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내내..감기 몸살을 떨쳐 버리려고 두터운 방한복을 껴입고선 , 일요일이면 종일 교회에 가계신 어머니 ..김권사님..
방에만 있는 전기담요 위에서 땀을 빼며 딩굴고 있습니다.
나의 집은 3층 , 다세대 주택으로 제일 꼭대기층 입니다.
세멘트 벽돌 불럭조..단열재를 넣은 이중벽으로 지은집 이지만 , 아파트와는 사뭇 다르게 윗풍이 있지요.
그래도, 어릴때 지내던 , 새마을 운동 시기에 지은 세멘 불록 집보다는 훨씬 지내기가 좋습니다.
감기를 떼어 버리려면..약을 먹고 땀빼며 쉬면 좋아질줄 알았는데..
딩굴면 딩굴수록 커지는 눈덩이 처럼..딩구는 시간이 더 할수록에..고통이 커져 갑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뱃속조차 합세하여 "민생고를 해결하라"고..연실 "꼬르륵"..거리니 할수없이 배 고파서 라도 일어났습니다.
"무엇..먹을것이 없나..? " 마누라를 성화대어 받은 밥상은..간장이 짠지(?) 싱거운지..? 간의 기별은 간곳 없고..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소고기 무우국도 맛보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독한(?) 감기 치료약이라도 먹으려면 공복은 피 하여야 하겠기에..
무우국에 한술 밥을 말아서 "후르륵..쩝쩝.." 미친듯이 (?) 떠 먹습니다. (이어서 약 한봉지..)
포만감과 무력감에 지쳐서 도로 자려니..방금에 식사도 부담되고..그냥 있자니 실내가 서늘 합니다.
(우리집 보일러 온도는 깍정이 (?) 마누라가 한없이 낮춰놔서 ..뜨뜻한 구들장에 지지는것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할수 없이 아들이 마련해준 전기 담요를 쓰시지요..오늘은 아들이 신세를 짐니다.)
어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식구들은 평소에는 실내 온도가 춥지는 않다고 여겼는데 감기 몸살을 앓고있는 오늘은..
유난히도 춥습니다. '보일러 온도를 좀 높이지.." '옷을 좀더 껴 입으슈.."
TV에 나오는 광고같은..철없는 소리를 하기도 그렇고..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었는데..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진 않을지언정..속이 "후끈하니"..달아 올라야 하는것이 평소의 생활의 경험인데..오늘은 그렇쟎습니다.
운동으로 열을 올릴 방법을 생각하다가 ..일요일이면 하는 대청소를 "무쟈니 힘써서" .. 해본다면 좋으리라..
그래..한번 땀빼며 청소를 해보자..! 진공 소제기로 구석구석 먼지를 모두 제거 한후에 청소용 밀대에 물젖은
걸래를 낑겨서.. 방 3개와 거실 주방을 ..구석구석을 밀고 끌고 다닙니다.
이렇게 한참을 돌아 다녔더니 (눈뜨고 보면 작아만 보이는곳이 청소 할때 만큼은 운동장으로 보입니다,) 온몸에 열기가 오릅니다.
"됬다..나는 아파도 움직여야 ..병도 낳을 팔자야" .. 잠시전에 효과에 만족감을 가지고 마누라에게 저녁을 일찍 만들라고
당부 합니다. 저녁에는 어제 사온 꽃게로 "꽃게탕"을 준비 하는군요.
보기좋게 끓인 꽃게탕은.. 훌륭한 맛을 기대 했는데.. 감기 때문에 도데체 맛을 알지 못하겠네요.
그나마 토막내어 끓인 꽃게 조각은 ..살점은 토끼간 빼어놓듯 어디다 모두 빼 놓고 왔는지..? 먹을 살이 없네요.
"무신 꽃게가 이 모양이람" ..불평을 해댔더니 오늘의 요리 주방장인 마누라는 ..'냉동 꽃게가 다 그렇지"...
