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3살이 된 쌍둥이 아들 아빠입니다.
여러 유부남들의 글을 읽으며 '내가 지금 오토바이를 타도 되는 것인가'라는 자신에게 묻는 물음에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글들에 보답하고싶은 마음과, 저와 같은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와이프의 허락보다도 우선시 되어야하는 자신의 허락에 도움이 되고자 저 또한 글을 남겨봅니다.
오토바이를 쉰 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아들 쌍둥이를 3살까지 키우면서 (정말 지옥입니다.) 와이프와도 서로 서운하고 지친 감정에
같이 투어를 다니면서 분위기 전환 겸 바람을 쐴 수 있는 투어러 모델에 눈이 갔습니다.
돈은 많이 없고, 애 둘 아빠가 오토바이 탄다고하면 철 없어 보일 것 같고, 오래 된 차라도 내구성이 좋았으면 좋겠고,
많은 고민을 하다 BMW F800R과 800ST가 물망에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BMW는 손 닿을 수 없는 엄청난 오토바이인 줄 알았는데 위 두 모델은 가성비가 좋아서
열심히 매물을 찾았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경기권 마구 드나들면서 마음에 드는 매물까지 많은 시간을 공을 들여
외관은 정말 좋지 않았지만 100% 모토라드에서 관리 되고, 11년식에 제가 3대주인 매물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패션업에 종사하지만 사실 원단은 똑같거나 더 우수해도 결국은 가슴에 박히는 로고빨은 무시 못한다고하지만..
오토바이도 일맥상통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리 오래된 요즘 차에 비해 똥차(?)라도 BMW 마크를 보면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 일반인들은 철 없는 아빠라기보다 건전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사람으로 비춰지더군요.^^;
오토바이 소모품이나 상태는 좋았지만 야외에서 방치되다시피 세워져있었던 터라 색바램과 녹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깨끗한 차를 샀으면 됐지만 사정상 그러지 못하여 직접 몸으로 때워보며 살려보자라는 각오로 DIE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DIY 일 줄 알았습니다.)
보통 디테일 과정을 사진에 담지만 프리워시 전 철분 제거제를 사용하고 사진을 찍을 여유 조차 없었습니다..
태어나서 그런 피바다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이때 녹 제거 제품은 종류별로 직구까지 하여 샀습니다. 우선 녹 제거를 하다가 안되겠다 판단이 서면
bmw 모토라드에 새볼트로 모두 구매 할 각오를 하고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헌데 여기서 문제가 터집니다. bmw 모토라드에 관련 된 영상이나 as 불만에 대해서는 유투브로도 몇 개 접하긴했습니다만 저에게 일어날 줄은 몰랐습니다.
탑박스 고정 볼트에 녹이 심하여 새볼트 4개로 교체, 볼트만 구매하기 미안해서 공임이라도 드리자 싶은마음에
모터라드와 얼굴도 틀겸 작업을 의뢰했습니다. 이따가 오시더니 잠시 와서 보셔야겠다며...
볼트 중 한 개가 녹이 너무 심해 야마가 나서 헛돌아 뺄 수가 없다고 진단 받았습니다.
그러더니 하시는 말씀이 차대를 교체해야한다....... 아니면 차대를 짤라내서 저 부분만 용접을 해야한다.....
나름 첫 복원(?) 작업부터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듣고 그냥 냅둬달라고 하고 끝냈습니다.
작업전에 저정도 녹이 보이면 WD40을 먼저 뿌리고 해주시던지 최소 손으로 충분히 풀 수 있는 볼트임에도 손으로
풀지않고 바로 전동드릴로 풀어버리니 차대 너트부분이 안뿌러지고 버틸까 싶더군요.
그냥 포기 했습니다.. 두번 다시 갈 일은 없다라고 생각하면서 센터를 옮겼습니다.
본격적인 DIE를 시작합니다... 윈드스크린에 기스가 많아서 헤드라이트 복원기를 보며 사포질..
그리고 클리어 코팅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광택기로도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윈드스크린은 헤드라이트와 소재가 다르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머플러 녹도 사포로 까보고 광택제로 까보고 녹제거제로 까보고 난리를 치다가
세차장에 약품 제거하려고 1분 타고갔는데 머플러 열에 약재가 타서 안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아버렸습니다...
그리하여 동네 근처에 디테일링&커스텀샵이 생긴걸 보고 그냥 방문.
풀디테일링 시 뻘짓거리들 복원 가능하시냐고 여쭤보니 어려울 것 같다라고 하시면서 전체 도색 추천..
인*타에서 복원&도색점에 사진으로 의뢰해서 받아봤던 견적이랑 비교불가.. 에라 모르겠다 전체 도색을 의뢰합니다.
윈드스크린은 아예 보이지도 않고 스페셜 컬러라지만 하나도 스페셜하지 않은 컬러가 마음에 걸려
알아서 디자인해주시고 흰/검에 m3 삼색 선만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냅다 의뢰를 합니다.
