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로 가느소롬하게 각시눈썹 같은 갈퀴 같은 달이 떴다가는 지고
구리쟁방같이 둥근 보름달이 청청한 하늘을 어머니 같은 얼굴로 지나 이울다.
사각사각 깕아먹는 좀벌레 식량처럼 달(月)이 조금식 지워지고 있다.
보름도 지나고.... 들은 농부의 바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靑松白雪의 시나브로 시간
松竹은 峭寒이 사그라 드는 걸 들머리부터 봄 숨결로 느낀다.
즈음
나이 든 멋진 소나무로 덮힌 군락지가 이어진 용트림하는형세, 거대한 한 점의 그림 그려놓은 금계산을 오른다.
봄은 어름장 밑에서 온다고 했지...
산 계곡의 봄은 머뭇거리지 않고 주저하지 않습니다.
들과 바다의 봄이 뒤질세라 채비가 야무집니다. 물과 바람에 빚든 노랫가락에 맞춰
거침없이 내달리고 높은 산은 아직도 하얀 옷을 벗지 않었으나 얕은 산야엔 듬성듬성 눈 흰 살을 내밀고 있어도
햇살에 얼음 풀리듯 세레나데로 움튼 계곡의 봄 소리가 가득한 걸 다시 느꼈습니다.
새우는 평생 죽을 때까지 허물을 벗어야 합니다.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허물을 벗어야 합니다.
살아 있는 한 껍질을 벗고 새롭게 태어 나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듯
우리도 허물 벗어버리는 한 해 한해를 시,때를 맞혀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순환의 사계, 일년하고 도 또 일 년들을.....
노인의 잔치에 새우요리 이유가 바로 어르신도 평생 허물을 벗고 계속해서 성장하시라는 의미였던 것처럼
우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허나 세월을 이기지 못한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
春盡有歸日 봄은 오고 가고 하건만
老來無去時늙음은 한 번 오면 갈 줄을 모르네
春來草自生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나지만
靑春留不住젊음은 붙 들어도 머물지 않네
이내
봄내음과 살을 보듬어 주는 봄바람
흐벅지고 푸짐한 봄의 저물녘 햇살이 남아돌더니
그예 봄기운이 산뜨락을 진달래 꽃밭으로 물들리 것이다
盛觀, 역시 봄은 꽃이 피어야 성스럽고 위대하다.
이 나이에 더 바람이 있다면 욕심
마음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 아쉬워하지 말고
꽃도 시간도 사랑도 사람도 결국 사라지고(vanish) 지는 것을
소나무 향기에 취해 심신은 더욱 푸르렀다.
하산 길 갈비(떨어진 솔잎)가 스펀치가 되어 트레일은 구름길이였다.
그 밑은 따스한 김이 오르는 듯했다(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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