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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산 정상에서
백암산(白巖山) 뿌리는 영해(寧海), 평해(平海), 울진(蔚珍) 세 고을의 경계에 걸쳐 서리어
있는데, 바라보면 그다지 빼어나진 않지만 높고 크기로는 그 짝이 드물다. 정상에 올라보면
죽령(竹嶺) 이남이 모두 한눈에 들어오며 산허리에는 나무가 빽빽하고 바위가 어지러워 사
람들이 다닐 수 없다.(白巖山根。蟠於寧平蔚三色之境。望之不甚奇。而高大罕其配。登頂則
竹嶺以南。皆在目中。而山之腰。樹密石亂。人跡不通。)
―― 아계 이산해(鵝溪 李山海, 1539~1609), 「유백암사기(遊白巖寺記)」
▶ 산행일시 : 2019년 7월 20일(토), 비, 바람, 안개
▶ 산행인원 : 12명(모닥불, 악수, 대간거사, 한계령, 소백, 산정무한, 수담, 사계, 향상, 해피,
오모, 메아리)
▶ 산행시간 : 12시간
▶ 산행거리 : GPS 도상거리 22.2㎞(1부 백암산 13.8km, 2부 울련산 8.4km)
▶ 교 통 편 : 두메 님 25인승 버스
▶ 구간별 시간
00 : 26 - 동서울터미널 출발
01 : 46 - 치악휴게소
04 : 35 ~ 04 : 48 - 울진군 온정면 선구리 내선미 마을, 산행준비, 산행시작
05 : 30 - 430.6m봉
06 : 30 - △722.9m봉 직전, 아침요기
07 : 10 - 793.5m봉
07 : 20 - 800m봉, ┫자 갈림길, 오른쪽은 한화콘도에서 오는 길
07 : 30 - ┫자 갈림길, 오른쪽은 백암온천지구에서 오는 길
07 : 38 - 942.9m봉, 묵은 헬기장
07 : 54 - 백암산(白岩山, △1,002.2m)
09 : 18 - △779.3m봉
09 : 42 - 임도
10 : 24 - 915.4m봉
10 : 38 - 925.8m봉
11 : 27 - 790.6m봉
11 : 50 - 임도
12 : 10 - 신촌 마을, 본신 버스승강장, 1부 산행종료, 점심, 버스 이동
12 : 55 - 본돈교 건너 고갯마루, 2부 산행시작
13 : 26 - △666.8m봉
14 : 00 - 815.9m봉
14 : 27 - 1,000m봉
15 : 07 - 안부
15 : 37 - 울련산(蔚蓮山, △939.0m)
16 : 48 -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사곡 마을, 산행종료
18 : 10 ~ 19 : 50 - 봉화, 목욕, 저녁
21 : 00 - 치악휴게소
22 : 20 - 동서울 강변역, 해산
1. 백암산 산행지도(영진지도, 1/50,000)
2. 울련산 산행지도(영진지도, 1/50,000)
3. 산행 고도표
▶ 백암산(白岩山, △1,002.2m)
태풍 다나스보다 우리가 먼저 울진 백암산을 가기로 하였고, 오늘도 ‘예전처럼’의 산행이기
에 태풍 속을 간다. ‘예전처럼(코메 프리마, Come Prima)’은 1957년에 토니 달라라(Tony
Dallara, 1936~ )가 처음 부른 칸초네이다. 노래의 가사 중 ‘너’를 이성의 ‘연인’이 아니라
‘산’으로 아는 우리다.
예전처럼, 예전보다 더 많이 너를 사랑할 거야
평생에 걸쳐서, 내 삶은 너에게 줄 거야
너를 다시 만나고 너를 어루만지는 것, 또다시 내 손을 꼭 쥐는 것은 꿈만 같아
나에게는 네가 나의 세계, 온 세상이야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매일 매 순간 다정하게 너에게 말할 거야
예전처럼, 예전보다 더 많이 널 사랑할 거야
백암산 들머리로 삼은 내선미 마을이 멀기도 하다. 88번 국도 타고 준령인 구주령(九珠嶺,
550m) 넘어 구절양장 산굽이를 돌고 돌아 내선미천을 선구교(仙邱橋)로 건너고 내선미 마
을 어귀에 도착하니 새벽 04시 35분이다. 차안의 쪽잠은커녕 산행을 준비하기에 바쁘다.
