로 남용되어선 아니 될 것이다.하지만, 만인을 위한 핸드폰이나, 만인을 위한 연인이나, 만인을 위한 포도주가 없는 것처럼,이 귀한 '419여배우'는 그 자체의 가치로 제대로 평가되어야 하며, 그 가치는 적어도 그녀의폭발력을 감지한 우리들 대마비범주의자들에게서라도 정당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삶을 치열하다 못해, '목숨 걸고 치명적으로 사는 여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당신은 너무나 아름답고, 당시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갈 길을 계속 가십시오. 우린 당신과 같이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삭막하고, 지겨운 세상의 반복과 질서를 넘어, 당신과 함께 같이 느끼고 살고 싶습니다.'
한국영화계는 김부선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지금껏 단지 폭발력이 강하다고,너무 치명적인 여배우라고 부담스러워서 거부한 적이 없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도 한 번 뿐이고, 김부선도 한 번 뿐이고, 그래서 '삶은 오방가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영화팬으로 돌아와서 일요일되는 새벽에 Marco 올림 ^^
첫댓글 그냥좋슴다,,,오늘도발려서죄송합니다^^
잘 지내지죠? 죄송하긴요, 아닙니다. 토론회에 참가하시는 것만으로도 이미 용기있는 실천입니다. 함께 힘내자고 이렇게 만나는 것이니까요. 참가는 이미 그 자체로 서로에게 힘을 줍니다 이번 주부턴 매주 수요일 오후 4시59분-부선씨 선택 시간임 ^^)부터 토론회 열립니다. 건강하시구요, 그날 뵙겠습니다. 대마비범 만세
토요일에서 수요일로 바뀌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