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덕진이가 올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감동에 벅차 소리지르던 때가 지나 벌써 덕진이랑 함께한지 4달차가 되어갑니다. 덕진이랑 겨울시작점에서 만나 같이 따뜻한 봄바람을 느끼고 있어요
4달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덕진이는 예방접종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파보바이러스에 걸려있었어요. 툭하면 설사를 해서 집사가 된지 한달차에 별짓을 다 하며 알약 먹는 연습을 했습니다.
상태가 어느정도 호전될 무렵, 바로 예방접종을 실시했습니다. 덕진이는 아깽이 때 이미 되었어야 할 중성화, 예방접종, 동물내장칩 모든게 안되어 있어 급한 것부터 차근차근 진행했어요.
동물 병원을 못해도 2주에 한번씩 찾아갔던 것 같아요. 고양이에게 큰 스트레스 중 하나가 병원가기라서 병원 내원 전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덕진이가 생각보다 약도 잘 먹어주고 이동가방에도 잘 들어가주고, 무엇보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아이 상태를 세심하게 체크해주시고 잘 상담해주셔서 병원가는 과정 하나하나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동물병원에 갈때마다 덕진이와 선생님께 매번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덕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잘해주고 문제없이 약도 금방 먹어서 금방 4키로 넘는 몸무게를 달성했어요. 살이 오동통 오르니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졌어요. 원래 귀여운 친구들은 왕커져도 왕귀여우니까요.
그러다 봄이 되더니 덕진이도 피할 수 없는 때가 왔어요. 바로 발정기인데요. 이 때 이리 긁히고 저리 물고 메이팅 콜도 심해져서 예방접종 3차를 조금 미루고 급하게 중성화 수술을 했어요. 수술하니까 메이팅콜도 사라지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지금, 중성화 수술도 완료하고 예방접종도 끝났으며 구청에 동물 등록도 모두 완료했습니다.
하나의 생명을 거두고 함께 살아가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병원비는 몇십이 깨지고 개인 스케줄을 잡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고 후회하냐고 물어본다면 절대 아니라고 답합니다. 정말 사람간의 인연 못지않게 저에게 큰 의미를 주는 인연이 덕진이와의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덕진이는 생각보다 개냥이와 거리가 먼 친구에요. 그래서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고 저 혼자 울 때도 있었습니다. ‘내가 잘 못해줘서 덕진이가 날 별로 안좋아해’라고 우울해 할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항상 집에 도착하면 기지개 켜며 반겨주고 제 다리에 걸쳐서 자는걸 볼때면 금방 또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친해지고자 노력하는 경험은 참 따뜻하고 한 사람을 더욱 어른스럽게 성장시킨다고 느낍니다.
지금은 덕진이와 이사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큰 환경의 변화로 인해 구토를 한 적도 있고 선천적으로 감각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진단되어 요즘은 항불안제랑 항구토제를 먹고 있어요. 덕진이가 큰 소리에 겁도 많이 먹고 피부가 다소 꿀렁거리는 등의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참고로 선천적으로 예민한 고양이의 기질은 장건강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해요. 예민한 기질의 고양이는 장건강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하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서 지어주는 유산균 약도 꾸준히 먹고 있고 간식은 일체 못먹고 있습니다.(사료와 습식만 먹어야 하는 슬픈 고양이8ㅅ8)
그래도 이 힘든 시기에 약들도 잘 먹어주고 말썽도 안부려서 집사는 그걸 행복과 위안으로 삼고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음을 센터에 알리고싶어 구구절절 적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덕진이와 제가 만날 수 있게 인연을 만들어주신 센터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덕진이 이름에 맞게 함게 덕 많이 받는 나날 보내도록 할게요.
추신) 중성화 수술 전 엑스레이 찍다가 덕진이의 성장판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두살이라 생각하고 데려왔는데 한살정도로 추정된다 하더군요.
덕진이랑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일년 더 생긴거 같아 기뻤습니다. 참고로 덕진이는 사람나이로 중학생정도 되는 만큼 많~이 먹고 야생 퓨마처럼 뛰어다니며 놀다가 잡니다 하하하. 저희 집에 정글 퓨마가 삽니다!
첫댓글 멋진 퓨마네요. 덕진이 얼굴에서 사자의
모습도 느껴지고 냥냥이의 귀여움도 느껴지고, 넘넘 잘 생겼네요. (수…수컷 맞죠..~?)
4달동안의 노고와 애정이 느껴집니다.덕진이와 늘~~행복하셔요~
수컷맞아요! 귀염뽀짝 멋쟁이 수컷입니다! 위로와 응원 감사합니다!
@김고라니 하하하. 아시려나 몰겠지만, 긴머리
휘날리며 여심을 자극한 가수 이덕진이 생각나네요 ㅎㅎ 우리 덕진이도 여럿 냥이들 마음을 흔들어 놓겠어요.
눈보고있음 힘든것도
사라질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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