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자마자 다시 달려나가는 모양새는 마치 무슨 숙제를 하듯이 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언제 또 이렇게 한가하게 오사카를 둘러보겠나 싶은
바쁜 마음이 먼저 들어서 다.
누군가는 한 곳을 수도 없이 찾아본다 고 하지만 3번이면 족하다...또 다른 곳의 풍광과
생활이 보고픈 쥔장으로서는 일본의 다른 지역을 찾을 날을 기대하면서 잰걸음으로 오사카 거리를 거닌다.
그래도 사람 냄새 폴폴나는 곳을 찾자면 재래시장이라 했건만 일본의 시장들은 이미 도식화 되어
있어서인지 우리네 시장처럼 와글와글 북적북적거림은 사실 별로 없다.
물론 흥정 또한 없으며 유일하게 큰 목소리를 내는 곳이 오사카 시장이라 하니 더더욱 구미당겨 하며
찾아든 여기저기 시장들...들어서는 곳의 간판이 늘 그 시장의 특성을 상징한다.
반가운 계란 꾸러미를 보는 순간, 예전 우리네가 기차타고 여행하면 필수적으로 만나는 삶은 계란 사라던
역무원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오사카는 워낙 복어가 유명한 곳이라 여기저기 복어를 상징하는 띄운 복어 풍선 광고가 널려있고
쉽게 복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지천이어서 시장통에도 난전 복어를 판다...그래서 말린 복어 가루를
사왔으나 물에 풀어 밥에 얹어 먹으면 된다는데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재래 시장이 생각보다 깔끔하고 조용해 놀랍기도 하지만 절임 식품과
그들의 전통적인 음식담는 나무통을 만날 수 있어서도 발품 판 효과 두배.
계속 이어지는 시장 순례 속에서 마주치는 자전거 행렬은 당연지사...여기저기 어디나 자건거가 자동차 보다
많지 않을까 싶도록 지천이요 그래서인지 거리의 공기가 도심치고는 순하다 는 생각이 들고
도시 공기에 쥐약인 쥔장이 맘놓고 걸어다닌 것으로 보아서는 서울 보다는 훨씬 맑은 공기를 지니고 있음을
느끼겠는데 아무래도 자동차 보다 많은 자전거의 교통 수단 덕분이 아닐까 싶다.
멀리 보이는 통천각은 에비스쵸라는 오래된 거리에 있어 그 유명한 덴덴타운, 전자 상가 거리를 지나면
멀리 서도 보인다....1956년에 세워진 '하늘로 통하는 건물'이라는 명명 아래 만들어질 당시에는
아시아에서 최고로 높은 건물이었으나 지금은 오사카의 상징적인 건물로 자리매김 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한때 명탐정 코난 에 자주 등장했다 는
잘 보면 시장 진입로에 죄다 상가의 특징을 표시하는 상징적인 간판들이 그 시장의 특성을
잘 나타내며 발길을 머물게 하는 것을 볼 수 있다...해서 오사카 한인 시장을 들어가 보았다.
시장이라 할지라도 간판 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발길에 채이는 것이 없도록 천장에다 매달은 배려가
돋보여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도 오래 된, 낡은 의식 속의 한인들을 만나는 서글픔도 있었다.
한인촌 답게 김치는 판매 1순위.
발 빠른 상인들은 벌써 기스면까지 챙겨다 놓았다.
뿐만 아니다...부침개와 전도 그들에겐 향수요 실제 생활이자 판매 우선 순위.
여전히 7,80년대 물품으로 진열된 상가 앞에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대한민국은 21세기를 향해 가는데 저들에게 고국이란 그들이 떠나온 시대에 맞물려 엉거주춤, 그 시절
그 기억으로 존재한다....두어 시간이면 비행기 타고 날아와 새로운 물건을 구비할 수 도 있을 텐데
싶은 쓸쓸한 마음....시대에 뒤떨어진 한복의 추레함은 더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류 대세, 열풍으로 상가를 장식한 남자 아이돌 그룹 '비스트'를 비롯한
한류 열풍의 주역들 기념판매대를 보니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아마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전 지역에서 보여지는 풍광이기도 할 터.
상징과 간판이 위로 매달린 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다시 한번 부러움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뭔가 이벤트를 활용하는 데는 선수급인 일본인들이 입시 지옥을 그냥 지나가기란 어려운 일..해서
맞물린 상술이 참하다....정성을 담겠다는 한인 식당도 반갑다.
역시 윗공간을 활용해 주변에 관광지,절이나 신사가 있다 는 표식을 해놓아서 뭔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을
주는데 좌우지간 오사카나 교토는 거리를 걷다 보면 최소한의 거리 사이에서도 신사나 절을 만나는 것은
다반사여서 일상 속에 그들의 신앙이나 기원 의식을 만나기가 쉽다.
하교길의 아이들이 그들만의 놀이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 예쁘다...그 유명한 란도셀을 보니 입학철이면
고가의 가방인 란도셀을 사주어야 부모의 자격이 된다 는 속설이 생각났다.
그 곁에 참한 약국이 자리하고 있는데 우리네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잡화점 약국에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종류도 다양한 온갖 것들을 그저 상점처럼 살 수 있는 반면
처방전이 필요한 약국은 약사들이 상주하며 처방전에 의거한 약을 제조하여 전달해준다...물론
한방약도 취급하는.
시장 곳곳을 다니다 보면 꼭 어딘가에 서점이 있다...우리는 물량 공세 대형화 바람, 거대 그룹들이
서점을 잠식해나가는 와중이지만 여전히 군소 서점들이 진가를 발휘하는 일본의 서점을 보면서
활자중독증인 쥔장으로서는 또 한 번 한숨이 나왔다...부러워 할 것을 부러워 해야지 라면서.
서점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나 책에 몰두해 누군가 한 컷을 날려도 알지 못한 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어르신 모습만 보아도 울컥...장 바구니 하나 들고 서점으로 향하신 어르신이 내내 건강하길 빌어본다.
....그렇게 시장 순례를 하는 동안 장터라기 보다 깔끔하고 빈 틈없는 그러나 넉넉한 그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탄을 하곤 한다.
몇 번을 말해도 또 하고 싶을 만큼 친절한 그들, 교육이었거나 환경이었을지라도 그들의 친절함이 마냥
부럽긴 했다...또한 무심한 시선도.
첫댓글 통천각은 오래전 나도 가본 기억이... ^ ^ 우리와 참으로 다른 재래시장 모습이구려~! ^ ^
재래시장이라기 보다는 정리가 잘된, 깔끔한 상점가 같은 느낌이었으나 그래도 다니면서 즐거웠습니다.
3번의 오사카 여행만에 쥔장은 통천각은 처음...주로 차량이동이 편한 유명한 곳만 다녀서 그런지.
그 곁에 아주 유명한 튀김집이 있어서 걸어서 간 보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