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값도 오른다… 식당서 5000원 넘는 시대 오나
하이트진로, 참이슬 7.9% 인상
정부 “2월 물가 여건도 어려워”… 4월 종료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
‘국민 술’ 소주 가격이 3년 만에 인상된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은 병당 1950원 선으로 오르고 식당에서 판매 중인 소주 가격도 5000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는 23일부터 소주 제품 출고가를 7.9%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2019년 5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 약 3년 만이다. 대표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 360mL 병과 일부 페트병류, ‘진로’ 제품 출고가가 전부 7.9%씩 오른다. 참이슬 출고가는 기존 1081원에서 1166원으로, 진로는 1015원에서 1096원으로 각각 80원가량 오른다. ‘일품진로’는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이트진로 측은 원재료비 등 각종 비용이 감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등 지난 3년간 14% 이상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며 “비용 절감을 통해 인상분을 흡수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주의 출고가 인상 폭은 100원 미만이지만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실제 부담해야 할 가격은 더 높아진다. 인상된 출고가와 유통 과정에서 드는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현재 병당 4000∼5000원에 판매 중인 식당가 소주 가격은 5000∼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판매가도 현재 1800원에서 1950원 선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주류업계 가격 인상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소주 주정(에탄올) 가격은 10년 만에 평균 7.8% 올랐다. 4월부터 주세법 개정안 적용으로 맥주에 붙는 세금도 L당 855.2원으로 기존보다 20.8원 인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먼저 올리나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물가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대외 여건에 대해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확대 등으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확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원자재·금융시장 변동성이 증가하고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도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2월에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류세 20% 인하 조치는 4월 말 종료 예정이나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세종=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