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나를 좀 더 다듬어 보자. -
권다품 (영철)
자신의 기준에 맞는다고 좋아하며 친하게 지내는가 하면, 맞지 않는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자기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맞춰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춰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동성끼리도 그렇지만, 특히 이성을 판단할 때,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혹시 결혼할 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자기와 안 맞는 사람을 어떻게 만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결혼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만나보다가 맞지 않으면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녀를 낳고, 가정의 평화가 유지 되려면, 서로 맞는 사람끼리 만나는 게 좋은 게 맞겠다.
그런데, 내 입의 혀처럼 모든 게 다 맞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이 다르지 않는가?
낳아서 길러준 부모들의 배움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르지 않는가?
자기 마음에 다 들 수는 없겠다.
자기가 그런 욕심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건 아닐까?
자기는 다른 사람을 이해해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자신에게 그렇게 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 없겠고, 그런 무식한 사람이 없겠다.
마음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닐 것 같은데, 그 이기적이고 무식한 생각을 남에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은 싫어한다."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틀림없이 무식한 사람일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의 이성,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 등,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다면, 그 조건에 맞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날씬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동통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다.
밝은 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고, 어두운 색상을 고상하다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다.
혹시, 자기가 팝송을 좋아한다고, 트롯이나 발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을 '수준이 낮은 사람'이라며 무시하는 사람은 못 봤는가?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무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자기는 육류를 좋아하는데, 채식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무시하는 사람과 무엇이 다를까?
모임에서 말없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도 있겠고, 모임의 분위기를 위해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성격상 말 많은 사람하고는 도저히 못 어울리겠더라고."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그 사람이 수준 높은 사람이겠는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이 자기에게 맞춰서 싫어해야 맞는 건 아닐 것 같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럼도 있겠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다.
산행을 취미로 하는 사람도 있겠고,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다.
자기가 이공계통을 선택했다고, 돈도 안 되는 문과나 예체능계를 선택하는 사람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상적인 사람일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저런 적성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기와 생각이 좀 다르다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험담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사람을 훨씬 더 싫어할 것이다.
당신은 자신의 기준만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더러운 세상이라며 탄삭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는가?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나도 젊을 때는 똑똑한 척 한다고, 또, 개성있으면 멋있게 보일까봐, 어설픈 논리를 들이댔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이제, 책이라도 한 줄 더 읽고,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고, 글을 쓰면서 더 많이 반성해 봐야겠다.
남을 이해하고 칭찬해 주는데는 인색하면서, 나를 이해해 주고, 칭찬해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사람?
혹시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정말 걱정이다.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을 많이 이해하고,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괜찮은 사람이 아닐까' 요런 생각.
2023년 12월 25일 오전 11시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