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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무엇을 입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무엇을 쥐고 있는가. 흔히 20대를 가리켜 ‘변화’에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라 일컫는다. 불과 몇 달 전의 유행 아이템도 하루가 다르게 옛것이 돼버리는 오늘날, 20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심장이 두근두근. 손발이 부들부들. 우리네 가슴을 떨리게 하는 요망한 아이템을 짚고 넘어가자! 이름하여 '20대가 죽고 못 사는 아이템' 빠밤!
나를 스쳐가는 바람이 내게 말해주네 – 크루저보드
요즘 같이 햇살 좋은 날, 한강변이나 홍대를 걷다 보면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무리가 있다. 남녀 할 거 없이 바퀴 달린 무언가를 타고 슝슝 눈앞을 지나가곤 한다. 20대들이 죽고 못 사는 첫 번째 아이템! 바로 크루저보드 되시겠다. 그간 봐왔던 스케이트 보드와는 사뭇 다른 귀여운 모양새의 이 보드는 한 번쯤 발을 디뎌보고 싶은 예쁘장한 모습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렇다면, 크루저보드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보드는 크게 스케이트보드, 크루저보드, 롱보드로 나뉜다. 미국드라마 속 꾸러기 아이들의 모습과 함께 쉽게 연상되는 스케이트보드에 비해 크루저보드와 롱보드는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스케이트보드의 일반적인 길이는 80cm이지만, 롱보드는 그 이름에 걸맞게 90cm 이상의 보드를, 크루저 보드는 50~60cm 보드를 말한다.
길이만이 각 보드의 차이점은 아니다. 스케이트보드는 소위 우리가 스케이트보드 묘기라 하는 트릭과 기술 위주의 보딩을 위한 것이라면, 크루저 보드는 주행을 주목적으로 한 보드다. 즉, 스케이트보드보다 쉽게 배울 수 있고, 아담한 크기에 무게도 가벼워 여러모로 실용성을 강조한 보드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스케이트보드에 비해, 크루저보드는 이제 막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때문에, 크루저보드를 스케이트보드의 아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보드의 시초는 크루저보드의 종류 중 하나인 ‘바나나보드’에서부터 시작됐다.
대한민국 대표 패셔니스타이자 세계적인 패션피플로 주목 받고 있는 지드래곤도 크루저보드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타들의 암묵적 패션 센스를 발휘하는 장소인 공항에서 지드래곤은 한 손에 크루저보드를 쥔 채 소녀팬들의 마음 속을 보딩(Boarding)했다. 이만하면, 크루저보드는 단순히 레저 활동으로만 여겨지는 게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점은 바로 20대가 크루저보드에 열광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컬러와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은 꼭 보딩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보드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스피드를 즐길 수 있으니, 역동적인 활동을 추구하는 20대의 코드와도 잘 맞는다.
요새 크루저보드에 푹 빠져 산다는 서한길(25, 경희대) 군은 “과거의 아날로그적 성격을 띠는 보드와 최신 트렌드인 비비드(Vivid)색의 만남은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며 “스타일에 민감한 20대에게 더없이 좋은 아이템이다”라고 크루저보드에 무한애정을 표했다. 하악. 갖고 싶다. 너란 보드.
내 물병은 소중하니까요 - 마이 보틀
두 번째 아이템은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명, 마이 보틀. ‘나의 병’이라는 이름부터 벌써 소유욕을 일으키는 이 병은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다. 500ml 용량의 원통형 물통에 ‘MY BOTTLE’이라 쓰인 것이 전부다.
