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조두남 모란 동백' 이라는 시는
李祭夏씨가 음악가인 조두남과 시인 김영랑을 생각하며 지었다고 하는데, 밀양 출신으로 원래 홍대 미대 출신이다. 그러나 미술, 문학, 음악을 넘나들며 활동한 다재다능한 전방위 예술가다.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으로 시작되는 「모란동백」은 중년들이 즐겨 듣고 부르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이 노래는 조영남이 그 특유의 쓸쓸하고 정감 묻어나는 목소리로 불렀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이 노래가 조영남의 노래라고 생각들 한다. 그러나 이 노래의 오리지널은 李祭夏선생이다. 문학과 미술, 음악을 넘나드는, 풍류적 소질이 물씬한 이 시대의 藝人이다.
자신이 쓴 시에 곡을 붙여 이 노래를 흥얼거린 게 1990년대 말쯤이다. 노래가 좋다는 주변의 권유로 이 노래가 들어간 CD 음반을 1998년에 냈다. 이때 선생의 시집인 『빈 들판』도 함께 출간됐다. 조영남이 후에 이 노래를 들었다. 홀딱 넘어갔다. 해서 선생에게 간청해 불렀고, 그렇게 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게 조영남의 「모란동백」이다.
이런 연유로 「모란동백」은 두 버전이 있다. 하나는 선생이 직접 부른 것과 조영남이 부른 두 개의 것이다. 어느 노래가 좋을까. 답이 있을 수 없다. 두 노래 모두 좋다. 조영남 것은 조영남이니까 좋고, 이제하 것은 소탈하고 꾸밈없는 목소리로 그가 지은 노래 말과 멜로디의 정감을 전하고 있어 좋다.
조영남
이제하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꾹이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아가씨
꿈속에 웃고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벌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해도...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