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206개의 뼈를 분질러불라
1.
출국준비
드디어 2월 3일 아침
오후 4시 20분 비행기였어
아침에 눈을 떴는데 뭔가 실감이 안 나더라
정신차려서 씻고 짐을 하나씩 싸기 시작했어
여권 카메라 핸드폰 있는지 제일 먼저 확인하고 액체, 젤류 따로 담았어
여자애 : 언니 짐 쌀려면 얼마나 남았어?
나 : 나 한 5분? 거의 다 끝났다
여자애 : 어..? 벌써? 짐 더 없어?
나 : 응
여자애 : 그게 전부라고?
여자애 : ? 언니 뭐 들고 온거야?
나 : 왜?
여자애 : 아니 저... 너무 작지 않아?
나 : 오래 여행할거면 배낭이 좋다고 그래서 배낭 들고 왔눈뎅...
빨간색 옆으로 매는 작은 가방이랑 이거 두 개 들고갔거든
나 : 뭐가 잘못됐니?
여자애 : ?
해외여행에서 필요한 배낭이라는 건 사람 상체만하거나 그 정도로 큰 걸 얘기하는거야
왜 책가방을 들고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등교하러 온거얔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가방 들고가는거래...
뭐 어때 짐 다 들어가면 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다른 사람들도 내 짐보고 놀라더라
2.
아점과 공항가는 길
난 먼저 나와서 체크아웃하고 19.6리라 숙박비로 냄
아점은 여자애랑 같이 하기로 하고 둘 다 돈이 없어서 싼 곳으로 들어갔어
짐을 다 들고 있어서 사진은 안 찍었는데 여긴 서비스비 3리라 따로 받더라
샌드위치 먹었는데
짜
진짜 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없으면 먹을게 안돼
그렇게 여자애랑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이스탄불 카르트 충전하고
트램을 타고 악사라이에 가서 메트로를 기다렸어
이스탄불 카르트는 동전으로 충전이 안되고 지폐로만 가능해
근데 이게 다른 곳도 그런건지 술탄아흐멧 앞에서만 그런건지는 확인 못해봤어
전에 얘기했었는데 메트로는 2개의 목적지가 있어
저렇게 전광판에 에어포트라고 적힌게 깜빡 거리고 도착했다는 표시를 하면 그걸 타야 돼
키라즐르로 가면 거긴 나도 어딘지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dk는 4분남았단 거야
공항행 메트로를 타는데 터키에서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나더라
입국해서 멘붕된 상태로 어쩔 줄 몰라하면서 걱정만 가득안고
트램을 찾으러 떠났던 첫 날이 엊그제같은데
14일이나 지나서
이렇게 능숙하게 카르트 충전하고
트램에서 환승하고
목적지까지 알아서 갈 수 있게 되고
먼저 인사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GPS 없이는 안절부절 못했는데 사람들한테 물어볼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기고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느끼면서
나도 뭔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 생각해도 혼자 간 건 잘 한것 같아
친구랑 왔다면 분명히 친구랑만 놀고 다른 사람한테 말 걸 생각도 안 했을거야
3.
출국
사프란볼루에서 만났던 여자애랑 출국시간이 비슷해서 카톡으로 연락해서 만나기로 했어
보딩패스 먼저 받고
소지품검사까지 하고
안에 면세점 구경하고 스타벅스도 갔어
여자애랑 노닥거리다가 4시가 돼서 움직였어
그리고 4시 10분 경에 아시아나 사람이 와서 지금 한국가냐고 물어서
늦었으니까 뛰어야한다고 해서 아시아나 사람이랑 급하게 뛰어갔어 ㅋㅋㅋㅋㅋㅋㅋ
여자애는 무빙워크 타면서 신나게 웃더라구
그 친구는 동유럽을 갔고 난 뛰어야했기 때문에
잘가라고 목소리로만 인사하고
또 연락하자고
그렇게 헤어졌어
4시 20분 출발이니까 여시들은 늦어도 20분 전엔 가도록 해
나처럼 뛰지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터키 남은 돈은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시리아 난민 애들한테 전부 줬어
그래봤자 2리라정도지만
그리고 비행기는 서울로 출발했어
스테이크랬는데 고기가 너무 질겼어
서울 도착하기 2시간 전에 준 밥
오믈렛이라고 해서 밥이랑 줄 줄 알았는데 계란만 있었어
오믈렛 > 과일 > 요거트 > 머핀 이렇게 나는 먹었음
조그만 케찹도 줬는데 터키말로 되어있어서 요거트인줄 알고 과일에 뿌렸는데 요거트가 아니더라구
잼처럼 생겨서 딸기잼인줄 알고 일단 놔두고 빵을 먹는데 쭉쭉 뿌렸거든
그 때 케찹인걸 깨달음...
오믈렛에 뿌려먹는 거였어...
4.
한국
오전 9시 45분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9시에 도착했어
근데 수하물 찾으니까 10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터키 떠날 때 기온 뜨는데 12도였어
근데 한국 도착하니까 영하 2도...