다른 때 같으면 날이 밝을 무렵인데 하늘이 잔뜩 찌푸렸고 부슬비가 내리기에 어둑하다.
부슬비는 태풍 다나스의 척후였다. 도로변 2단의 담장을 넘고 호두나무 밭 지나 능선을 잡는
다. 헤드램프 심지 돋우어 풀숲과 잡목 숲을 헤치고 한 피치 올랐을까, 흐릿하지만 앞서가는
인적을 붙든다. 하늘 가린 숲속에 들면 부슬비가 멎은 것 같다가 하늘 트인 개활지에 나오면
더 굵어진 부슬비다. 그럼에도 대기는 후덥지근하다.
내 앞에 가던 해피 님이 잡목 숲을 헤치다가 별안간 팔뚝인가 쐐기에 쏘였다. 그 바람에 나는
얼른 옆 사면으로 돌아 오른다. 쐐기는 벌보다 더 지독하다. 벌에 쏘이면 그 통증이 잠시 화
끈하지만 쐐기에 쏘이면 쿡쿡 쑤시는 듯한 통증이 간헐적이며 꽤 오래간다. 해피 님이 쐐기
에 쏘인 데 약을 바른다고 하여 고맙게 때 이른 휴식한다. 이참에 스패츠 매고 비옷을 껴입는
등 비 맞을 각오를 단단히 한다.
등로는 완만하다. 봉봉을 길게 오르다 짧게 내리고 다시 길게 오르기 반복한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적 진군이다. 바람이 일고 비는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빗발이 그리 차
갑지 않고 미지근하여 맞기 좋다. 604.1m봉 넘고 △722.9m봉 오르기 직전 휴식 겸해 아침
요기한다. 비 내리는 이런 때는 김밥이나 빵, 떡 등 행동식이 제격이다.
비, 바람 그리고 안개 3박자를 갖춘 산행이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처럼 그저 ‘나는 걷는다’이
다. 어제는 맑았고 오늘은 비바람이 분다. 그뿐이다. 구도자의 발걸음이다. 저마다 자기 걸음
으로 가니 혼자 가는 산행이 되고 만다. 등로 주변에는 용린의 수피를 두른 아름드리 소나무
가 즐비하다. 풍우(風雨)에서의 기상이 세한(歲寒)에서의 그것 못지않다. 그런 그들과 동무
한다.
793.5m봉 넘고 한화콘도에서 오는 ┫자 잘난 길과 만난다. 그간 인적 꼭 붙잡느라 힘준 눈을
푼다. 10분 지나 백암온천지구에서 오는 ┫자 길과 만나고부터는 대로다. 942.9m봉은 묵은
헬기장이다. 한참을 평지처럼 간다. 다나스가 기지개를 펴는지 바람이 세게 분다. 빗발이 거
칠다. 산상 샤워한다. 빗물이 등줄기는 물론 앙가슴을 타고 줄줄 흐른다. 등산화에는 진작 물
이 차서 벌컥벌컥하고 그때마다 발가락이 간지럽다.
거센 바람에 떠밀려 오른다. 백암산. 너른 헬기장이다. 가장자리에 아담한 오석의 정상 표지
석이 있고 그 옆에 1등 삼각점이 있다. 병곡 11, 2004 재설. 백암산 정상에 올라보면 죽령
(竹嶺) 이남이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는데 오늘은 비와 안개가 만천만지하여 지척만 분별한
다. 정상에 오른 의식 치른다. 메아리 대장님이 넙죽이 오뎅탕 끓인다. 둘러앉아 그 안주로
분음하는 탁주 정상주가 달다.
4. △722.9m봉 직전, 아침요기
5. 백암산 정상에서
6. 백암산 정상에서
백암산 정상에서 서진하여 내릴 때 산정무한 님이 넌지시 던지는 제언이 귀에 솔깃했다. 이
런 날은 백암온천에 들러 약효가 특히 뛰어나다는 뜨뜻한 유황 온천수에 몸을 개운히 풀고,
근처인 영덕에 가서 대게나 대게가 너무 비싸면 홍게도 괜찮으니 뜯으면 좀 좋으랴. 옛 선비
들도 백암온천을 울진의 명소로 꼽았으며 그 온천을 즐기고자 했다.
