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의 시초는 노예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구인들이 아프리카를 침공하여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붙잡아 팔았습니다. 물론 그 전에 이미 노예제도는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말씀이라는 성경에도 나옵니다. 요셉이라는 소년이 상인들에게 팔려 애굽으로 가서 인생역전하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노예가 많이 생산(?)되는 것이 바로 전쟁에서입니다. 많은 전쟁포로는 노예가 되어 팔려나갑니다. 전쟁터에 나온 사람들이니 그만큼 체력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그만한 사람들을 선택하여 노예로 파는 것이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노동력을 이용하려고 매매합니다. 여자들은 좀 다르지요. 노동력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성매매로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참으로 오랜 역사를 안고 있습니다. 노예도 사람이고 당연히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그 전에라도 주인을 잘 만나서 주인의 눈에 들면 자유인으로 풀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 독지가의 눈에 들어 매입하여 풀어주기도 합니다. 노예도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마음이 있고 생각이 있습니다. 나름 노력하여 자기 삶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여 스스로 값을 내고 풀려나기도 합니다. 독특한 재능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통해서 해방되는 기회를 만들기도 합니다. 평생 매여 살기도 하겠지만 능력을 발휘하여 벗아나기도 합니다.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근현대에 와서는 노예제도라는 것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 노예처럼 사는 경우는 있습니다. 이제는 물리력으로 붙잡아 매매하는 제도는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음성적으로 그런 못된 짓거리를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으니 문제입니다. 아니 이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의아하기도 하지만 어느 사회에나 그런 악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납치해서 알지 못하는 곳으로 데려가 팔아 넘깁니다. 받은 사람은 폭력을 사용하여 다스립니다. 철통같은 감시를 하기에 함부로 빠져나갈 수도 없습니다. 행여 들키기라도 하면 그 벌이 너무 무겁지요. 그러니 도망갈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린 소녀부터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납치하여 성매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성 상품이 되는 것입니다. 이야말로 사람이 사람이 아닙니다. 오로지 쾌락의 도구가 될 뿐입니다. 가끔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스스로 그 길에 들어서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자기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괴한들에게 납치되어 그런 환경에 처하게 됩니다. 이것을 소재로 한 영화도 많습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이 차가 꽤 나는 오빠와 사는 청소년 ‘조이’가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납치됩니다. 함께 하였던 남친이 먼저 돌아간 때문에 조이 혼자 남았다가 당한 일입니다.
아직 열일곱 살 곧 18세 성인이 됩니다. 그런데 미국은 주마다 법이 좀 다릅니다. 어디는 17세에 성인 인증을 해주는 모양입니다. 경찰에 신고하였더니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성인의 가출은 며칠 기한이 지나야 인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가출 신고 자체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럴 수 있는가 싶은데 이야기 속에서는 그렇습니다. 당한 사람만 속이 타는 것이지요. 어쩌겠습니까? 본인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그 나라 그래서 총기소지가 자유로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방어해야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동생 같은 친구와 동행하여 추적합니다. 조이의 메모를 보고 전날 밤 어디에 누구와 갔는지 확인합니다.
악인은 악한 본성을 한 가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매매 대상 납치범이라고 사람 납치하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못된 짓을 하면 그 못된 짓을 구축하고 방어하기 위해 또 다른 악한 짓을 하게 됩니다. 납치범 ‘마티’는 살인도 스스럼없이 저지릅니다. 납치된 젊은 여성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됩니다. 도망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런 효과를 곁들여 얻는 셈이지요. 그리고 그는 납치하여 돈을 받고 넘깁니다. 조직은 커다란 사업체이기도 합니다. 한편에서는 성매매로 사용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마약제조 공장에서 공짜 노동력을 사용합니다. 조직체에까지 쫓아오니 거대한 집단입니다. 라이언은 오로지 동생 조이를 구하려고 뛰어들었지만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조이와 함께 하였던 남친이 그래도 조금은 양심이 있어서 경찰에 신고하며 상황을 설명합니다. 마침 그 조직에 경찰에서 찾고 있던 두목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드디어 대규모 소탕전에 들어섭니다. 한편에서는 경찰과의 충돌로 격전(?) 벌어지고 있지만 라이언은 마티와의 추격전을 벌입니다. 결국은 잘 마무리되지만 볼수록 참으로 석연치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좀 식상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구성이 참으로 어수룩합니다. 나아가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많습니다. 이 작품이 2020년에 제작되었답니다. 혹 저예산 때문에 이렇게 만들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기야 두 감독이 출연 배우로도 활약했으니 말입니다. 영화 ‘더 러너스’(The Runners)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