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3. [피아노 연쇄 토막살인 사건 - ⑧]
S# 46. 경찰서 4층 조사실.
나상은과 살인을 저지른 내연남 윤상국이 유 형사와 김 형사 앞에 앉아 있다.
유 형사가 윤상국에게
‘낙원악기상가 주차장’과 중구 신당2동 ‘클래식
저널’ 인근의 사설CCTV를 보여 준다.
윤상국 (체념하는 목소리로)
예. 저 맞습니다.
나상은이 ‘카페지기’ 이지윤이 자신의 인터넷 카페에서
자기를 자꾸 험담하고 강제퇴출 시키고,
‘클래식 저널’ 잡지의 우영은 기자는 자신을 모함하는 거짓 기사를
쓰고 있다고 해서 도와달라 해서 그랬습니다.
유 형사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봐!
하나도 빠짐 없이!
윤상국 나상은이 먼저 피해자들 집에 들어 갈 때,
핸드폰을 저와 통화 상태로 해놓고,
현관문 틈에는
‘피아노 해머 헤드’ 조각을 붙여 놓습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저는
그러면,
나상은이 핸드폰으로
‘들어 와’ 하고 저에게 신호를 보내면,
미리 열어둔 문으로
제가 들어가서
피해자들을 결박하고
커다란 비니루를
깔아 놓은 화장실로 옮겨 놓습니다.
그러면, 나상은이 옷을 벗고 들어가서 ‘만능 톱’으로 .
김 형사 (놀라는 목소리로)
너가 아니고, 나상은이 피해자들을 절단 했단 말이야?
윤상국 예.
두 형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한 동안 말이 없다.
김 형사 그럼, 피해자들의 목 경추에 난 끈 자국은 뭐야?
윤상국 나상은이 자기가 가지고 있던 ‘피아노
줄’입니다.
자기가 직접 만드는 장신구에 쓰던 ‘피아노
줄’이요.
유 형사 설마, 자신이 피해자들을 죽일
때 범행에 사용했던
‘피아노 줄’로 자신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거야?
윤상국이 고개를 끄덕인다.
유 형사와 김 형사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유 형사 이년 개똘아이년 아니야!
조사실에 정막이 흐른다.
윤상국 (마주 앉은 유 형사를 보며)
형사님들이 저를
잡으러 오시지 않았으면,
제가 먼저 자수하려고
했습니다.
유 형사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윤상국이 김 형사에게 담배를
얻어, 한 모금을 빤 후에
윤상국 (울음 섞인 목소리로)
사실 저도 그 여자가 무서웠어요.
무서웠다고요.
나상은의 집과 모텔에서 그녀와 섹스를 하면,
나상은이 저를 올라타곤 하는데
그때마다,
그 여자가 제 목을 양 손으로 조르는데,
그 눈빛이!
위에서 저를 내려다 보는 그 눈빛에서 섬찟한
광기서린 무언가가 자꾸 보이는 거에요.
제가 본 그 여자의 눈빛은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어요.
윤상국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운다.
유 형사와 김 형사는 마주 보고 기다린다.
윤상국 (울음을 멈추고,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근데, 저 정말
김태수, 최홍덕! 그 두 사람은
저 정말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제가 안 죽였어요.
김 형사 (소리를 높이며)
너가 그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증거 또한 없잖아!
윤상국 (답답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저는 그 여자가 시켜서 두 여자의 살인을 도왔을 뿐이고,
저, 나상은이 무서워서 이렇게
순순히 말씀 드리잖아요.
윤상국이 담배를 한 모금을
빤 후에
윤상국 몇 번을 얘기합니까? 형사님.
제가 나상은과 저지른 ‘우영은ㆍ이지윤
살인’은 자백했잖아요
이제 와서 제가 더 이상 뭘 숨기겠습니까?
왜? 제 말을 못 믿으시는 거에요?
김 형사 (소리를 버럭 지르며)
너가 나상은한테 착수금으로 받은 3천 만 원이
실종된 최홍덕 씨의 아우디 승용차를 대포차로 판 돈 이야!
알아!
윤상국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그렇다고,
제가 안 죽였는데, 죽였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S# 47. 4층 조사실 복도.
두
형사가 조사실을 나와, 자판기 커피를 마신다.
김 형사 (조심스럽게)
유 형사님. 윤상국의 말 어떻게 보세요?
유 형사 음~. 아직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지.