사가 서거정(四佳 徐居正, 1420~1488)은 「평해 팔영(平海八詠)」에서 백암온천을 ‘탕목
정(湯沐井)’이라 하여 다음과 같이 읊었다.
육오는 큰 힘을 써서 산을 드높이 들었고 六鼇屭奰山高掀
구룡은 우물 보호해 신령한 수원 통하였네 九龍護井通靈源
더운 샘물 펄펄 넘쳐 훈훈하기 봄 같은데 湯泉溢溢盎似春
귀신이 호위하여 더러운 먼지도 없고 말고 鬼神呵衛無埃氛
들으니 한 잔의 물에 고질병이 치유되고 聞說一勺沈痾痊
두 겨드랑이에 적시면 선골이 된다고 하네 輸以兩腋骨亦仙
나는 지금 시와 술로 고질병을 이뤘으니 我今詩酒成膏肓
한번 가서 이 병을 통쾌히 씻어 버리고 싶네 欲往快雪仍痛湔
주) 육오(六鼇)는 여섯 자라를 말하는데, 곧 다섯 신산(神山)을 머리에 이고 있다는 큰 자라
를 가리키고, 중국에서는 서수(瑞獸)인 용을 상징하여 우물을 구룡정(九龍井)이라 명명한
것이 아주 많다. 사가는 백암온천을 신성시하여 구룡이 보호한다고 했다.
또한 아계 이산해(鵝溪 李山海, 1539~1609)도 서사가(徐四佳)의 본을 받아 절구 여덟 수에
서 백암온천을 ‘온탕정(溫湯井)’이라 하여 다음과 같이 읊었다.
백암산 아래에 온천이 있어 白巖山下有溫泉
한 표주박 물로도 온갖 병이 낫는다네 一勺能敎百病痊
이제부터 자주 가서 몸을 씻어서 便擬從今頻盥濯
이 늙은이 묵은 시벽을 치료해 봐야지 此翁詩癖苦沈綿
아계 이산해는 유백암사기(遊白巖寺記)」와 ‘온탕정(溫湯井)’ 이외에도 울진에 관해 여러
글을 남겼다. 왜 그랬을까? 그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세거지(世居地)는 보령이다. 그는 한
때 아버지에 이어 평해(울진 지역의 옛 지명)로 유배되었다. 영의정인 그가 임진왜란 때 선
조를 모시고 서울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는데 서인들이 서울을 떠난 죄를 그에게 물었다. 그
는 1593년과 1594년을 유배지인 평해에서 보냈다.
산정무한 님의 제언은 희망사항일 따름이고 여하튼 계획대로 진행한다. 당초에 울련산과 금
장산을 함께 넣은 건 둘 다 오르겠다기보다는 어느 산을 오를 것인가의 선택이다. 백암산은
낙동정맥(태백산맥)의 준봉이지만 정맥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백암산을 0.5km 내
렸다가 잠깐 오른 900m봉이 정맥 마루금이다. 우리는 당분간 낙동정맥 잘난 길을 거슬러 간
다.
왼발은 영양 땅을 오른발은 울진 땅을 밟는다. 봉봉 오르내리는 굴곡이 심하다. 가는 걸음으
로 사면의 풀숲을 훑어보지만 요동치는 광풍에 내 눈마저 흔들린다. 완만하고 길게 오른
△779.3m봉을 삼각점으로 알아본다. 병곡 403, 2004 재설. 이다음은 뚝뚝 떨어지다 멈칫한
725.3m봉에서 휴식한다. 725.3m봉 내린 안부는 임도가 지난다. 임도 절개지 왼쪽으로 살짝
비켜 풀숲을 헤치면 오르막 정맥 길이 나온다.