하지만, 플라스틱 물병이었다면 인기를 끌 수 있었겠는가? 마이 보틀의 소재는 단순 플라스틱이 아닌, 아기 젖병의 소재로도 유명한 포화 폴리에스테르 수지다. 때문에, 뜨거운 음료도 담을 수 있다. 한때 전국을 휩쓴 텀블러 열풍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마이 보틀은 확실히 그간 써왔던 텀블러와는 다른 점을 보이고 있다. 가벼운 무게로 가지고 다니기 좋으며, 심플한 디자인은 여성들의 지갑을 절로 열게끔 한다. 그런 마이 보틀은 단지 액체를 담기 위한 통을 넘어, 손에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멋을 뽐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물통 속 내용물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외형은 여름날 소나기처럼 시원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마이 보틀의 인기는 놀라웠다. 일본에서 물 건너온 마이 보틀을 사기 위해, 해외직구를 불사하는가 하면, 블로그나 카페에서 대동단결하여 공동구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러한 마이 보틀의 인기를 의식하듯, 여러 프랜차이즈 카페도 자사만의 보틀을 만들어내고 있다. 일례로, 망고식스에서는 마이 보틀을 만든 일본의 리버스사에 직접 의뢰하여 망고식스만의 ‘식스 보틀’을 제작했다. 이 또한 엄청난 판매대란을 일으켰다. 1차, 2차 예약 판매가 이뤄질 당시엔 사이트가 마비됐으며, 전체 물량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보틀 형태뿐만 아니라, 테이크 아웃 컵 형태를 띠고 있는 ‘콜드컵’ 또한 무더운 날씨가 다가오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여름 무겁고 투박한 텀블러가 아닌, 디자인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보틀과 콜드컵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젠, 정말 손에 쥔 물통 하나 또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it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내 손에 쥐어진 페트병. 눈 감아.
구멍이 보인다 스타일이 보인다 - 데미지진
세 번째 아이템은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데미지진(Damage jean)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일명 찢어진 바지로 우리네의 허벅지를 시리게 했던 그 바지가 다시 돌아왔다. 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찢어진 청바지는 빈티지 트렌드가 다시금 사랑 받으면서 함께 회자되기 시작했다. 데미지진 또는 디스트로이드진(Destroyed jean)이라 불리는 이 청바지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맹수의 공격을 당한 것처럼 무자비하게 찢겨 있다.
데미지진의 스타일은 찢기에 달려있다. 바지 군데군데를 작은 구멍으로 찢는가 하면, 허벅지 전체가 보일 만큼 파격적으로 손상을 가하기도 한다.
한편, 데미지진을 직접 만드는 방법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해, 더 이상 입지 않는 청바지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바지에 데미지를 가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낡은 바지나 원하는 색상의 바지를 고른다. 원하는 위치에 칼집을 살짝 내고, 그 부위를 손으로 찢으면 자연스럽게 올이 풀리며 디스트로이진이 완성된다. 이를, 세탁기에 돌려주면 더욱 멋들어진 데미지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안 입는 바지를 이용해 쓰레기도 줄이고, 돈도 아끼고 트렌드 세터로 주목도 받을 수 있다니.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게 과한 데미지는 당신의 이미지에 데미지를 가할 수 있다. 거지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내게 우렁각시가 있다면 너일 것 같아 - 밥버거
먹고 돌아서면 또 배고픈 나이. 바로 20대다. 소화력은 어찌나 좋은지, 소화 효소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폭발하는 식욕에 비해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 또한 20대의 웃지 못할 현 모습이다. 이러한,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을 내려준 은혜로운 그 이름. 바로 밥버거다. 버거의 형태를 띠고 있는 밥버거는 햄버거의 빵 토핑 대신 밥을 얻은 형태로 밥과 밥 사이에 다양한 재료를 채워 넣었다. 치즈, 김치, 치킨, 불고기, 제육볶음, 멸치 등 다양한 토핑으로 맛을 내, 골라 먹는 재미 또한 가득하다.
밥버거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봉구스 밥버거는 2011년 11월 가맹사업을 시작하여,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전국에 750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다. 동네 구석구석부터 시작해, 대학가 근처를 중심으로 그 영향력을 무섭게 뻗치고 있다. 봉구스 밥버거 외에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밥버거 체인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밥버거의 인기를 증명한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봉구스 밥버거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1천 5백 원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과 함께 밥버거의 가장 큰 매력은 ‘편리성’에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식사가 가능한 것. 연이은 수업 사이 잠깐 짬을 내서 먹는 밥버거는 한 끼 식사 못지않은 포만감을 준다. 배고픈 청춘들이여. 밥버거를 드세요. 두 번 드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소비패턴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욕구만큼이나 다양한 20대의 기호는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20대를 사로잡은 아이템들. 다음 주인공은 누가 될까. 이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
첫댓글 큰형님~~~~^^
큰 누님~~~~