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을 정복하여 요단 동쪽 지역에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 므낫세 반(半) 지파에게 땅을 분배하였고, 요단 서쪽 지역에서 제비를 뽑아 유다 지파, 에브라임 지파와 므낫세 반(半) 지파에게 땅을 분배하였다는 것을 여호수아 17장까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남은 지파는 일곱 지파인데, 오늘 본문 이후에는 이 남은 지파들에 대한 땅 분배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온 회중이 실로(Shiloh)에 모여 실로에 회막(會幕, The tent of meeting)을 세웁니다(1절). 성막(聖幕, Tabernacle)과 회막은 결국에는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회막은 히브리어로 “오헬 모에드”(אֹ֣הֶל מוֹעֵ֑ד)라는 단어로 말 그대로 “모이는 장막”이란 의미입니다. 성막은 히브리어로 “미쉬칸”(מִשְׁכָּן)이라는 단어로 사용됩니다. 미쉬칸이란 단어는 하나님의 임재를 강조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그리고 하나님과의 교제가 이뤄지는 장소를 의미하는데, 하나님과의 교제를 강조하는 단어는 회막입니다. 가나안 땅을 처음 정복한 이후에는 실로에 회막을 세웠고, 가나안 정복 초기에는 실로가 이스라엘의 수도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단 서쪽의 가나안 땅을 정복한 이후에 여호수아는 아직도 땅을 분배받지 않은 일곱 지파를 불러 “너희가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땅을 점령하러 가기를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라고 묻습니다(2절, 3절). 요단 서쪽 지역에서 유다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 므낫세 반(半) 지파가 땅을 분배받았고, 그 땅을 정복해 나갔지만, 나머지 일곱 지파는 땅을 정복하는 일에 머뭇거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이유였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가장 중심되는 땅이 이미 유다와 에브라임, 므낫세 반 지파에게 분배되었기에 불만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전체가 전투에 임하여 주요한 성읍들을 차지하였지만, 이제 지파별로 남은 땅들을 정복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여호수아의 질문을 보면, 남은 일곱 지파는 머뭇거리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여호수아는 일곱 지파에게 각 지파에서 세 명씩 뽑아 아직 분배되지 않은 땅을 두루 다니며 지도를 그려서 일곱 부분으로 나누어 가지고 오도록 하였습니다(4절~6절). 그렇게 지도를 그려서 일곱 부분으로 나눠 가지고 오면 제비를 뽑아 그 일곱 부분을 각 지파에게 분배하겠다는 말씀입니다(6절). 그리고 레위 지파는 제사장과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전적으로 담당하게 되기에 분배될 땅이 없을 것이고,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와 므낫세 반 지파는 요단 동쪽 지역에 이미 분배되었다는 것을 재차 확인합니다(7절).
여호수아가 명령한 대로 일곱 지파에서 각각 세 사람씩 선정한 21명이 가나안 땅을 두루 다니며 지도를 그렸고, 일곱 부분으로 나눠 왔고, 이것을 기초로 여호수아가 하나님 앞에서 제비를 뽑아 각 지파별로 땅을 분배합니다(8절~10절). 이렇게 하여 남은 일곱 지파에게 분배된 땅이 어디인지 이후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11절부터 28절은 베냐민 지파에게 분배된 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지파는 에브라임 지파와 유다 지파의 중간에 있는 땅을 분배받았습니다(11절). 28절을 보면 여부스라고 불렸던 예루살렘도 베냐민 지파에 속한 땅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예루살렘은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가 함께 분배받은 성읍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로 나뉠 때 베냐민 지파는 남왕국 유다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왕국과 북왕국으로 나뉠 때 두 왕국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지역이 베냐민 지파가 되었습니다. 베냐민 지파가 분배받은 땅은 비교적 좁았지만,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나안 땅을 정복하였지만, 아직도 가나안 땅에는 완전히 진멸하지 못한 성읍과 거주민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 가나안 땅 전부를 약속하셨습니다. 그렇기에 남은 땅들을 완전히 정복할 때까지 멈추지 말고, 지체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점령해야 합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받은 구원과도 비슷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받았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모셔 들였을 때 우리는 의롭다 칭함을 받게 되었습니다. 칭의(稱義, Justification)가 이뤄진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의인이라 칭함 받게 되었지만, 이 땅을 살아가면서 여전히 죄의 미혹에 넘어갑니다. 아직도 죄가 우리를 넘어지게 하도록 하는 영역들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주님 나라에 가는 날까지 이 죄와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삶의 모든 영역들이 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 되시도록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성화(聖化, Sanctification)라고 부릅니다. 내 삶의 모든 영역이 주님께서 온전히 다스리시도록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이러한 싸움에 지체하지 말고, 계속 죄와 싸워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삶을 완성해 가는 삶이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