새로이 산을 가는 것처럼 오르고 또 오른다. 그 끝 Y자 능선 분기봉인 915.4m봉은 산행교통
의 요충지이다. 오른쪽은 88번 국도 옥녀당(영진지도의 ‘옥녀탕’은 사당인 ‘옥녀당’의 오기이
다)을 지나 금장산(金藏山, 862.2m)으로 가고 왼쪽은 검마산(劍磨山, △1,017.0m) 가는 낙
동정맥 길이다. 우리는 낙동정맥 길 따라 잠깐 내렸다가 된 한 피치 오른 925.8m봉에서 북진
한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엷은 능선의 풀숲을 누비며 길 없는 우리의 길을 간다. 우왕좌왕한다. 골로 갈 듯하여 오른쪽
능선에 붙으려고 사면을 대 트래버스 한다. 여느 때는 트래버스로 더덕 등의 망외의 소득을
취하여 그래서 일부러라도 트래버스를 자행하는데 오늘은 완전히 잘못 짚었다. 너덜지대 울
창한 덩굴 숲을 대간거사 총대장님의 앞장선 분투로 어렵사리 빠져나가고 곧바로 가파른 흙
사면과 맞닥뜨린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윤활유 역할을 하여 바위 슬랩보다 더 미끄럽다. 한 발짝만 삐끗하면
미끄러져 저 아래 깊은 골짜기에 처박힌다. 성긴 잡목을 홀더 삼아 볼더링하다 다음 홀더가
너무 멀면 무른 흙 헤집고 발판 만들어 지난다. 간신히 능선을 붙들어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암릉과 만나고 왼쪽 사면으로 돌아 넘는다. 이어 잡목 숲과 풀숲 헤쳐 발로 길 찾는다. 두 팔
이 뻐근하다. 그렇게 790.6m봉을 넘는다.
큰 고통은 작은 고통을 구축하는 법. 워낙 억센 잡목 숲을 뚫고 나아가느라 세차게 몰아치는
비바람이 대수롭지 않다. 앞은 임도 절개지 절벽이라는 전언이다. 지형도에 표시되지 않은
임도다. 운 좋게 오목한 사면을 추려내고 낭창낭창한 잡목을 자일 대용하여 내린다. 임도. 산
행수칙 제1장 임도를 믿지 말라. 임도 따르다 낭패를 당한 무수한 사례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임도로 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북진하는 능선을 계속 붙든다. 무덤이 나오고 그 성묫길
을 따라 내린다. 이윽고 신촌 마을 88번 국도다.
7. 백암산 지나 휴식 중
8. 백암산 지나 휴식 중
9. 백암산 지나 휴식 중
10. 백암산 지나 휴식 중
▶ 울련산(蔚蓮山, △939.0m)
1부 산행이 길었다. 1부 산행종료가 예상보다 50분이 더 지난 12시 10분이다. 점심이 급선
무다. 신촌 마을회관인지 그 마당 가장자리에 정자가 있지만 비바람이 들이쳐 점심자리로 적
당하지 않다. 이런 날은 타프가 아무 소용없다. 본신 버스승강장 안이 비바람을 가릴 수 있
다. 점심도 산행의 한 과정이다. 모닥불 님이 가져온 삼계탕 끓이고, 그 반주로는 향상 님이
내놓은 스카치위스키 글렌리벳(Glenlivet)이다.
우선 수대로 빈속에 위스키 한 잔을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금방 입안이 환해지고 속이 따뜻
해진다. 2부 산행을 위하여 절주하는 게 산행하기보다 더 어렵다. 한계령 님은 2부 산행을 포
기한다. 낙동정맥 925.8m봉의 하산 길에 지쳐서다. 이에 아름다운 동참은 해피 님이다. 2부
산행은 울련산이다. 버스로 이동한다. 신원천을 본돈교로 건너고 울련산과 금장산을 잇는 고
갯마루로 간다.
고갯마루에 이정표가 울련산을 안내하지만 우리는 그 초입의 668.1m봉을 질러가려고 임도
따라 산굽이 돌고 산모롱이에서 주릉을 향해 올려친다. 수직사면이다. 잡목 붙들어 오르는
게 빌더링이다. 아까 볼더링을 연습했기에 좀 낫다. 주릉은 이정표가 안내하지만 인적이 뜸
하다. 아름드리 보기 좋은 소나무와 이 길에서도 동무한다.
2부 산행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봉우리인 △666.8m봉의 삼각점은 ‘울진 432, 복구 2004’이
다. 긴 오르막이 이어진다. 816.9m봉을 오르는 중이다. 태풍 다나스가 예상항로인 포항을 지
나는 모양이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등로 주변의 거목들이 심하게 흔들린다. 저러다
혹시 부러지거나 뽑히지 않을까 겁난다. 그 곁을 피하려고 숨 가쁨을 잊고 잰걸음한다.