한국 너무 추워 ㅠㅠ
짐을 갖고 그대로 서울역으로 갔어
인천공항에서 ktx타면 부산 바로 갈 수 있지만
그럴 돈이 어딨어
무궁화호 타야지
서울역에서 부산역가는 기차를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너무 경계되더라
내 핸드폰을 갖고 간 사람이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터키보다 더 의심됐어
기차타는 시간까지 한번도 내 짐을 내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았어
일부러 기차표도 맨 뒤에 달라고 했는데 기차 호에 따라서 맨 앞인지 맨 뒤인지
달라진다고 해서 일단 1번을 받아들었는데
결국은 맨 앞 ㅋㅋㅋ
짐은 바로 내 위에 올리고 핸드폰과 카메라는 내 손에 꽉 쥐었어
부산까지 내려가는 동안 한 번도 내 손에서 놓지 않았고 잠들지도 못하겠더라고
누가 또 들고갈까봐
다른 사람도 위에 짐 올릴때마다 내 짐 안 들고 가나 쳐다보고
화장실도 가고싶었는데 참고 부산역에서 내 짐 다 들고 가서 화장실 갔어
그냥 기차 안에 사람들이 다 의심되더라
존나 의심병 ㅋㅋㅋㅋㅋ
그렇게 부산역에 도착했는데 어떤 사람이 네이처 리퍼블릭에서 마케팅 맡고있고 계약하러 부산에 내려왔는데
차이나타운에서 오토바이 타는 애들한테 캐리어랑 짐을 뺏겨서 핸드폰 하나 있다고
서울역까지 가는 기차표를 끊어달라고 부탁하는데
나 진짜 100원 있어서... 못 끊어드렸어 ㅋㅋㅋㅋㅋㅋ
좀 미안해서 마음 불편하게 있는데 친구들이 그거 사기같다고
네이처 리퍼블릭에서 근무하면 본사에 전화부터 해야하는거고
코레일 앱깔고 결제해도 되는거고
친구들한테 결제부탁해도 되는건데 왜 니한테 부탁하겠냐면서 안심시켜줬어
사기일거야... 그치?
그렇게 무사히 집에 돌아가고
내 터키여행은 끝이야!!
22편에는 깜빡하고 안 적은 것들
다른 지역에 대해 들은 것들
이런거 정리해서 마지막으로 올릴게
나름 요약한다고 썼는데 길었지?
내 여행을 다시 같이 봐줘서 고마웠어
뿅
첫댓글 처음부터 다 보고있는데 글 잘써줘서 고마워♡ 나도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 언니 글 보니까 아직 눈앞에 그려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배낭 진짜..?????대박ㅋㅋㅋ 난 2월9일 귀국했는데 어쩌면 오며가며 마주쳤을지도*.* 사실나도후기쪄뜸ㅋㅋ 이글보니까 귀국할때 심정이 다시느껴진다...글 잘보구가!!!
여시 여행 수고했어! 너무너무 여행 잘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싸? 뭘 싸? ㅎㅎㅎㅎ 울희 엿이 음란해
기차표끊어달라는거 사기맞아 ㅋㅋㅋㅋㅋ나도 지갑잃어버리고 난 뒤로 내가방이랑 짐 엄청 철저하게관리해섴ㅌㅌ공감된다 ㅋㅋㅋㅋ후기잘보고가!
왘ㅋㅋㅋㅋ여시진짜 어깨가볍게다녔다!!!! 어린애만한 배낭일줄알았는데...하지만 와타시 담주에 동남아가는데 여시보다 조금큰배낭 들고간다는게 함정....☆ 글잘써줘서 고마워!!! 잠깐이나마 글로 터키여행을 할수이떠쪄....
헐 ㅋㅋㅋㅋㅋㅋ여시 진짜 짐 적게 들고 갔네 ㅋㅋㅋㅋㅋㅋㅋ여행ㄱㅣ 첨부터 봤는데 진짜 잘한것 같애!!1 글올리느라 수고햇엉 !!:) 나 여름에 가는데 참고 많이 됐어!!고마웡♥
여시 짐 진짜 적다ㅋㅋㅋㅋㅋㅋ수고해쎵!!
언니 여행기 짱짱 재밌게 읽었엉!!♡♡
첫댓글 처음부터 다 보고있는데 글 잘써줘서 고마워♡ 나도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 언니 글 보니까 아직 눈앞에 그려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배낭 진짜..?????대박ㅋㅋㅋ 난 2월9일 귀국했는데 어쩌면 오며가며 마주쳤을지도*.* 사실나도후기쪄뜸ㅋㅋ 이글보니까 귀국할때 심정이 다시느껴진다...글 잘보구가!!!
여시 여행 수고했어! 너무너무 여행 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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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 뭘 싸? ㅎㅎㅎㅎ 울희 엿이 음란해
기차표끊어달라는거 사기맞아 ㅋㅋㅋㅋㅋ
나도 지갑잃어버리고 난 뒤로 내가방이랑 짐 엄청 철저하게관리해섴ㅌㅌ공감된다 ㅋㅋㅋㅋ
후기잘보고가!
왘ㅋㅋㅋㅋ여시진짜 어깨가볍게다녔다!!!! 어린애만한 배낭일줄알았는데...하지만 와타시 담주에 동남아가는데 여시보다 조금큰배낭 들고간다는게 함정....☆ 글잘써줘서 고마워!!! 잠깐이나마 글로 터키여행을 할수이떠쪄....
헐 ㅋㅋㅋㅋㅋㅋ여시 진짜 짐 적게 들고 갔네 ㅋㅋㅋㅋㅋㅋㅋ여행ㄱㅣ 첨부터 봤는데 진짜 잘한것 같애!!1 글올리느라 수고햇엉 !!:) 나 여름에 가는데 참고 많이 됐어!!고마웡♥
여시 짐 진짜 적다ㅋㅋㅋㅋㅋㅋ수고해쎵!!
언니 여행기 짱짱 재밌게 읽었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