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엄마 생신이라 주말에 미리 내려왔는데
마침 제사가 있다고 하신다.
집 도착 하자마자 고무줄바지(일명 몸빼바지) 갈아입고 음식준비 하려는데 울아버지...
빨리 나오라고 성화시다.
고추밭에 가보자 하신다..일해야 한다고 해도 막무가내시다.
큰봉지 몇개 가져오라신다..
더운데서 일하기 싫은디..ㅠㅠ
벌써 마을 정자나무 밑에서 약주를 거하게 드신후라 기분이 업 되셨나보다
뽕짝~을 아주 크게 틀고 차에 타신다...아들이 웃는다~ㅎ
안된다고 억지로 내리시게 하고 사위가 운전대를 잡고 다리건너 고추밭으로 향했다
아버진 일을 못하시고 동생들이 고추나무를 묶고 있었다.
간만에 내려온 딸 부엌일 안 시킬려고 하신걸까? ㅎ
아버지가 젤 이뻐하는 막내며느리 혼자 전 부치고 있던데.....
저 고추밭 뒤로 돌아 청양고추가 있으니 따 가라 하신다.
웬 유치원가방을 메고 일하냐고 하니..
고추묶는 끈을 요렇게 넣고 양쪽에 구멍을 내서 잡아당기면
걸어다니면서 아주 편하게 묶을수 있단다~
자슥~ 잔머리 굴리기는~ ㅎㅎ
역쉬 내동생이야~
아버지를 도와 벌써 3년째 농사일을 하는 둘째 동생..
올캐는 전주 시내에서 미용실을 크게 한다.
일주일 휴가를 내서 일손 도와주러 온 막둥이~
울엄마 아버지는 작년에 장가간 막둥이 아들이 젤 안쓰러우신가 보다.
고추 꽃~
탐스럽게도 열렸네~~에헤라 디야~ㅎ
풀인지 옥수수인지~~
집 앞 엄마의 텃밭~
아픈 엄마를 생각해서 동생이 대문 바로 앞에다 만들어 주었다.
고추,토마토, 오이, 호박, 수박.......그런데 하나도 안익었다 ㅠㅠ
찍고나서 이 오이는 내입으로 쏘~옥~
마트에서 사먹은 조선오이보다 훨~씬 연하고 달다 진짜로 맛있더라~
이게 오이꽃 인거 같다~
왜 우리집 문패는 마이산이지?
암마이봉 숫마이봉 나란히~다정한 엄마 아버지처럼~
S는 울 아버지 성? 아님 남쪽을 말하는 South? 뭔지 모르겠다..
다음에 이장님한테 여쭤봐야지~
드뎌 울집이다~엄마~~~
언니와 나까지 이집에서 태어났다..
장손며느리로 시집와 딸만 둘을 낳으신 울엄마..
고된 시집살이 했던 그집..
부엌에서 울던 나를 안고 젖을 먹이며 밥을 하셨던 엄마를
할머니께서 보시고는 고된 시집살이를 엄청 시키셨다고 하신다.
그 이유는 장마철이었나보다. 밭에 가셨던 할머니를 늦둥이 삼촌이
엄마를 찾아 물 건너 가다 그만 물쌀에 휩쓸려서....
당신자식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 자식만 젖먹이고 있다고...통곡을 하신게다..
엥........ㅠㅠ
그거이 어찌 울 엄마 잘못인가...
옛날분들은 이유없는 생떼를 잘 부리셨던거 같다.
울엄마.. 아버지한테 시집오기 전까지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키웠다고
외가에 갈때마다 외할아버지께서 한탄을 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유독 외할아버지는 큰딸인 울엄마를 제일 이뻐하셨다고 한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엄마 아버지는 다른동네로 못가시고
좀 멀리 떨어진 한동네로 이사를 하셨다고 한다.
거기서 남동생 장손을 보셨다 ㅎ
할아버지가 계실때 지었던 집..처마에 저런 나무들이 있었는데
아버지 다시 들어오시면서 집 지을려니...
기둥이 워낙 튼튼하니 그대로 두고 보수만 하자고 하셨단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로움~나름 잘 어울린다~
가마솥에 하얀 쌀밥 한가운데... 노~오란 계란찜은 항상 할아버지거~
할아버지께서는
한겨울에도 엄마가 뜨건물을 데워서 방까지 가져다 드리면
거기서 발을 씻으셨다고 한다
마루끝에 거울을 걸어놓고 외출하실때마다
백구두를 신으시면서 보셨다.
집안에서도 그옛날에 선그라스를 끼고 계실 정도로 멋쟁이셨다~
집짓는 일이며 종중일이며 일을 크게 벌리시는게 낙이셨던분...
지금은 장남이신 울 아버지가 그대로 따라 하신다~ㅎ
이 마루는 어릴때부터 있던거 그대로다..