1,000m봉. 첨봉의 준봉인데도 키 큰 나무숲에 둘러싸였다. 1,000m봉의 산세는 오각형이다.
길 또한 불분명하여 울련산 가는 주릉을 잡기가 어렵다. 아니면 정상을 오르기 직전에 우회
하는 길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남서진해야 할 것을 그럴 듯한 능선 따라 북서진하다 보니 트
래버스가 우리를 다잡는다. 이번에도 망외의 소득은커녕 빽빽하게 우거진 철쭉 숲을 뚫느라
된 고역을 치른다.
철쭉 숲은 역방향으로 누웠거나 순방향으로 누웠거나 직립하였어도 뚫기가 매우 어렵다. 나
뭇가지 사이의 틈을 비집어야 하니 미로에서 빙빙 돌듯이 온 사면을 돌고 돌아간다. 주릉을
잡았어도 인적은 흐릿하고 풀숲은 내 키를 훌쩍 넘어 숫제 허우적거린다. 선두의 연호를 등
대 삼아 쏟아져 내린다. 입안에는 빗물이 아니라 찝찔한 땀이 흘러든다.
안부. 넓고 평평하다. 주릉이 엷고 펑퍼짐하여 그 마루금을 잡기가 쉽지 않다. 여기저기 사면
을 누벼 인적을 찾아낸다. 이제는 인적을 놓치지 않으리라 꼭 붙든다. 인적이 봉봉을 산허리
로 돌아가도 의심하지 않고 따른다. ┳자 갈림길 고갯마루. 왼쪽은 황장재로 가는 길이고 오
른쪽은 정상 0.48km이다. 꼭 11년 전인 2008년 7월에 이 길을 갔었건만 모든 것이 낯설다.
완만한 오르막 잘난 길이다. 헬기장 지나고 울련산 정상이다. 민둥하다. 거센 비바람에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색 바랜 정상 표지목이 표지석을 대신한다. 산맥이 울진군과 연결되었고
산세가 연꽃의 형상이라 하여 울련산(蔚蓮山)이라고 한다. 무인산불감시시스템, 이정표, 벤
치 2개가 정상의 풍경이다. 사방 조망이 좋을 듯한데 오늘은 비와 안개에 가렸다.
하산. 남서진하여 섬촌으로 하산하는 길이 1.6km로 가장 빠르다. 길 좋다. 줄달음하여 내린
다. 송이산지다. 움막 터가 보이고 소나무 숲을 지난다. 비바람이 잦아들었다. ┣자 갈림길.
오른쪽이 섬촌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에게는 직진하여 사곡으로 가는 길이 지름길이다. 직진
한다. 오모 님이 고래를 잡은 것처럼 뒤에 처져 어기적거린다. 2부 산행 전부터 빗물에 젖은
속옷과 마찰로 쓸렸다 하니 그의 투지가 대단하다.
527.7m봉 직전 안부에서 왼쪽 사면을 내리는 잘난 길을 따른다. 개울 연거푸 건너고 묵은 임
도 지나고 과수원 지나고 대로다. 신원천 불어난 물을 구경하며 신원2교를 건너고 사곡 마
을 버스승강장이다. 바람은 멎었다. 비는 오늘 새벽 산행을 시작할 때처럼 부슬비로 내린다.
태풍 다나스와 오롯이 함께한 산행이었다.
11. 울련산 가는 길
12. 울련산 815.9m봉 사면
13. 울련산 815.9m봉 사면
14. 815.9m봉 오르다 휴식
15. 울련산 오르기 전 1,000m봉 내린 안부
16. 울련산 오르기 전 1,000m봉 내린 안부
17. 울련산 정상에서
18. 하산 길, 비바람은 잦아들었다
첫댓글 간만에 푹 젖어서 좋았습니다.
정식으로 비맞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걸 보면, 최근에는 가물긴 가물었나 봅니다. 너무 가물어.
오랫만에 오지 참여했는데 아주 인상적인 산행이었습니다. 비때문에 사진 남기기가 여의치 않으셨을텐데 그날 분위기가 잘 담겼네요. 역쉬👍👏
모처럼 푸욱 젖은 하루였습니다...너무 가물었었어유
맨 아래 사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몸맘에 산의 기운이 쓱~ 들어옵니다.
저런 분위기 길을 걸을 때의 '나'는 마냥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