자신의 선택을 억지로 합리화 합니다. (그래..항상 내가 조금 모자라지..)
실망하고 버린 게 껍질을 딸아이가 살펴 보더니.."아빠는..이렇게 속살이 있는데도 그냥 버리네" ...
제 엄마 역성을 들면서 나를 타박 합니다. (장가올 사위놈은 주거따..)
"네 아빠가 감기 몸살로 입맛도 없고, 먹는것도 귀챦아서 그런거야..네가 이해 해야 한다"...
어머니는 손녀딸을 타이르십니다. ( 우리집에서 내편은 오로지 어머니 뿐입니다..)
...
이렇게..귀챠니즘 저녁은 끝났습니다.
약 한봉지를 털어넣고 거실에서 기지개를 켜봅니다.
팔도 휘저어보고..육군 훈련소에서 하듯이 제자리 걸음도 해봅니다.
"컨디션..굿~" ... 역시 누워서 딩구는것 보다는 나에게는 활동이 더욱 어울립니다.
이렇게..저녁 7시를 작전에 둔 시간에 "힘들면 일찍 들어 오너라"..하는 어머니의 당부 말씀과
"잘 다녀 오세요"..하는 딸 아이에 인사를 뒤로하고 바람드센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일요일 저녁..다른 요일과는 다르게 오더가 집중적으로 나오는 곳이 없습니다.
2007년 처음 보내는 일요일.. 가족단위에 손님이 많다보니 고약한 매너를 가진 손님은 만나기 어렵습니다. (평소에도 그랬으면)
"오늘은 10콜만 타고 자정전에 들어오자" ..집을 나설때, 이렇게 마누라에게 혼잦말로..애기를 했었는데
계획대로 잘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예상보다 더디게 끝나고..때로는 예상보다 빨리 끝나고..9콜을 완료한 시간은 자정을 앞둔 11시 15분경 이었습니다.
평균 소요시간은.. 콜을 잡아 종료하고 다음콜을 잡기까지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일요일에나 가능한 시간 입니다.)
이제는 한콜만 더 타면 일을 종료할 계획 입니다. (자정 전에는 끝낼수 있겠군..)
간간히 뜨는 콜은.. 인천 전체의 창을 열어놓고 보아도 한두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요일은 힘들어..)
귀하디 귀한 콜이 가뭄에 콩나듯이 나오며..번갯불에 실려서 날아 갑니다.
"따닥.." 가정동 콜롬비아 공원에서 학익동을 잡이놓은 마누라가 집과는 반대의 방향이라 걱정 되는지 묻습니다.
"가..말아..? "
"가쟈..이것도 내 복인데" ... 목표를 세웠으면 채우려는 남다른 의욕을 잎세우는 소주병..(돈 만드는것도 그랬으면..)
비록 집과는 다른 방향이지만..이번것을 해결 함으로써..나오면서 했던 나만의 주문...'남아 일언 중천금"..!
확실하게 마누라에게 보입니다. (마누리에게 대접 받고 사는 이유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허언을 안하기 때문 입니다.)
또 한가지..마지막 이라고 생각하고 집과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집근처 도착콜을 간간히 타게 되지요.
이런저런 좋은 기억을 떠 올리면서 흔쾌히 손님과 통화 합니다. (감기 몸살은 아직은 견딜만 하군요..울루랄라..)
가정동 콜롬비아 공원옆..집안닷컴 ..부동산 사무실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손님은 도착을 통보 받고
금방 나올듯이 해 놓고선..10여분을 지체하고 나왔습니다.
찬바람이 드센 콜롬비아 공원을 감싸고 돌던 바람 귀신이..공원 앞을 서성이는 소주병을 스카웃 했습니다.
갑자기 맞은 한기로 온몸이 꼬이는듯 합니다. (취소 시키고 그냥 갈까..? )
그러나 이미 만난 손님은 " TV..사건 25시 " ..수배자 전단에 오를만한 인상을 가진분 입니다.
