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25년 6월 8일 성령 강림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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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8일 성령 강림 대축일

독일 지식인 롤프 도벨리는 ‘불행 피하기 기술’이라는 책에서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아야 삶에서 불행이 사라지고 풍성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잘하려고 열 가지를 애쓰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한두 가지를 하지 않는 것이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계속해서 해야 할 것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삶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을 때 가능했습니다. 이는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하지 않아야 할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비로소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지 않습니까? ‘남이 원하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라는 황금률을 따르지 않고, 자기 원하는 대로만 말하고 행동한다면 관계는 결코 좋아질 수가 없습니다.

이를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주님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당 한 번 나갈 것을 한 번 더 나가면 될까요? 기도 시간을 더 늘리면 어떨까요? 주님을 알기 위해 성경 읽기에 더 집중한다면 어떨까요? 물론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분명히 나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지 않아야 할 죄를 당장 끊어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죄를 계속 더하게 되면 주님과는 점점 멀어지고 따라서 불행해지고 맙니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 뒤에 성령님께서 하늘로부터 내려온 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성령 강림 대축일은 ‘교회 설립 기념일’이면서 선교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성령 강림으로 교회가 세워지고 사도들은 복음 선포라는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받게 된 것입니다. 즉, 이제는 세상의 뜻에 맞게 사는 삶이 아닌, 주님의 뜻에 맞게 사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사도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체험했음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성령 강림을 통해 완전히 변화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 않아야 할 것을 모두 끊고, 해야 할 것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신자들 간에 일치를 이루고 형제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성령 강림은 결국 단순히 하나의 사건이 아닌, 주님과 더 가깝게 아니 일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엄청난 선물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용서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

용서를 통해 우리가 모두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큰 선물이 주어진 날, 기뻐하면서 주님과 일치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새로운 개념으로 한번 확장된 정신은 결코 원래의 차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랠프 월도 에머슨).

사진설명: 조셉 이그나즈 밀도퍼 ‘성령 강림’

[joseph-kim]

빠다킹(조명연 마태오)신부님 강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