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땅을 분배받지 못한 일곱 지파 중 베냐민 지파에 이어 시므온 지파가 두 번째로 제비를 뽑아 땅을 분배받았습니다. 모두 18개의 성읍을 분배받았는데, 시므온 지파는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땅에서 18개의 성읍을 얻게 되어 유다 지파의 땅 안에서 살게 되었습니다(1절~9절). 그 이유에 대해서는 9절에 유다 자손에게 분배된 땅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므온 지파가 유다 지파의 땅에 있는 18개의 성읍에 흩어져 살게 된 것은 야곱이 열두 아들을 위한 축복 기도를 할 때 시므온과 레위를 위해 기도했던 내용이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 34장에 보면 히위 족속 하몰의 아들 세겜이 야곱의 딸 디나를 강간하여 욕보이고 디나를 아내로 달라고 요청하게 되는데, 시므온과 레위가 하몰과 세겜에게 그 부족 사람들이 할례를 받으면 디나를 아내로 주겠다고 거짓으로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할례를 받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때 그들을 죽이고 디나를 데려온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소식을 늦게 들은 야곱은 이 사건으로 인해 그 주변의 다른 족속들이 야곱의 가족들을 칠까 두려워 벧엘로 도망가야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창 34:1~31). 이를 기억하고 있던 야곱은 시므온과 레위를 위해 기도하면서 시므온과 레위의 후손들은 나뉠 것이며 흩어지게 할 것이라고 하였었는데(창 49:5~7), 이 기도의 내용이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애굽한 초기에 시므온 지파의 인구는 59,300명이었는데, 땅을 분배받던 시기엔 22,000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가장 적은 수의 인구를 갖게 되는데, 이는 민수기 25:9, 14에 나온 것처럼 바알 브올 사건에서 죽은 24,000명이 대부분 시므온 지파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므온 지파는 유다 지파에게 분배된 땅 중에서 18개의 성읍을 받아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10절부터 16절은 스불론 지파에 대한 땅 분배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블론 지파는 갈릴리 북부 지역의 12개 성읍을 분배받았습니다. 남쪽으로는 므낫세 반 지파와 잇사갈 지파, 북쪽으로는 아셀 지파와 납달리 지파와 경계를 맞대고 있게 됩니다. 스불론 지파는 지중해와도 인접하지 않고, 갈릴리 호수와도 조금 떨어져 있지만, 지중해에 있는 시돈 등의 항구 도시와 연결하여 활발하게 무역하는 지파가 됩니다.
그리고 17절부터 23절은 잇사갈 지파가 분배받은 16개의 성읍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잇사갈 지파도 가나안 땅 북부에 땅을 분배받았는데, 북쪽으로는 다볼(Tabor) 산이 있고, 스불론 지파와 납달리 지파와 경계를 맞대고 있고, 남쪽은 므낫세 지파와 경계를 맞대고 있게 됩니다.
제비를 뽑아 땅을 분배하고 있지만, 아주 오래전에 야곱이 열두 아들에게 기도하면서 했던 내용이 그대로 성취되고 있는 것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가나안 땅 점령과 분배가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역사(歷史) 속에서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혹시 우리는 잊어버렸더라도 하나님은 반드시 기억하시고 이루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땅의 분배가 어떤 시각(視角)에서는 불합리하게 보이더라도 그 지파들에게 속한 성읍들의 이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성읍들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되는데, 조금 크고, 작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일하심은 그 크기에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에는 감사함으로 받는 것이 축복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주님의 행하심에 기꺼이 순종하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