정말 제가 이 집에 대해 홍보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오픈하신지 얼마 안되신 젊은 사장님이신 것 같은데 앉아서 사는 얘기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제가 이 오토바이를 얼마나 힘들게 구매했고 어느부분이 속썩인다고 하니.. 오토바이를 보러 갔을 때 눈물을 흘리면서
사장님을 부등켜 안을뻔 했습니다.. 절대 말씀하시지 말라고하셨는데.. 절대 이 부분은 홍보하지 말라고하셨는데..
윈드스크린하고 머플러를 새것처럼 만들어주셨더라구요... (이후에는 절대 안해주신다고 합니다;; 절대 홍보하지 말아달라고하셨는데 ㅠㅠ 안쓸 수가 없...)
그리고 빨간 레버도 너무 보기싫고 백미러 색바램도 너무 마음에 거슬려서 알리파츠를 사고 어떻게 교체할까 마음졸일 때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교체해주셨습니다..
거기에... 최고의 하이라이트...
모토라드와 스즈키 직영점에서도 포기한 야마난 볼트를 빼내고 부탁도 안드린 용접을...... 너트까지 구해주셔서
해주셨습니다... 너무 실력이 좋으셔서 물어보니 혼코에서 정비만 9년 하셨다고... 아...
진짜 눈물날뻔했습니다.. 싸고 좋은 매물은 없다지만, 나름 괜찮은 물건 사서 잘타보고 싶었던 마음에
제 무지함으로 오토바이에 정 떨어지는 짓만하다가 이렇게 다시 사랑이 샘솟게 되어서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그리고 정비 오래하신분이 오토바이 상태는 좋다고 말씀해주시니 이제 평생 타야겠다(?)라고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직 트렁크 복원작업이 끝나지 않아서 사장님이 사진 자꾸 못찍게하셔서 몰래몰래 찍었습니다;;
다음에 전체도색 트렁크까지 장착하고 추가 후기 올려보고 싶네요.^^
월곡 디커*텀 대박나세요!!!!!!!
주변에서 썩차 사서 새차 만드는 뻘짓하지말고 그냥 새차사라고했지만..
이렇게 하나씩 꾸며나가니 새차 부럽지 않을정도로 애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사서 1천키로도 못타고 뻘짓만 하다가 이제서야 도색이 완료되었습니다!
바이크를 살 때 절대 투어 금지, 동호회 활동 금지, 밤바리 금지 조건으로 구매하였지만,
출퇴근 열심히하면서 좋은 바이크 추억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많이 올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라이딩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첫댓글 행복한 라이딩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도 세 아이의 아빠로 살다보니 cbr1000rr 타다가 팔고 mt03 사서 가지고 다니다가 지금은 다시 정리 하고 작은 스쿠터만 가지고 있는데 언제고 와이프 텐덤 하고 여행다니는게 소박한 꿈이 되었네요.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고 안전운전 하셔서 행복한 가정생활 만드세요 ^^ 화이팅!!
덕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얼른 도색된 오토바이 찾아서 와이프와 동네 앞 한바퀴라도 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전운전 되십시요!
돈암동 사시나요?
저도 돈암동인데 ㅎ
지역 주민 이시네요
본가가 돈암동쪽입니다! 바이크매니아.. 2004년부터 활동하다가 고등학생 이후로 처음 글쓰는 것 같습니다.^^ 16년이 흘렀네요...ㅎㅎㅎㅎ 돈암동 정말 좋은동네입니다!!!
짧은듯 글 잘쓰셔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총각때 돈암동살고 강북쪽 익숙한 동네라 더 반갑습니다. 샵한번 가봐야겠어요 ~
네, 저 이외에도 세차후기 제법 보이는데 너무 추천들 하시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ㅎㅎ 상월곡동 디커스텀입니다! 강력 추천드려요! ㅎㅎㅎ
그 기분 저도 이해합니다...
모터라드 포기하고 세속에 은거하시던 기인을 만났던 그 순간을....ㅜㅜ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저처럼 뒤에 탠덤하고 동네 한바퀴 사부작 도시면 좋아할겁니다.
네... 그나마 오토바이가 가격대비 내구성과 성능이 모두 좋고 이 가격대에 준리터급을 경험할 수 있다라고해서 샀지 모토라드가 이럴 줄 알았으면 정말 구매 안했을 것 같습니다...ㅠㅠ 네 아직 애들이 3살이라 동네 커피사러갈때나 한번씩 태워주곤 했는데 얼른 키워서 같이 투어다니고싶습니다.^^
투어금지 ㆍ동호회 금지? 그럼 언제 타나요? 그리고 저좋은 샵은 소문을 내야 합니다 ㅋ
하루 편도 13km 정도 출퇴근만 주 2회정도 운행중에 있습니다... ㅎㅎㅎ 1년에 1천키로 타는게 목표인데 한여름,한겨울 빼고나면 정말 빠듯할 것 같습니다....ㅎㅎㅎㅎ 네 상월곡 디커스텀은 정말... 강력추천입니다...
대단하십니다 ~~~ 화이팅 용 ^)^
응원 감사합니다.^^
항상 안전운행 되시길 바랍니다~*
응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