그러는 너 생각은?
김 형사 아무래도 제 생각엔,
윤상국은
죽은 김태수, 실종된 최홍덕과는 무관한 것 같아요!
유 형사 근거는?
김 형사 중국집 배달원인 중졸의 윤상국이
지금까지 진술한 내용들을 꾸며서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 딱딱 들어맞고 디테일 해요.
자신의 죄와 형량을 낮추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고 보기에는.
김 형사가 커피를 들이키고 말을 잇는다.
김 형사 우선, 자기가
나상은 원룸에 처음 자장면 배달을 갔을 때,
자신의 이름을 물어 보고 팁으로 만 원을 줬다는 거.
그 후로 나상은이 중국집에 전화해서,
음식을 배달시킬 때는
일부러 윤상국을 지명하며 배달을 부탁했다는 말,
배달을 가면, 나상은은
의도적으로 현관문에 나체로 나와서 배달된 음식을 받고,
음식 값뿐만 아니라 팁도 후하게 주고,
결국, 윤상국은
더 이상 욕정을 참지 못하고 나상은을 덮쳤고,
나상은이 그러한 자신을 범행에 끌어 들이기 위해
현금 돈 3천 만 원을 보여 주며, 자기를 유혹했다는
진술들은
윤상국 본인이 직접 당하지 않고서, 상상력으로 지어서 얘기하기에는.
너무 톱니바퀴처럼 들어 맞아요.
유 형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김 형사의 주장을 듣는다.
김 형사 그리고,
선배도 보셨잖아요.
나상은과 섹스를 할 때,
위에서 목을 조르는 장면을 설명할 때, 윤상국의 눈빛과 말투를.
그게 연기라면,
윤상국은 아카데미 주연상 감이에요.
유 형사 음~
(유 형사는 김 형사의 말을 부정하지 않으며)
김 형사가 이따, 윤상국이 일했다는
중국집에 가서 확인해 봐.
김 형사 예.
유 형사 그리고, 팀장님이 문경에 가서
가족들을 만나시니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가지고 올라 오시겠지.
그건 그렇고,
하루 속히 나상은을 검거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김 형사 (나지막한 목소리로)
윤상국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런 경우,
나상은은 ‘사이코패스’ 아닙니까?
유 형사 아니야.
만약에 그렇다면,
자신의 범죄를 인지한다는 점에서
내 생각에는 ‘소시오패스’ 쪽에 가까워.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양심의
가책’을 전혀 받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는
너도 알잖아.
김길태, 강성익, 김수철, 오원춘 같은 부류들.
들어 가자.
두 형사는 다시 윤상국을 조사하기
위해 조사실로 들어 선다.
S# 46. 경북 문경 실종된 최홍덕 씨의 집
김
팀장과 박 형사가 탄 차가 눈발이 날리는 속에, 늦은 오후에 최홍덕 씨의 집에 도착한다.
S# 48. 최홍덕 씨의 집 현관문 앞.
김
형사가 벨을 누른다.
집 주인 누구세요?
김 형사 아침에 전화 드린 서울에서 온 형사입니다.
집 주인 아. 예.
S# 49. 최홍덕 씨의 집 거실.
최홍덕
씨의 가족들이 두 형사와 마주 앉는다.
김 팀장 가족 분들의 애통해 하시는 마음을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맙습니다.
김 팀장 아드님 최홍덕 씨가 실종되신 지가?
큰 형 9 개월 됐습니다.
예술영화 감독 직을 맡을 거 같다면서 흥분된 목소리로
통화한 것이 가족들과의 마지막 통화 입니다.
그 후로는 핸드폰이 꺼져 있는 상태고요.
김 형사 범인들이
홍덕 씨의 핸드폰을 배터리를 분리해서 버린 것 같습니다.
핸드폰이 마지막으로 위치추적 된 곳이 집 인근 카페 입니다.
김 팀장 전처 나상은과 이혼한 것은?
큰 형 작년 8월 입니다.
홍덕이가 실종되기 6 개월 전이요.
최홍덕
씨의 어머니가 울기 시작하고 두 누나도 흐느끼기 시작한다.
외삼촌 (눈시울을 보이며)
미친년 하나 집에 잘못 들여서,
제가 돌아 가신 매형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어머니 홍덕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TV에 코미디언들이 나오면
그 흉내를 정말 잘 냈어요. 몸짓과 음성을 그대로 따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