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시작하면 곧 나오는 질문입니다. 악의 존재의 기원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미 존재되어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차츰 만들어지는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성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답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어찌 보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질문과도 같습니다. 답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보아야 하겠지요. 1편에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대조적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아주 편하게 색깔로 구분해줍니다. 과연 그렇게 반대로 나타날지는 아직 모릅니다. 현재는 둘 사이가 매우 원만하니까요.
또 하나 문제는 ‘나쁘다’와 ‘다르다’입니다. 차이에 대한 위식이지요. 우리와 다르면 나쁜 것인가? 그냥 다르니까 인정하고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서로가 다 다릅니다. 나라가 다르고 민족이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릅니다. 그 외에도 모든 것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 다릅니다. 하기는 형제도 다르고 쌍둥이라도 서로 다릅니다. 모습이 다르고 의식이 다르고 행동이 다릅니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끼리의 다름은 쉽게 인정하는데 멀수록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인종이 다르든지 나라가 다르든지 언어가 다르면 매우 멀리 느껴집니다. 하기야 한 나라 안에서도 지역이 다르면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사람은 자라면서 의식이 흐름이 변화합니다. 때문에 어려서 꿈꾸던 것을 장성하여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보고 배우면서 꿈도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재능을 지니고 있는지 찾는 일도 그닥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곁에서 가까운 사람이 유심히 보다가 발견해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모나 가르치던 선생님이 찾아내서 키워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스스로 좋아서 그 분야를 발전시켜 나가기도 합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을 좋아서 따라가다 보면 숙달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분야에 특기자가 되는 겁니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요. 좋아서 하는 일이니 말입니다.
초록색 피부를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일반사람과 너무 다르지요. 부모도 깜짝 놀랍니다. 결국은 남 취급당하며 자랍니다. 나중에 동생의 보호나 맡는 역이나 행하도록 도외시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흔한 말로 유별나지요. 남다른 초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미 눈 밖에 난 아이기에 그 능력까지도 무시됩니다. 그저 동생이나 잘 돌보라고 떠밉니다. 그렇게 ‘엘파바’는 동생이 대학 입학하면 곁에서 돌보라는 지시를 받고 함께 대학에 갑니다. 그곳에서 예쁜 공주 같은 ‘글린다’를 만납니다. 서로가 아주 다른데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글린다는 엘파바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친근해집니다.
엘파바는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릅니다. 어느 날 학생들 앞에서 그의 초능력이 나타납니다. 마침 학교장 ‘모리블’ 앞에서 보여집니다. 모리블 눈에 들었습니다. 모리블은 나름 따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 학생이라면 가능하겠구나 싶었겠지요. 그리고 특별대우를 해줍니다. 잘 따르면 마법사 대왕을 만날 기회도 줄 수 있다고 제의합니다. 대왕이 거하는 에메랄드 시티에도 갈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말해줍니다. 엘파바의 꿈도 그곳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자신의 잠재능력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던 터에 그 분야로 더 배우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고 권위자도 만나고 싶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그렇게 엘파바는 인정을 받아 드디어 마법왕의 초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으로 향하는 열차가 당도합니다. 엘파바가 떠나면 글린다를 끌어들입니다. 함께 에메랄드 시티로 들어갑니다. 드디어 마법사 대왕을 만납니다. 그 앞에서 시험을 당합니다. 전래되어온 비문의 마법책을 읽도록 합니다. 그 긴 역사 속에서 아무도 해독하지 못하였습니다. 여태 비밀스럽게 간직되어온 것입니다. 최고수준의 마법의 기술이 담겨있는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가지고 누리고 싶은 비밀일 것입니다. 마법사 대왕조차 해결하지 못한 비밀입니다. 과연 엘파바가 기다렸던 예언자의 사람일까? 그 자리에서 도망하고 싶어하는 엘파바를 글린다가 붙잡습니다. ‘너는 할 수 있어.’
과연 엘파바가 해독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 책의 효험이 엘파바에게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엘파바가 책을 차지하고 도망칩니다. 마법사 대왕이 그 자리에 와 있던 모리블과 합세하여 엘파바와 글린다를 쫓습니다. 성안을 쫓고 쫓기며 다니다가 글린다가 잡힙니다. 엘파바에게 혼자서라도 탈출하라고 글린다가 밀어냅니다. 위기의 순간에 엘파바는 책의 주문대로 읽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빗자루를 타고 중력을 벗어나 오릅니다. 그렇게 엘파바와 글린다가 서로 떨어집니다. 동쪽으로 그리고 서쪽으로. 이야기를 열며 ‘서쪽의 마녀가 드디어 죽었다,’ 하는 외침에서 그 서쪽의 마녀가 누구인지 짐작하게 됩니다. 도대체 왜, 어떻게? 궁금하면 2편을 기다려야지요. 영화 ‘위키드’(Wicked)를 보았습니다. 화려하고 경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