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일 (토) 경상북도 문경에 있는 절, 김룡사의 일주문이다. 홍하문이란 현판이 걸린 일주문에 닿기 전부터 이 곳은 비포장 도로였다. 일주문을 지나면 울창한 전나무가 하늘을 가린 김량사로 들어가는 길이 있었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김량사가 아니라 김량사의 암자 중 하나인 화장암이므로 그냥 지나쳤다. 김량사 앞 연못을 지나 산길로 간다. 깊은 산 운달산 자락에도 봄은 오고 있었다. (모든 사진은 크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인적없는 산길을 걸으며 상쾌함을 느낀다. 계곡 건너편에 김룡사의 또 다른 암자인 대성암이 보였다. 운달산 자락길엔 계곡물이 넘처 흐르는 곳도 있었다. 신발을 적실 정도였다. 정겨워 보였던 대성암 뒷문도 흐르는 물처럼 지나가고 조금 더 힘들어 보이는 길에 도달하자 이정표가 있었다. 화장암 가까이 온 것 같다. 능선이 아닌데도 평평한 길이 나타났다. 연분홍 진달래와 함께...... 마음이 설레였다. 계곡에서 흘러 내려가던 물이 산길을 한번 더 끊어준 지점에서 화장암이 보였다. 아! 스님 한 분이 홀로 살고 있다는 화장암 마당에 홍매화는 꽃을 피웠을까? 먼저 정문으로 올라간 처자들이 문이 잠겼다고 되돌아 나온다. 해우소가 있는 옆 문으로 가야 했다. 연못 같은데 풀이 자라고 있는 웅덩이를 만든 축대를 지나. 추위에 힘빠진 오죽 사잇길로 들어섰다. 아!! 이게 왠일, 매화는 전국토에 이미 다 피였건만 여긴 아직도 작은 꽃봉오리로 남아 있다. 불그스레 하게 보이는 홍매화 나뭇가지 사이로 스님의 모습이 보였다. 신도도 마다하고 수행과 불법 공부만을 고집하며 산 속에서 사십여년 전부터 홀로 사셨다는 스님 철없는 여인들이 자가용 시주와 골프회원권 시주로 땡 중을 만드는 속세에서 멀어져 있는 스님은 과연 어떤 분알까? 그것도 궁굼했다. 보여주기 위한 암자가 아니란 것이 금방 눈에 들어왔다. 정돈되지 않아서 편하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매년 무너지는 곳이 생긴다는 땅이 살아 있는 화장암. 화장하면 떠 오르는 장면이 있다. 火葬과 化粧. 임권택 감독의 화장이란 영화 장면이 생각난다. 요사채건물. 보기에 복잡해 보이지만 다 연탄재 같은 존재들이다. 한 때는 뜨거웠었다. 너도..나도. 70대 중반이라는 화장암 불휴당 스님께 인사를 했다. 지금도 청년같은 불휴당 스님께.... 뒤 뜰에 애기 홍매화는 꽃을 피웠다. 여긴 따듯했나 보다. 겨우내 장작만 팻는지 사방이 장작더미다. 저걸 다 어쩔건가? ㅎㅎㅎ 수명이 다 되어 무너질것 같았던 집을 보수를 해서 다행이다. 펑펑 쏟아지는 물이 아깝다. 저게 다 돈인데. ㅋㅋㅋ 세진루, 티끌까지 닦아버리라고.... 요사채에 걸린 현판이다. 자급자족의 현장. 예쁘다. 아름답다. 닫혀있는 대문 밖에 걸린 현판이다. 중현문. (200년이 조금 넘은 현판이다) 이 곳이 지금은 문경 땅이지만 예전엔 상주 땅이였다. 그래서 상주 목사였던 정동교가 현판을 썼다. 상주에 가면 상주목 관아가 남아 있다. 상주목 관아 입구에 태평루란 누각이 있는데 누각의 현판도 목사였던 정동교가 썼다. 1808년(순조8년)의 일이다. 화장암 중현문 현판도 그 시기쯤에 썼을 것이다. 문 밖의 풍경 문 장식의 밖 (이렇게 달린 문 장식은 처음 봤다) 문의 안 쪽 이 곳에도 아까운 물이 펑펑. 속물은 그저 돈 생각 ㅋㅋ 법당의 측면 화장암에 모셔진 불화 국보나 보물이 아니더라도 감동 받을때가 있다. 별볼일 없는 쓰러져가는 담장 일지라도 오랜 세월에 석화가 핀 기와를 보고도 때론 감동이 올 때도 있다. 고목 같았던 홍매는 스님이 40여년 전에 심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왜 고목으로 보였을까 아이들은 나를 노할아버지라고 한다. 거울을 본다. 내가 그렇게 늙었나. 老老라고 억울하다 ㅠㅠ 내려 가는 길. 물 빛도 산 빛도 곱다. 잠시 김룡사도 들렀다. 김룡사가 신라시대(588년)에 창건 됐다는 것을 알 필요는 없다. 그까껏 알면 무었하랴. 그냥 느끼면 된다. 오래 됐다거나 새로 지은 것이라던가 말 하지 않아도 다 안다. 남대문도 새로 지었다. 지금의 절들도 거의 임진왜란시에 불타버려 그 이후에 새로 지은 건물들이다. 천년은 커녕 500년의 세월도 느낄만한 건물은 없다. 마음으로 보아야 할 대목이다. 명부전 이 곳에 죽은자를 심판한다는 열명의 왕 명부시왕이 모셔저 있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우측에 2,4,6,8,10.의 왕을 모시고 좌측에 1,3,5,7,9의 왕을 모신다. 제1대왕 진광대왕, 제2대왕 초강대왕, 제3대왕 송제대왕, 제4대왕 오관대왕, 제5대왕 염라대왕 제6대왕 변성대왕, 제7대왕 태산대왕, 제8대왕 평등대왕, 제9대왕 도시대왕, 제10대왕 오도전륜대왕 김룡사 전경 보제루 옆 계단뒤로 대웅전 지붕이 보인다. 천왕문에 모셔 있는 돌로 만든 사천왕 김룡사 삼문은 보수 중 끝. |
출처: 바위솔 원문보기 글쓴이: 바위솔
첫댓글 명부전 설명 감사드립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사진 잘보고 갑니다.
잘알려지지않은 화장암 생소한곳까지탐방하셔서 사진과함께설명하신글 잘보고 잘익혓습니다 저도한번 꼭가보고싶은충동이생기네요. 감사합니다
정겨운 부연설명속에 상상의 나래를 펴며 사진따라 함께한듯 생동감을 느끼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안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