윤기나게 왁스칠도 하면 좋으련만~
마루끝에 샷시를 다셨다..모기도 덜 들어오고 좋다~
애들이 방충망을 열어놓으면 울엄마는 연신 닫고 다니신다.ㅎ
엄마의 창가~
일 나가신 남편, 아들 생각하며 혼자 창가에서 무슨 생각 하실까~
ㅋㅋ 내가 고3때였나? 아니다 남동생 옷차림을 보니 갸가 대학생때 인가보다.
우리집 가족사진~촌스러워도 정감이 가는 사진~
뇌출혈 수술후 불편하신 엄마 쓰시라고 사주신 쇼파
지금은 아버지의 전용 침대가 되버렸다~
아버지가 쓰실려고 산거죠? ㅎ
신발 사이즈로 봐서 엄마 고무신이다~
남동생의 휴식공간...홀애비처럼 고생이 많다~
엄마의 장독대~편찮으셔서 관리를 잘 안하신듯..
엄마의 된장과 고추장은 이동네에서 내노라 하실정도로 일품이시다~
그 된장 맛을 못보게 되서 참말로 아쉽다...
친구들한테도 미안~ㅎ
아들 손주들이 먹고난 후 수박 한조각 드시는 울 엄마~
날파리 생긴다고 후다닥 뒷곁으로 내다 버리신다~
제사 지내기전 저녁식사~
맏 사위~
고부간의 식사...엄마와 막내며느리..
큰 며느리는 아프다고...둘째며느리는 미용실 바빠서 못오고..
애썼다 막내야~
시골에선 뭘 먹어도 꿀 맛이다~ 배가 불룩허니 걷기 힘들정도~ㅎ
농사 짓는 둘째 동생...눈에 넣어도 안아픈 막내딸과 ...
온가족 저녁을 다 먹도록 남편과 아들이 안 나타나더니
어디서 개복숭아를 한아름 따왔다~
집에와서 다음날 효소 담으라고 숙제 시켜놓고 본인은 출근~에거~ㅠㅠ
처음으로 심어봤다는 감자..크기가 제각각...
무조건 담아서 가져왔다..
큰건 구워먹고..부침개도 해먹고..작은 알맹이는 조림용반찬 하고~
엄마의 텃밭에서 따온 꼬부라진 오이..풋고추
이건 청양고추...풋고추도 매운데 이건 얼마나 매울까~
당분간 밑반찬 걱정 뚝~
첫댓글 정감있고 든든한 친정
부모님이 터억하니 지켜주시는 친정
풍성한 먹을거리가 기다려주는 친정
모든것 다 갖추신 님은 행복한 부자~~~^^*
마음이 든든한 부자 맞아요~
자주 찾아뵈어야 되는데 맘처럼 쉽지가 않네요~
푸짐하게 얻어온 친정 부럽네요^^*
다복한 가정~~~ 항상 건강하세요~~~!!
푸름님 원주 텃밭에서도 곧 나올 풍성한 먹을거리. . 기대됩니다
엄마...참 따뜻한 말이예요..그쵸?? ㅎㅎ
네~언제나 가슴 한켠을 아리게 하는 엄마~
종손며느리로 넘 고생하시고 얻은건 뇌출혈. .
그래도 엄마가 있어 행복해요~
요것 조것 종류도 다양하게 자식들 주는 즐거움에 그 많은 일도 마다 않으시고 . . .
마음까지도 풍요로워지는 풍경입니다. 친정 부모님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잘 보았어요. *^^*
에거 대문을 나설때까지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실리고 뭐라고 계속 말씀을 하세요~ㅎ
시골정취 물씬 풍기는 고향의 모습 참 정겹습니다.
넘 부러워요...그리고 서까래 잘 살려 리모델링 잘 하셨네요.
마루는 샌드페이퍼 그라인딩 작업으로 묵은 때 말끔히 벗겨낸 후,
토분 엷게 바른 후, 투명 니스 2회 정도 발라보세요.
나무 질감 그대로 나타나고 앞으로 백 년 이상은 끄떡 없을 것 입니다.
건축양식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 석가래라고 하신거 전 그게 참 좋았어요 무너트리지않고 보존하신게~
마루 윤 내는방법도 잘 아시네요? ㅎ
동생한테 일러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향집 서까래가 아주 훌륭하네요.
남자들은 특히 서까래 있는 집을 좋아하더라구요.ㅎㅎ
농사 규모도 크게 하시는군요.
특히 고구마 농사를 잘 지으시죠?.ㅎㅎ
저두 처마밑 저 석가랜지 서까랜지 그게 너무 좋았어요
기와도 그대로 있음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
헤~토양이 좋은거같아요
고구마 짓기 좋은 땅
같은종자를 심어도 다른밭에선 단맛이 덜해요~
나도 서까래 사진 보면서 넘 맘에 들었는데..ㅎㅎ
정갈한 시골집의 모습이
엄마가 얼마나 살뜰하게 가꾸며 사셨을지 다 보이네요~..
두분 언제나 건강하시길 빌어드릴께요~~~..
캄솨합니다~
좀 죄송한맘이. .답사때 버스에서 했던 말씀 생각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