게다가 왼손 손목 아래로는 붕대를 감고 있습니다.
"날도 추운데 다치셔서 고생이 많으시겠네요"...소주병에 건네는 안부 말씀에 돌아온 대답은 이렇습니다.
"1월2일 신년 정초부터 경찰 새끼(?)하고 다투다가 이리 됬네요" ...(흐미..흐미..세상에나 네상에나..)
...
우리 누님 만수동에 내려 드리고 가야 하는데.. 만원 더 드리면 되죠..? "넵"...(공손 하게..)
누님이 조금 늦는 모양인데 기다려 줄수 있죠..? "넵" ...(또..공손 하게..)
이분이 적어도 어떤 분이란것은.. 소주병이 살아온 삶의 연혁으로 ..한눈으로 보아도 알수 있습니다.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괜시리 상처를 건드려서 좋을것이 하나도 없겠다..묻는말 외에는 말을 먼저 걸지 않습니다.
마누라는 먼저..최종 도착지로 보냈습니다.
날개단 백마..흰색 에쿠스..를 시동을 걸어놓고 그분의 누님이 나오시길 기다립니다.
그렇게 다시 10여분이 흘렀습니다.
이쯤되자..저도 미안 했던지 ..'허참..허참.." 하면서도.. 데릴러 가거나 재촉을 하는 전화를 할 생각도 안합니다.
(나중에 상황을 추론해서 알게 되었지만..누님이 전화가 없는 모양 입니다...신용불량..)
지겹도록 기다린 끝에..누님이 나타 났습니다. 고등학생인 조카와 함께...
범상치 않은 차주인과 같이..누님은 심상치 않습니다.
두 형제의 목소리 음색은.. 남들보다 "한옥타브" 앞서 갑니다.
차안에서 생활문제로 "옥신각신..씨부렁 조부렁" ..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의 그윽하고 나직한 대화 속에 지내던
소주병의 귀에는 ..'중국집에 불난것" 처럼.. 들리고 ,비쳐 집니다. (막판에 호떡집에 불난 꼴을 보는군..)
누님이 산다는곳은.. 만수동 신동아 아파트 뒷편.. 산비탈 심한 꼭대기쯤 입니다.
지금껏 옥신각신은 간데 없이..형제간에 헤어지는데 , 긴~ 이별담을 나눔니다..서로에게 다정하게..
그리고는 조카 아이보고선.."야..타라" 합니다. (조카는..엄마 ..다음에 또 봐요 잘 지내요..이런말(?) 까지 합니다..??? )
누나에 아들..조카를..왜 삼촌이 델꼬 가냐..???
도무지 이런 집구석 하고는 하나도 닮은 구석이 없는 소주병은 이해가 되지를 않았습니다.
'조카를 델다 주어야 하니 이번에는 옥련동 한국 아파트로 갑시다. 추가요금은 5천원을 더 주겠쏘"...
"넵"..(더욱 공손 하게..두사람에 포악함을 본봐 있기에..)
옥련동을 가는동안 조카에게 당부하는 말을 들으니..심상한 가족 관계가 아닌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제는 조카까지 내려 주었습니다.
최종 목적지 학익동 으로 갑니다.
차안에 손님은 그동안에 나에게 보인 가족간에 창피한 모습이 마음에 걸렸더지 ..모두가 내리고난 이때..
그동안의 자신의 가족 관계에 대해서 나에게 하소연 하듯이 털어 놓습니다.
그 분에 애기 입니다.
제가 올해 서른 둘 되었습니다.
