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달래야 "
모처럼 온갖 꽃이 피어나고 새 잎이 돋아나는 싱그러운 봄 철,
또한 찬란한 삶 다하고 후회 없이 낙엽 지는 단풍의 계절도 좋지만,
나는 산골짜기 여기저기에 진달래꽃 화사하게 피어오르는 초봄이 가장 좋다.
진달래 꽃!
장미 꽃처럼 찬란하지도 않으며, 작약 꽃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모란 꽃처럼 장엄하지도 않으며, 개나리처럼 단조롭고 직선적이지도 않다.
벚 꽃처럼 단명하지 않으며,난처럼 고답적이지도 않고, 서민적이어서 좋다.
봄이 되면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이 진달래 꽃이련만, 천박하거나 속 되지 않고,
야 바라지거나 뽐냄이 없이 소박하며 은은하고 감칠맛이 있어 좋다.
본시 진달래 꽃은 슬픈 사연을 잉태하고
피어나는 운명의 꽃인지도 모른다가 보다.
인적 드문 은밀한 산골짜기, 남 몰래 피어있는 진달래 꽃,
하도 슬픈 사연을 지녔기에 너무나 가여워,
억제할 길 없이 가냘픈 꽃잎에 살며시 입맞춤한다.
진달래 꽃쯤은 하찮은듯 눈길 한번 주지 않은채,
무엇이 그리 급한지 총총히 서둘러 지나가는 인간네들.
천천히 꽃구경하며 세상구경하며 살아가지 않겠나 저승 갈 때
진달래 꽃잎 하나 물고 가고 싶지 않나!
2024년 6월 28일
최택만 시인 전 교수신문 주간
첫댓글 진달래 꽃은 한국의 꽃이지요. 김소월의 시가
한국인의 가슴을 온통 진달래 꽃으로 물들여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