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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공정'과 작은 영웅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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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창 용 (칼럼니스트/중부일보 <조창용칼럼>집필) |
“'창바이산 홍보', 백두산 지배력 강화 포석” 이 같이 중국의 민감한 대응 이면에는 ‘동북공정’과 무관치 않다. 이미 중국은 우리 역사에 대한 침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고조선의 역사를 부정하고 고구려와 발해사를 중국의 변방사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만주 땅과 깊은 관련이 있다. 1909년 일제와 청국 간에 맺은 「간도협약」의 원천 무효로 불러올 파장에 대한 대비책이다. 장차 우리가 제기하게 될 간도를 비롯한 만주일대의 땅 반환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속셈이다. 이와 더불어 인근에 있는 백두산의 지배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른바 ‘백두산 공정’이다. 아시안게임이 열린 창춘의 지리·역사적 연원도 그 같은 의도에 한몫 보탰다. 창춘은 동북공정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길림성의 수도다. 이 도시를 중심으로 서북간도 일대는 우리 민족 수십만 명이 정착해 살던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본래의 우리 땅이다. 이 도시는 19세기 말 러시아 조차지로, 1905년 이후는 일본의 만주침략 전초기지였다. 일본이 세운 괴뢰정권 만주국의 수도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중국으로서는 창춘이 피침의 아픈 상처가 곳곳에 드리워진 곳이다. 자연, 자국 영토로서의 연원적 정통성이 미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 하에서 ‘동북공정’의 완결점은 옛 서북간도 일대의 지배력 강화에 있고, 백두산을 중국 땅 ‘창바이산(長白山)’으로 둔갑시키는 데 있다. 이 같은 중국 측의 의도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창바이산’에 대한 집중 홍보다. 중국은 아시안게임 성화를 백두산에서 채화했고, 주제가인 ‘야저우즈싱(亞洲之星)’도 백두산을 테마로 작곡했다. 개막 공연 역시 백두산을 소재로 인간과 자연·체육·문화를 융합해 표현한 작품이다. 아시안게임 홍보물 대부분이 ‘창바이산’ 소개로 채워질 정도다. 최근엔 백두산을 세계자연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고, 백두산에 스키장을 만들어 동계올림픽 유치도 선언한 상태다. 이렇듯 중국은 국제사회에 백두산을 중국의 산 ‘창바이산’으로 각인시키려 스포츠의 장을 정치화했다. 여기에 노골적인 편파판정과 자국 중심의 대회운영으로 패권국가의 면모를 과시하려 했다. 이런 와중에 돌출한 것이 ‘백두산 세리머니’다. 그토록 공들여 과시하려던 그들의 야심이 일거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우리의 작은 영웅들이 연출한 극적인 반전 드라마다.
“작은 영웅들 쾌거, 한없이 작아지는 정부” 이에 비해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당장 정부는 중국의 도발적인 해명요구에 유감을 표명하며 고개를 숙였다. 어린 선수들의 철부지 행동쯤으로 여기고 수습에 나선 것이다. 영토문제에 관한한 우리 정부의 저자세적인 외교의 판박이 모습이다. 적어도 정부는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 주장은 못할지언정, 중국이 스포츠 장을 '창바이산' 홍보장으로 삼은 데 대한 항의는 했어야 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지난 1993년 국회에 제출된 '백두산영유권 확인에 관한 결의안'이 자동 폐기된 사례만 봐도 그렇다. 대국 앞에는 이유도 모르게 왜소해 지는 게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현주소다. 이런 일을 두고 보면, 다가오는 북경올림픽대회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번과 같이 '창바이산' 홍보에 열을 낼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더불어 정부는 국제관계에 있어 꼭 해야할 때 '할말을 하는' 자주국가로써의 당당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중부일보 2007년 2월 8일 <조창용칼럼>)
첨부파일 : 없음 출처 : 중부일보 <조창용칼럼> 2007/02/08/목
동계아시안게임 기간 중에 우리 선수들이 펼친 ‘백두산 세리머니’로 인해 뒷말이 무성하다. 중국 창춘(長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도중, 우리 선수들은 시상식에서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는 글씨를 펼쳐 관중에게 인사를 했다. 애교성 해프닝 정도로 지나칠만한 일이지만 파장이 만만찮다. 대회조직위원회는 귀국길에 오른 한국올림픽위원장을 찾아와 항의와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중국인민의 감정을 훼손시키고, 올림픽정신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심지어 중국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영토의 주권을 훼손시킨 행위’라며 우리 정부에 공식 항의까지 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 네티즌들은 ‘백두산 세리머니’ 비하 패러디를 만들어 퍼트리는 등 사이버 공격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작은 해프닝이 영토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첫댓글 우리나라는 어떨 때 보면 정부가 없는것 같아요, 칼이 목에들어와도 사실은 지켜야 하는데, 작은 영웅들 입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