위로는 지금 보신 누님이 한분 계시고..형님이 한분 계셨는데 작년 10월에 병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누님은 남들 결혼 하는때에 결혼 했다가 지금 보신 조카 아이를 제 애비에게 맡기고 이혼을 했습니다.(연유는 말이 없었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51세 되었을때 병으로 돌아 가셨고..어머니는 아버지와 싸운탓에 ,뒤끝으로 44세에
극약을 먹고 자살을 했습니다.(대단한 어머니를 두었습니다)
저주 받을 집안 이지요..가까운 일가 친척도 없고..아버지나 형님이나 고작해야 51세 까지 사는것 밖에는
못 보았으니..내가 아이를 낳고 키운다 한들..집안의 내력상..중도에 꺾일까 보아서..걱정 입니다.
결혼한지 2년이 되었는데..아내가 태중에 아이를 갖고 있습니다. 장인 장모가 낮이면 늘~ 집에 오셨다가
저녁이면 가시는데..요즘은 하던일도 부도나고..진짜..할일이 없어도 아내와 장인 장모를 위해서
낮시간을 피해서 밖에 나왔다가.. 저녁에 들어갑니다.
(양친 부모님이 안계시면..처가에 부모님 에게 라도..지금처럼 하시오..후일, 복록으로 이르는 길이 될것 입니다.)
이제 부터는 소주병의 추론 입니다.
누님은 어떤 자와 새로 살림을 차린 모양 입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동생의 형편이 괜챦아서 누님에게 살림살이도 되는껏 장만해주고 새로맞은 매형이..
한성깔 하는 누님과 잘 살기를 바랬던가 봅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얼만큼..조금전에 다녀온 산꼭대기 집에서 누님은 신내린 "만신"으로 지내는 모양 입니다.
그러나 다시 얻은 새서방은 날이 갈수록 건달 식객의 본색을 드러내고..
돈벌이 해다가 월세를 내기는 커녕..보증금 조차 다 까먹고..곧 쫒겨날 처지가 된것 같습니다.
이제는 당신에 하던 일도 내리막이라..누님에 생활을 지켜보기가 안타까워도 도울길이 없는가 봅니다.
만신 이라면..귀신도 불러내서 마음대로 부리고..얼간이 새서방도 마음대로 주물러야 되지 않겠어요..?
동생도 돈벌이 잘하라고 매일같이 축원을 해주고..
그러나..제 밑구녕도 못가리는것을 보니..엉터리 만신인가 봅니다.
(그려려니 차라리..동막골 개펄에 나가서 조개나 캐다 팔지..)
날개달은 백마는 차가운 겨울 밤공기를 가르며 잘도 달립니다.
부드러운 출발과 정지..유연한 차선변경..뒷좌석 탑승자가 신문을 읽더라도..
읽고있는 줄을 노치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코너링...
차도 쓸만 하지만..이 차를 조정 하는 조정사는.. 베테랑 소주병 입니다...
그치만..이 차에 타고 내린 나머지 사람들은 모양만 보기 좋은 살구 이었고..내용은 형편없는
소금물에 담근 ..땡감 이었습니다.
그래도 차주인은 고마웠다며 1시간 10분에 걸쳐서 대기하고 경유하고..온갖 객소리를 군말 없이 들어준 댓가를
지불 합니다. 2만 5 천원..
소주병이 일일히 이분에 사연을 조언 하기엔..처음부터 너무 많이 꼬였습니다.
그저..이럴때는 들어준것 만으로도 그 분께는 도움이 되었겠지요..
독일에 문호 볼프강.괴테는 생전에 이런말을 남겼습니다.
'첫번째 단추를 잘못 끼우면..마지막 단추를 끼울 구멍은 없다" ...
항상 원칙을 고매하게 여기는 소주병이..
사회 진출을 앞둔 딸에게도 자주 해주는 말 입니다.
아마도 우리 딸은 이러진 않겠지요..
"아빠..귀에 못이 밖혔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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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소주병님 글은 언제 읽어도 편안합니다. 관록도 느껴지고요, 따로이 글을 쓰셔도 될것 같습니다.
잘 감상 했습니다.....^^ 너무 좋아요......^^
소주병님, 잘읽었고요. 소주 생각납니다.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