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단순하게 기상청의 예보만을 탓하기 위해 작성한 것은 아닙니다. 정말 역대급의 폭염속에 우리의 주변의 기상 예보는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가를 살펴보기 위함이요, 아주 조그만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것입니다. 올해 폭염은 전국을 초열대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하긴 평생 열대야가 없었고 한 여름에도 밤에는 창문을 닫고 자야 했던 대관령주변도 요즘은 열대야라고 하니 말 다했습니다. 화야산방에 위치한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도 한 여름에 창문을 열고 잘 수가 없었습니다. 열대야라고는 별로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아주 더웠다는 2018년 여름에는 제가 타국에 나가있었기에 더 엄청난 더위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2024년 8월 4일 일요일은 참으로 더웠습니다. 낮 최고 기온이 39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경기도 여주가 41도까지 기록했다니 정말 살인적인 폭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도 밤이 되면 기온이 떨어져 창문만 열면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대낮을 피해 해가 떨어진 저녁무렵 농작물에 물을 주었습니다. 일년생 작물들은 다년생 식물에 비해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기에 충분한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요즘처럼 폭염때면 수분의 배출도 급증하기 때문입니다.또한 당분간 비 소식도 없는 듯합니다. 기상청의 예보를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8월 4일은 물론이고 8월 5일 월요일도 오후에 잠깐 소나기외에는 비소식이 없습니다. 소나기는 예보가 맞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드디어 그 길고긴 폭염속 낮이 지나고 밤이 되어 창문을 모두 열고 잠을 청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밤 12시 기온이 29도입니다. 경기도일대에서 가장 열대야가 적다는 설악면지역의 현주소처럼 보입니다. 선풍기를 틀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선풍기도 온풍기 역할밖에는 못합니다. 그렇게 뒤척이며 밤을 보냈는데 새벽 5시반쯤 바깥이 요란합니다. 밤새 잠을 못이루다가 겨우 새벽에 잠이 들었는데 바깥에 요란한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6시가 넘자 행정안전부에게 긴급문자가 도착합니다. 오늘 6시 10분 경기 포천일대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엄청나게 비가 오니 정부의 긴급문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도대체 어제 밤까지 오늘 오후까지 비가 예보가 전혀 없었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하고 긴급하게 기상청 예보를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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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는 없던 예보가 생겼습니다. 오전 7시에 10mm, 8시에 5mm가 내린다는 예보입니다. 황당합니다. 비가 퍼붓고 나니 이런 예고가 나온 듯합니다. 아 이래서 기상청을 중계청이라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에서 호우주의보 소식이 도착하고 얼마후에 바깥 풍경입니다.
이때가 오전 6시 반입니다. 이때부터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고 강렬한 태양이 내리쬡니다. 기상청 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이 때 기상청은 또 어떤 예보를 내놓았을까 들여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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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합니다. 순식간에 예보가 변해버렸습니다. 중계청 역할을 정말 잘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일부러 기상청의 오보를 지적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한 행위같지만 저는 그런 의도 1도 없습니다.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발생한 상황이 너무 황당해서 이런 글도 작성합니다. 나중에 작은 기록물로 남기고 싶어서 입니다. 예보가 어느 정도 정확했다면 어제 저녁 일부러 비싼 물을 오랜시간 농작물에게 줄 이유가 없었겠지요. 시간 낭비요 물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요즘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폭우와 폭염이 시도때도 없이 발생한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것은 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기상청이 중계청 또는 구라청이라는 오명을 받는 것은 그만큼 기상이 현대인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상청을 지적하고 기상청에 불만의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우리 생활에 별 볼일 없으면 무슨 지적을 하고 불만의 소리를 내겠습니까. 시민들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날씨예보로 시민들의 행동과 계획을 정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기에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폭염속 기상청 직원분들의 홧팅을 기원합니다.
2024년 8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