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돌뱅이 4
팀장이라니 팀장이라고 해두자
그는 봉고차에 싣고 온 열 다섯 개의 도넛 상자를 내게 준다
강남역 팔 번 출구 계단 가장 위 쪽에 황금색의 도넛 상자를 쌓는다
이로서 내 좌판은 완성되었다 쌓여진 도넛 상자에도 계급은 있다
팔려 나간 빈 상자는 밑에 깔려야한다 그래야 높이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이렇게 철저하게 깔린 나는 떨어진 생활비를 위해
팀장이 일러준 호객의 문구를 소리내며 도넛을 팔아야한다
나보다 아래 계단에 선 다리 없는 할아버지는
목발로 서서 바닥에 놓인 모자를 응시하고 있다
아주머니 한 사람 떨렁 동전을 떨어뜨리고 계단을 올라
허기진 얼굴로 내 도넛 상자를 사서 갔다
귀고리를 단 젊은이가 진열한 도넛을 넘어뜨리고 반말이다
아씨 미안해 젊은이는 계급적 언어를 잘 배워 익혔나 보다
볼 일이 바쁜 빛나는 사람들이 밟고간 계단에
열 시가 넘으면 손님이 뜸하고 나는 지폐를 셈한다
참으로 얄팍한 중년이 세어지고 얄팍한 오늘 일당이 세어진다
첫댓글 ㅎㅎ...버리세요. 그 경제 계급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가 만들어 준거랍니다. 내가 그들의 물건을 사지 않았다면 그들은 부자가 되지 못했을거고, 내가 가지고 싶은것을 갖지 않으면 상대는 경제 강자가 되지 못하지요. 나 먹을것 내가 만들어 먹으면 그들도 가난해 진답니다. 마음도 편해지고...다만 글이 다른방면으로 변하겟지요
매번 가르치려 하시네요. 다 맞습니까? ㅎㅎㅎ
아마 조금더 산 죄 일겁니다. 그리고 농사지어 먹고 살다보니 세상을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오늘 " 노인 생애설계프로그램"에 참석하여 그들과 이런 얘기를 해 볼 참입니다
오며가며 발을 밟는다든가, 어깨를 치고 간다든가...등등 요즘은 정중한 태도로 ``미안합니다.`` 소리 듣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불쾌한 경험이 여러번 있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깐죽대는 미소와 휙 지나치는 얄미운 바람뿐. 계급이 버물러진 도너츠 하나 먹고 싶습니다~
정말 싸가지 없는 애들 많습니다. 적어도 기본적인 예의범절과 공동체적인 도덕성은 가르쳐야 하는데 부모가 문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